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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학원 VS 대형학원

코로나 학습 격차라는 말을 한다.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필요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상위권은 더 잘하게 되고 중위권은 더 떨어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아이들을 도와야 할까? 엄마들의 고민은 끝이 없다.

On July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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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아이에게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하다 싶어졌을 때 어떤 학원을 보내야 할지 커다란 갈등을 겪었다. ‘◯◯대학 ◯◯명 합격’이라고 붙은 플래카드를 보고 학원 선택의 유혹을 받아보기도 했고, 누구네 아이가 어느 학원에서 몇 등이 올랐다고 하면 그곳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동네에 새 학원이 등장해 설명회를 열거나 새 간판이 등장하면 관심이 쏠렸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나니 특목고 입시를 목표로 한 유명 대형 학원으로 옮겨가는 아이가 부쩍 많아졌다. 이대로 두어도 최상위권이 될 수 있을까? 우리도 빨리 갈아타야 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 마케팅에 휘둘리기 싫으면서도 전국 경시대회나 고등 입시를 앞둔 여러 시험을 마주하니 현실적인 불안이 엄습했다.

어떤 학원을 보내지? 물론 나름의 명확한 기준은 있었다. 입시 실적이나 브랜드의 명성보다 내 아이의 공부 성향과 잘 맞는 학원을 찾아주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어떤 때는 학원 측에 부탁해 3일간의 수업료만 내고 단 3일만 수업을 듣게 해달라고 조르고 조른 적도 있었다. 안 된다고 하다가도 간곡히 요청하면 어쩔 수 없이 허락해주었다. 수업 방식이 아이에게 잘 맞는지를 체크해 시간 낭비를 막고자 함이었는데 스스로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나니 실패를 줄일 수도 있었다.

아이가 최상위권 레벨에서 공부한다는 것을 과시하는 엄마가 있는데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를 체크하지 못한다면 그 자랑은 허공에 뜬 메아리로 끝나고 만다.

대형 학원의 경우 여러 레벨로 많은 반이 운영되니 수준에 따라 선택할 반이 다양하다. 많은 아이와 수업하니 경쟁에 대한 피로도는 높아도 같은 문제를 여러 방향으로 접하는 아이들 속에서 새 방법을 깨닫기도 하고 다양한 정보도 얻는다. 그러나 강사가 많은 만큼 자주 바뀌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친근한 유대감을 유지하기란 다소 어렵다.

동네 학원의 경우 다양한 레벨보다는 개별 수준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제공된다. 개별적인 케어가 가능하니 개인에 집중할 수 있지만 자칫 단조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루해질 위험이 있다. 가까운 거리라 다니기 쉽지만 적은 인원이 수업을 듣다 보니 동기부여용 자극 요인이 적다.

대체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아이나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는 강사의 성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지만, 중간 성적을 받는 아이는 많이 흔들린다. 그래서 똑같이 학원을 보내도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나면 성적이 껑충 뛰는 등 가시적 성과를 올린다. 그런데 그만큼 쉽게 성향에 휘둘려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자주 옮겨 다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러니 학원 선택 시 그 수업 방식이 아이와 맞는지 더욱 신중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초등학생은 어떤 학원을 다니든지 큰 의미가 없다. 아이가 가고 싶다면 대형 학원도 좋고, 가까운 친구가 다니는 동네 학원도 좋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 학교에서 배운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지고 자기 주도적으로 심화와 응용까지 보완하는 방법을 습득해야 하니 수업에 대한 꼼꼼한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

일단 아이의 학습 성향을 보자.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면 대형 학원에서 다양한 레벨로 자극받으며 공부하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된다. 학습 체계가 잡힌 아이는 대형 학원의 경쟁 속에서도 주위에 신경 쓰지 않고 제 할 일을 한다.

그러나 아직 공부하는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시키면 하고 풀어주면 느슨해지는 스타일이라면 개별적으로 케어해주는 동네 학원이 한결 좋다. 작은 성취감이나 칭찬에 들뜨는 스타일이나 경쟁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도 자신감을 챙길 수 있는 동네 학원에서 시작하자. 자신감이야말로 학습의 성과를 얻는 아주 소중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유정임

MBC FM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 출신으로 현재 부산·경남 뉴스1 대표로 근무 중. 두 아들을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진학시킨 워킹맘으로 <상위 1프로 워킹맘>의 저자이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07월호
2021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