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으로 간 3040 무주택자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재테크 수단이 있다. 바로 경매다. 기존에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일반 매매나 청약으로 집을 사기 어렵다고 느낀 30~40대 무주택자들까지 몰리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전월(101%) 대비 5.7퍼센트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인 106.7%를 기록했다. 이는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찰가율 급등은 무주택자의 경매 참여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게 지지옥션의 설명이다.
경매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매물은 수도권 아파트다. 직접 거주할 목적인 무주택자들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감내하고 낙찰받으려는 경우가 적잖다. 고가 낙찰은 저평가 지역과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 GTX 등 교통망 개선 기대감이 있는 인천·시흥·남양주 등의 단지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값이 부각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몰렸다.
아파트 경매에 관심이 높아진 가장 큰 요인은 가격 메리트가 상당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매 절차는 1년가량 지연된 상황이다. 1년 전 감정가로 경매에 올라오는 매물이 적지 않다. 최근 1년 사이 아파트값 급등으로 감정가와 실거래가 차이가 벌어지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선 감정가에 돈을 더 주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일반 매매와 비교해 규제도 느슨한 편이다. 강남 같은 경우 토지 거래 허가나 자금 조달 계획서 제출 의무 등에서도 자유롭다.
비규제 지역 틈새를 노리는 투자도 늘었다. 경기를 제외한 8개 도에서 가장 크게 상승 폭을 확대한 곳은 전북(103.6%), 경남(99.0%)·충북(89.8%)으로 전월 대비 각각 5.9·7.2·8.2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
부동산 시장에선 경매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신규 택지나 도심 공공 개발로 공급하겠다는 아파트의 분양과 입주는 수년 뒤에나 가능해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주연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시장에서 아파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라며 “일부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당분간 전국적인 아파트값 상승 기조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틈새 투자처’ 오피스텔
100호실 미만 오피스텔 역시 틈새 투자처로 꼽힌다.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100호실 이상의 오피스텔은 소유권 등기일 전까지 전매(구입한 부동산을 단기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여 다시 파는 행위)가 불가능하다. 이는 반대로 100가구 미만의 오피스텔은 전매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때문인지 최근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99가구 이하의 소규모 단지로 조성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쟁률도 치열한 편이다. 올해 초 분양한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 3단지는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최고 8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곳은 1~3단지로 나눠 공급됐는데 이 중 3단지만 100가구 미만이다. 100가구가 넘어 전매제한이 있는 1~2단지보다 3배 이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보유하게 되면 주택으로 간주해 보유세와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 시 중대형 평형대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평형대가 클수록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활용 가능해서다. 실제로 아파트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대체재를 찾아 나서며 중대형 오피스텔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용 40m² 이하 오피스텔 가격이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대비 7월 전국 전용 40m² 이하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0.12%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용 40~60m²는 1.51%, 60~85m²는 3.24%, 85m² 초과는 4.14% 상승했다. 면적이 넓을수록 수요가 많았다는 의미다. 분양권 전매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 시 평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생활숙박시설’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도 아파트 투자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생숙은 단기 임대와 취사 등이 가능한 상품이다. 호텔과 오피스텔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돼 일반적인 호텔과 비슷하면서도 실내 취사가 가능해 거주 시설로 이용할 수도 있다.
생숙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아 아파트, 오피스텔과 달리 세금, 대출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특히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에 참여할 수 있고, 당첨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보유하면서 임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수요가 몰리며 청약 경쟁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청약이 진행된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광풍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57만 5,950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은 657 대 1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사실상 투자가 막힌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생숙이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 자체를 막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그전에 미리 분양을 받아놓으려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점도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생숙은 이름 그대로 숙박 시설이다. 때문에 주거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이행강제금 등이 부과된다.
정부 역시 이 점을 고려해 올해 관련 법 개정에 나섰다. 국회에선 생활숙박시설을 분양 대상 건축물에서 아예 제외하고, 일반 콘도처럼 회원권 형태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또 지난 4월부터 시행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생활숙박시설을 더 이상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신규 분양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이 부분을 명확하게 숙지하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축법 개정안으로 생숙은 주거용이 아닌 임대 수익용으로만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충분한 임대 수요를 갖췄는지 입지를 살펴보고, 투명한 운영·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 등의 요소도 챙겨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소액 투자 방법은?
경매
저평가 지역,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 교통망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낙찰을 고려하는 게 좋다. 재개발 호재 등을 감안하면 투자 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재테크 수단이다. 특히 코로나19로 1년 전 감정가로 경매 시장에 올라오는 매물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두는 게 좋다.
오피스텔
100호실 미만의 오피스텔 투자는 단기 이익을 도모하는 부동산 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은 투자처다. 최근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99가구 이하의 소규모 단지로 조성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어느 정도의 정보력을 갖춘다면 투자를 해볼 만하다. 단, 주거용으로 보유할 시 주택으로 간주해 보유세와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생활숙박시설
이른바 ‘레지던스’로 알려진 생활숙박시설은 단기 임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광객이나 장기 출장자에게 객실을 빌려주고 이익을 얻는 수익성 부동산인 셈이다. 숙박업으로 등록할 시 건물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으며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취득세 및 양도세, 종부세 부과에서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