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유일무이 브랜드’ 백종원이 KBS와 손잡고 한식 글로벌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KBS 새 예능 <백종원 클라쓰>는 외국인이 한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백종원이 외국인 대상으로 ‘클라쓰(클래스, 수업)’를 진행해 한식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는 데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다. ‘노래, 예능, 요리 다 되는’ 성시경과 공동 진행을 맡았다.
KBS와 백종원의 첫 컬래버레이션으로 관심을 모은 <백종원 클라쓰>는 첫 회 시청률 4%대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백종원 클라쓰>를 2년 전부터 기획했다”며 “사명감으로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BTS와 세븐틴이 우리나라 문화 선봉장 역할을 해주고 있다”면서 “아티스트 때문에 관심을 가져도 그 나라 매력에 빠지는 건 결국 음식이다. 외국 사람들 사이에서 한식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전했다.
실제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백종원 클라쓰>의 심하원 CP는 백종원을 섭외하기 위해 2년 전부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심하원 CP는 “2년여 전부터 KBS에서 프로그램을 했으면 좋겠다고 백종원 대표를 섭외했다. 올해 초 ‘김치 논란’이 있을 때 백 대표도 한식을 제대로 알리는 것에 강한 의지가 있었다”면서 “KBS답게 공익적인 예능에 대한 동기가 있었다”고 출연 배경을 전했다. 그는 <백종원 클라쓰>의 차별점 중 하나로 백종원과 성시경의 꿀조합을 꼽았다. 그는 “백 대표는 ‘백 사부’로, 성시경은 ‘성 선배’로 부른다. 백 사부와 성 선배의 아주 신선한 조합이 <백종원 클라쓰>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최근 백 대표는 장수 프로그램 SBS TV <골목식당>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유튜브와 출판업계에서도 믿고 보는 브랜드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엔 <백종원의 사계> <백종원의 국민음식> <백스피릿> 등 새로운 예능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심하원 CP는 “사실 백종원과 백종원의 대결이라 할 정도로 매일 안방극장에 백 대표가 나온다. 그래서 차별화에 고민이 많지만 결국 차별화는 공급자 심리인 것 같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잘 구축된 좋은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면 좋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믿고 보는 백 사부’ 백종원을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만났다.
백종원은 ‘방송가 유일무이 브랜드’다
한식을 제대로 알리겠다
<백종원 클라쓰>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2년 전 타 방송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할 때였는데, 그때 KBS 본부장과 CP가 찾아와서 나에게 약간 협박을 했다. “KBS가 공영방송인데 한식을 글로벌하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하지 않겠나.(백종원 대표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말하더라.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는 데 공감해 동참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애초 기획한 포맷과 달라졌다고 들었다.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려면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 나가서 한국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점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힘든 여건이 있다. 그런 취지로 애초에는 해외에 나가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고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 음식을 즐기도록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19까지 발생하는 바람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포맷을 바꿨다. 스튜디오에 외국인들을 초대해 그들의 눈높이에서 한식을 가르치는 콘셉트로 급조했다.
이번엔 성시경과 호흡을 맞춘다. 성시경 씨가 이렇게 영어를 잘하는 줄 몰랐다. 성시경이 잘난 체한다고 소문나 있는데 충분히 잘난 체할 만하더라.(웃음) 영어를 정말 잘한다. 진짜 잘났더라. 외국인들이 스튜디오에 나와서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성시경 씨가 영어를 잘하니까 안정적으로 적응한다. 성시경이 가려운 데 다 긁어주고, 한국말이 서툰 이들에겐 음식도 옆에서 다 해준다. 목소리만 따뜻한 줄 알았더니 행동도 따뜻하더라.
성시경은 백종원에 대해 “백 대표님은 요리하고 나는 잘 진행되는지 이야기를 하는 역할이다”라며 “내 입으로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백 대표님과의 호흡은 내 노래 중 하나를 골라 표현한다면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다. 백 대표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차별점은 결국 ‘백 대표님과 누가 있느냐’인데 내가 그 차별점”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잘되는 가게에는 항상 이유가 있는 것처럼 인기 있는 MC도 만나보면 다 이유가 있다. 백 대표님은 전체 흐름을 읽는 재주가 있다. 가볍게 재밌게 하는 것 같으면서도 항상 흐름을 잃지 않는 게 멋졌다”고 치켜세웠다. 성시경은 “다만 멘트가 좀 길다. 중간에 끊어주지 않으면 녹화가 아주 길어질 수 있다. 얼마 전에 김성주 씨를 만났는데, 아무 말 없이 얼싸안고 등을 두들겨주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동안 음식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물들과의 케미도 궁금하다. 김성주 씨는 일반인들과의 촬영에 최적화돼 있다. 퍼펙트하다. 다만 나랑 겹치는 시간대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한다.(웃음) 양세형 씨는 음식 수제자다. 음식에 대한 센스가 좋다. 개그맨인지 요리사인지 헷갈릴 정도로 음식 앞에서 진지하다. <집밥 백선생>에서 처음 만났는데 개그맨인데도 웃기지 않았다. 지금은 <맛남의 광장>을 함께하는데 많이 내려놓고 웃기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음식에 너무 집중한다.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도 궁금하다. 음식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보려면 다른 걸 봐도 된다. 이 프로그램은 음식을 배운다기보다는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이 한식에 대해 어떤 걸 궁금해하는지를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글로벌하게 가야 한다. 우리는 외국에 가서 우리나라 음식을 얘기할 때 불고기부터 말하지만 실제 외국인들이 궁금해하는 레시피 1위가 잡채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끓이고 식히고를 반복하면서 매력이 생기듯이 우리 프로그램도 그랬으면 좋겠다. 또 한식과 관련한 용어 자체가 고유명사로 세계에 알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