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는 지난해 발표한 ‘눈누난나’가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SNS에서 ‘눈누난나’ 안무를 따라 하는 챌린지가 유행하는 등 데뷔 이후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이어 8개월 만에 신곡 ‘어떤X’를 발표했는데, 벌써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다. 발매 3일 만에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트렌딩 월드와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뮤직비디오 1,000만 뷰도 돌파했다.
신곡 ‘어떤X’는 팝록 장르 노래다. 제시와 함께 ‘눈누난나’를 탄생시킨 소속사 피네이션의 대표 싸이가 이번에도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강렬한 신시사이저와 트랩 비트가 더해진 트랙에 유니크한 기타 리프, 중독적인 후렴구와 제시의 보컬이 어우러졌다. 특히 제시가 직접 쓴 가사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너와 다르다고 틀린 게 아냐. 판단하지 마. 인생 모르잖아.” 제시 특유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제시는 지난 2005년 그룹 ‘업타운(Uptown)’ 객원 멤버로 데뷔했다. ‘센 언니’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가수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 제시가 선배 가수이자 소속사 대표 싸이를 만나 가수로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싸이 역시 소속사 대표로서 처음 내놓은 ‘작품’이 ‘눈누난나’였다. 두 아티스트에게 서로는 은인 같은 존재가 된 셈이다.
남들과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잖아!
‘눈누난나’ 이후 8개월 만에 컴백했다. 잠은 못 자도 사랑받아서 좋았다. 좋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데뷔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음악으로 인정받은 건 ‘눈누난나’가 처음이었다. 뭐랄까, ‘시작’이라는 느낌이랄까. ‘눈누난나 챌린지’ 성공이 고맙고 신기했다. 이번에도 ‘어떤X’로 사랑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이전 곡이 큰 사랑을 받았다. 신곡 발표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이 너무 많았다. 그런 저를 보고 싸이 오빠가 ‘눈누난나’보다 이번 곡이 더 좋다고 말해줬다. 나에게 희망을 주고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힙합 댄스곡인 ‘눈누난나’가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갑자기 다른 장르(팝록) 음악으로 나오니까 낯설기도 하다. 그런데 신기한 게 내가 낯설면 사람들이 좋아하더라. 사실 ‘눈누난나’도 내가 좋아하는 곡은 아니었다.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부담감이 있지만 내려놓으려고 한다.
‘어떤X’는 어떤 곡인가? 앞서 ‘눈누난나’와 비슷하게 나에 대한 이야기, 나의 솔직함을 나타낸 곡이다. ‘X’를 쓴 이유는 그 안에 어떤 것을 대입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과 부르는 사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 덧붙이자면 이 노래에는 포인트가 없다. 가사도 가사지만 기분이 안 좋을 때, 운동할 때, 화가 날 때, 샤워할 때 들으면 좋을 것 같다. 흥이 넘치는 노래다.
스스로는 ‘어떤X’인 것 같나? 멘탈이 강한 X.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면서 부담감이 많이 생기고 힘들어진다. 하지만 기죽지 않으려고 한다.
요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자신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신감! 자신감은 태어나면서부터 생기는 건 아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할 순 없다. 하지만 노력하고, 그만큼 스스로를 사랑한다. 왜냐하면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남이 (나를) 어떻게 사랑하겠는가.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이 친구는 항상 자신감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기복이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편이다. 또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을 보며 ‘나는 최고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운다. 그래서일까? 나도 무너질 때가 많다. 그런데 또 일어난다.
제시의 성공을 말할 때 소속사 대표인 싸이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어떤X’는 ‘환불원정대’에 준 곡이었는데 내가 부르게 되면서 급하게 완성됐다. 그래서 안무, 콘셉트, 가사 등을 촉박한 시간 안에 짜느라 힘들었다. 난 완벽주의자라 연습을 많이 못 한 느낌이 들어서 초조했다. 옆에서 싸이 오빠가 큰 도움을 줬다. 싸이 오빠가 이 노래를 마음에 들어 해서 내가 직접 가사를 썼다(제시와 싸이가 작사, 작곡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애초에 영어로 돼 있는 곡이라 우리말로 번역해야 해서 어려웠다. 오빠가 많은 부분에서 힘을 보태줬다.
에피소드가 있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당시 이틀 밤을 꼬박 새웠는데 싸이 오빠가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모든 것을 챙겨줬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이었다. ‘눈누난나’ 때도 고마웠지만 이번엔 더 고맙다.(웃음)
안무도 눈길을 끈다. ‘눈누난나’는 댄스 챌린지로 SNS상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싸이 오빠는 안무에서는 천재다. 이번 안무도 특이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타일로 만들었다.
환불원정대도 제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환불원정대는 제시가 엄정화, 이효리, 화사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환불원정대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활동이다. 모든 세대의 가수들이 함께 팀을 이뤄 무대에 서는 그림을 본 적이 없지 않나.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었다. 처음에는 ‘이 팀이 될까’ 했는데 정말 되더라. 활동이 끝난 뒤에도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 특히 이효리 언니는 ‘눈누난나’에도 참여해줬다. 너무나 고마웠다.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웃음)
환불원정대의 다른 멤버들과는 어떻게 지내나? 며칠 전에 화사와 엄정화 선배님을 만났다. 엄정화 선배님이 ‘이 노래 너무 좋다. 이 노래는 된다’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뿌듯했고 감사했다.
유재석과도 특별한 친분을 자랑한다. 유재석 오빠와 함께 예능하면서 느낀 건 서로 ‘감당’이 된다는 점이다. 오빠는 뒤에서도 나를 잘 챙겨준다. 오빠와 함께 있으면 자연스럽게 내가 아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오빠가 나를 더 챙겨주는 것 같다. 케미스트리도 잘 맞는다.
현재 웹예능 <제시의 쇼!터뷰>를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냥 나답게 했다. 내가 MC가 되면 뻔한 질문은 안 할 거라고 다짐했다. 그래서인지 게스트들이 ‘너무 재밌다’고 얘기해준다. 짧게 찍는 방송이라 깔끔하고 재밌다. 원하는 게스트? 박보검, 현빈, 하정우, 공유 그리고 이효리 언니다.
각오를 한마디 해달라. 제목이 ‘어떤X’이지만 (욕을 하는) 내용은 아니다. 우린 모두 다르지만 틀린 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자신감 있게 살고 싶은 사람, 코로나19로 지친 사람 등 모든 이가 ‘어떤X’를 듣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특히 무대를 기대해달라. 내 스스로 라이브를 즐거워하니까 무대 공연을 보면 완전히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