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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알려주는 여자

금리 인상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

금리가 오른다는 건 집값 상승기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 내 자산을 정리해야 할 때다.

On November 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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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15개월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저금리의 유동성 환경이 주택 가격 상승의 불씨가 되는 상황인 데다, 이로 인해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이 컸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월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 부채 억제와 물가 안정,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문제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11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금리 인상은 한 번의 이벤트로 그치지 않는다. 만일 내년에도 추가 인상에 나서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5~1.50%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 1년 후 가계 부채 증가율과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각각 0.4%p, 0.25%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2000년 1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주요 10개국을 대상으로 패널 분석한 결과다.

실제 오름세를 이어왔던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작게나마 변화가 일었다. 올해 10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7% 올라 지난주(0.19%)보다 오름폭이 다소 줄었다. 지난 8월 23일 조사에서 0.22%로 정점을 찍은 뒤 7주째 둔화다. 인천(0.44%→0.42%)과 경기(0.41%→0.39%) 등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상승률이 소폭이나마 낮아졌다.

매수 심리도 다소 꺾이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월 13일 기준 107.1에서 지난주 102.8로 하락했다.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넘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태지만 꾸준히 내리막을 걷는 상황이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강남권 아파트 실거래가도 조정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전용면적 149.225㎡의 경우 9월 21억 6,000만원(6층)에 거래돼 전달인 8월의 24억원(7층)보다 2억 4,000만원하향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0차 전용 53.88㎡는 지난 7월 19억 4,000만원(1층)에 팔렸으나 9월에는 4억 4,000만원 내린 15억원(1층)에 실거래 됐다.

금리 인상과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 정책이 부동산 시장의 오름세 폭을 줄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주택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상존하고 약정한 보증금을 내고 일정 기간 거주하는 임차 제도인 전세가 주류를 이루는 우리나라 여건상 월세를 받는 다른 나라에 비해 금리 인상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둔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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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인상되면 주택 가격은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리 인상만으로 주택 가격을 제어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실례로 지난 2005년 10월 3.5%였던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007년 8월까지 6차례 오르면서 5%까지 빠른 속도로 인상됐다. 그러나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던 2006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부동산114’ 기준 연간 28.8%나 올라 금리 인상 정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금리 인상은 유동성을 축소하고 물가를 조절하기 위한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수단이다.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필요조건’이나 집값이 금리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므로 ‘충분조건’이 되진 않는다.

지금 부동산 시장의 이슈는 금리 인상, 그리고 대출 규제다. 주택담보대출 및 부동산 임대업 대출 규제로 시중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사실상 총량이 바닥난 상황이다.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전세대출까지 제한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오히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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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과 대출 제한은 직접적인 유동성 축소 정책이다. 시중에 풀린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 ‘M2’는 현금과 시중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을 의미하는 ‘M1’에 정기예·적금, 시장형 금융 상품 등 약간의 이자를 포기해서 현금화할 수 있는 통화다. 지난 2005년 1,021조 수준이었던 M2는 2006년 1,149조로 13%나 증가했다.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던 금리 인상이 유동성 증가 속도를 부추겨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같은 논리로 접근하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연간 5~8% 증가 수준으로 관리되던 M2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리 인하 등 완화적 재정 정책으로 지난 2020년 3,199조를 넘어 2019년 대비 10% 증가했다. 올해는 6월 말 기준 3,428조로 지난해 말 대비 7% 늘어 여전히 증가 속도가 가파르나 하반기 정부의 강력한 유동성 규제 정책 등으로 M2 증가 속도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축소되면 주택 구매력이 낮아지고 거래가 감소해 심리가 진정되면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집값의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는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부동산114’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 1,211 가구로 지난해 5만여 가구보다 크게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에는 2만 가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은 정책이나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자산 시장은 과거와 같은 흐름을 지속하지 않지만 통상 금리가 오른다는 건 집값 상승기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 마지막 상승장인 지금, 내 자산을 정리하는 일을 고려해야 한다. 확신할 수 없는 정점을 기다리며 무리한 투자 확장에 나서기보다 아직 온기가 있을 때 정리해두는 것이다. 우량 자산 중심으로 부동산을 정리하며 시장의 변동성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지금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전략이다.

글쓴이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총괄이사)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연구소장을 지낸 뒤 우리은행에서 자산가들의 투자 상담, 투자 전략을 제시해온 25년 경력의 부동산 전문가다. 현재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루센트블록’에서 부동산 투자지원센터 총괄이사를 지내며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안명숙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11월호
2021년 11월호
에디터
김연주
안명숙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