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즈 위너(The Prize Winner Of Defiance Ohio, 2005)
1950년대 미국 오하이오주 디파이언스에 살고 있는 대가족. 엄마 에블린 라이언(줄리안 무어)은 열 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남편까지 보살피느라 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과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의 취미이자 특기는 ‘이벤트 응모’!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그녀는 신문이나 라디오에서 이벤트 정보를 수집해 온 가족의 이름으로 응모하며 상금과 상품을 쓸어모은다. 에블린 덕에 집도 사고 당시로선 최신식 살림살이까지 장만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남편은 에블린에 비해 무능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점차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해가는데.
실제 이야기 : 영화 속 가족들은 모두 실존 인물. 영화는 딸 터프 라이언(앨러리 포터필드)이 엄마를 회상하며 쓴 자서전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영화 속 그녀 : 에블린은 늘 이벤트 일정을 정리해두고 당첨자 발표를 꼼꼼히 챙긴다. 단순히 ‘갖고 싶어요’라고 사연을 보내는 정도가 아닌, 이벤트 주최 브랜드의 CM송을 작사하거나 광고 카피를 쓰는 등 전문가 수준으로 활약한다.
‘심쿵’ 포인트 : 지역 슈퍼마켓의 이벤트에 당첨된 에블린. 제한 시간 내에 카트에 담은 물건을 모두 가질 수 있다! 동선과 상품 진열을 꼼꼼히 살피며 거침없이, 그러나 체계적으로 물건을 쓸어 담는 그녀. 발을 동동 구르며 응원하는 가족들을 보며 영화 보는 내 심장도 두근두근!
‘깨알’ 포인트 : 에블린과 마찬가지로 이벤트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여자들의 모임이 등장한다. 이름만 대면 알법한 브랜드의 이벤트에서 성과를 얻은 똑똑한 그녀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이 드물던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이 아쉽기만 하다.
2021년의 그녀 : 에블린이 2021년에 살고 있다면, 뛰어난 감각과 체계적이면서도 대담한 성격을 살려 광고나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지 않을까? 혹은 SNS를 운영하며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을지도.
조이(Joy, 2015)
1989년, 항공사의 예약 직원으로 일하는 싱글맘 조이(제니퍼 로렌스)는 이혼한 부모님과 할머니, 두 아이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심지어 그녀의 전남편까지 갈 곳이 없다며 조이의 집에 눌러앉아있고, 한량끼 다분한 아버지는 다양한 여사님들과 데이트에 바쁜 그야말로 ‘답이 안 나오는’ 상황.
어느 날 조이는 깨진 와인 잔을 치우다 걸레에 박힌 유리조각에 손을 다치게 되고, 손으로 짤 필요가 없는 걸레 ‘미라클 몹’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투자자나 판매 루트를 찾지 못해 고군분투하던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홈쇼핑 채널 QVC에서 제품을 판매할 기회를 얻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조이는 생판 남인 쇼 호스트들에게만 자신의 제품을 맡기느니 스스로 카메라 앞에 서기로 결심하는데.
실제 이야기 : 영화 속 조이는 실존 인물인 발명여왕 ‘조이 망가노’를 모델로 했다. 영화 속 상황 대부분은 실제 이야기이며, 심지어 전 남편이 조이의 집에 눌러 살던 것도 실화!
영화 속 그녀 : 조이는 남들 같았으면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만 했을 일을 사소하게 넘기지 않고 ‘창조’의 영역으로 이끈다. 투자 확보나 판로 개척, 분쟁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도 기꺼이 뛰어든다.
‘심쿵’ 포인트 :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조이는 사격장에서 난생 처음 총을 들고 과녁을 향해 6발의 총알을 발사한다. 총소리가 커져갈수록 마음의 응어리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지만, 후련하지만은 않은 그녀의 표정에 영화 보는 내 심장도 콩닥콩닥!
‘깨알’ 포인트 : 이혼하고 집 나갔다 갈 곳이 없어 조이의 집에 다시 비집고 들어온 한량 아버지. 돈 많은 여사님과 놀아나는 ‘노답’ 아버지인 것 같았지만, 그 여사님이 조이에게 큰 영감과 용기를 주게 될 줄이야! 게다가 투자까지 해주시다니, 그저 감사합니다.
2021년의 그녀 : 만약 1989년의 조이에게 2021년의 환경이 주어졌다면? 투자금은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으고, 판매는 SNS나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일사천리로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자세가 전제되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