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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의 민족 대만

외식을 즐기는 대만인에게 음식 배달은 생명수와 같다.

On July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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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에도 붐비던 야시장의 모습. 현재는 포장만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붐비던 야시장의 모습. 현재는 포장만 가능하다.


지난 5월,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대만의 방역이 뚫렸다. 시작은 항공사 파일럿의 감염이었다. 이들이 감염된 코로나19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로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졌다.

대만에서 발표되는 하루 확진자 수는 200~300명 선. 한국과 비교하면 적어 보이지만 대만의 인구수가 한국의 1/2 수준인 2,400만 명이라는 걸 감안하면 한국에서 1일 700~8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만 정부는 방역을 총 4단계 중 3단계로 격상하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7월 2일까지 휴교에 들어갔다. 식당과 카페에서 먹고 마시는 행위도 모두 금지됐다. 모든 음식은 포장 형태로만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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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으로 주문한 대만식 도시락과 버블밀크티.


삼시 세끼를 외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대만의 외식 문화는 잘 발달돼 있지만 정작 배달 음식 문화가 정착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대만의 배달 플랫폼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배달 앱 양대 산맥, 푸드판다와 우버이츠 모두 2018년 무렵부터 시장이 활성화됐는데,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배달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외식에서 배달 음식으로 트렌드가 옮겨갔다.

월수입이 일반 회사원의 월급보다 더 많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라이더가 되겠다고 나서는 일도 있었다. 음식 배달이 늘면서 자연히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업체도 늘었다. 대만의 양대 배달 플랫폼이 2020년 1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푸드판다엔 7만 개, 우버이츠엔 4만 개에 달하는 업체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0월보다 각각 7배, 5배 급증한 수치다.

한국과 대만의 배달 앱의 차이점은 대만에선 주문 시 최소 금액이 없다는 것이다. 평균 1만 2,000원의 최소 금액을 주문해야 배달이 가능한 한국과 달리 대만에서는 한 잔에 50NTD(약 2,000원)인 밀크티를 주문하더라도 배달비 30~60NTD(약 1,200~2,400원)를 내면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배달 이용 업체 수수료 부담이 크다. 한국의 배달 앱 중개 수수료가 12%인 것에 비해 대만은 푸드판다 32%, 우버이츠는 33%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는 업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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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외식 브랜드 '딘타이펑'도 음식 배달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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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판다의 최다 판매량을 차지한 '커부커'의 차.


대만에서는 음식을 배달할 때 영수증을 꼭 함께 전달해야 한다. 영수증에 복권 기능이 있어서다. 영수증 복권은 '파피아오(發票)'라고 부르며 1월, 3월, 5월, 7월, 9월, 11월 매 홀수 달 25일에 직전 두 달 치의 복권을 정기적으로 추첨하고 상금을 준다. 지난 3월 1등 당첨의 영광은 푸드판다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주문한 사람에게 돌아갔다. 상금은 1,000만 NTD(약 4억원)에 달한다.

대만인이 가장 많이 먹는 배달 음식 메뉴는 차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을 해도 차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대만인의 생활 습관이 반영된 결과다. 그 밖에 면 요리와 대만식 도시락, 아침 식사 등이 뒤를 잇는다. 포장 용기에 신경을 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대만의 음식 포장 형태는 천차만별이다. 보기에도 예쁜 포장 용기부터 비닐봉지에 담아내는 곳까지 다양한 것.

배달 음식에 이어 핫하게 떠오른 서비스가 있다면 식료품 배달을 꼽을 수 있다. 한국처럼 새벽 배송이 따로 없는 대만에서 가히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식료품 배달 아이템 톱10에 신라면이 포함된 것도 재미있다.

글쓴이 유미지

<코스모폴리탄> <M25> 등의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썼다. 대만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이곳저곳에 글을 기고하며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미지
사진
유미지, 우버이츠, 언스플래시닷컴
2021년 07월호
2021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유미지
사진
유미지, 우버이츠, 언스플래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