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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전쟁

쇼핑도 라이브 시대

어디에 있든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모든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 ‘엄지족’의 쇼핑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On April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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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을 보지 못해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라이브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홈쇼핑과 같이 제품을 설명하지만, 예비 소비자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친절하게 답해주는 ‘라이브 커머스’. 비대면에서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니 이보다 편리할 수가 없다.
 

대신 입고, 대신 먹는다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인 ‘라이브 커머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점원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판매자와 소비자 간 대화가 활발하다는 것이 강점으로 쇼호스트가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TV 홈쇼핑과 유사하다. 다만 제품에 대한 설명만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TV 홈쇼핑과 달리 판매자, 진행자,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전문 쇼호스트, 연예인,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까지 라이브 커머스의 진행자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일반인 진행자의 경우 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몰에 올라온 완벽한 착용 샷이나 음식을 맛있게 먹는 연기가 아닌 솔직한 모습으로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단순히 제품의 장점과 기능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질문에 답변하거나 의류의 경우 직접 사이즈를 맞춰 입어보고 착용 샷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등 제품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도 풀어준다. 매장 안 점원의 응대가 부담스럽거나, 입어보기만 하고 빈손으로 매장을 나오는 게 불편했던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인 쇼핑 플랫폼. 많은 이가 라이브 커머스에 열광하는 포인트다.

SNS를 중심으로 뜨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전문 앱의 출연, 기존 플랫폼들의 라이브 커머스 도입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통가는 성장세를 보이는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기존 온라인쇼핑 플랫폼은 라이브 방송 채널을 추가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으며 TV 홈쇼핑은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 수요가 느는 분위기는 물론, 40~60대로 한정됐던 기존 소비층에서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에 진출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상용화는 소상공인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기존 TV 홈쇼핑에서 매출 대비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시장 확대가 힘들었기에 이 같은 플랫폼의 등장은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접 참여해보니

의류 매장 점원의 다소 과한 친절이 부담스러워 온라인쇼핑으로 발길을 옮긴 지 오래. 사이트에 게재된 모델의 착장 사진을 보고 구매했다가 옷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고 다시 꺼내지 않는 옷도 쌓여 있다. 그런 필자에게 라이브 커머스는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쏟아지는 질문과 요구에 발 빠르게 응대하는 판매자, 이 정도로 궁금한 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빗발치는 질문, 판매자의 설명, 분주한 옷 갈아입기로 흡사 시장통에 있는 것만 같았다. 원피스의 옷에 달린 리본의 길이, 리본을 예쁘게 묶는 방법, 카메라 가까이에 소재를 보여달라거나 신축성이 좋다는 판매자의 말 한마디에 신축성 테스트를 해달라는 요구까지 이어졌다.

방송을 천천히 보던 중 ‘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셔츠를 발견했다. 판매자가 들고 있는 검정 셔츠의 깔끔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이 만족스러워 용기를 내 채팅창에 질문을 적었다. “다른 색상이 있나요?” 필자의 질문을 읽은 판매자가 카메라 앵글 밖으로 사라졌다가 색상만 다른 같은 디자인의 셔츠 세 벌을 들고 다시 등장했다.

착용 핏을 보여주겠다는 판매자가 직접 셔츠를 입고 나타났지만, 장신으로 추정되는 판매자와 달리 키 160cm밖에 되지 않는 내가 ‘과연 저 핏으로 옷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고, 두 번째 질문을 남겼다. “160cm인 사람이 입으면 어깨가 많이 클까요?” 필자의 질문을 본 판매자는 앵글 밖에 있는 사람에게 “너 키 몇이지?”라고 물었고, 몇 마디가 더 오간 다음 필자와 비슷한 체구의 사람이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단순히 대신 입어보고 소재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판매자는 다양한 스타일링을 제안하기도 했다. 셔츠의 소매를 걷어 입었을 때 느낌, 단추를 전부 잠갔을 때와 한두 개를 풀었을 때의 느낌까지 세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의류 매장과 온라인쇼핑몰에서 오롯이 내 선택으로 물건을 살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무엇보다 입어봤으니 사야 하거나 옷에 관심을 보여 질문했으니 사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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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커머스에 열광하는 이유

‘대신 간다’
소비자 대신 매장에서 입어보고, 만져보고, 먹어본다. 기존 유튜브 채널에서 이른바 ‘매장 털기’ ‘입어만 볼게요’ 등 셀렙이 직접 의류 매장에 찾아가는 콘텐츠와 비슷하지만, 방송에 참여한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요구하는 사항을 맞춰주는 대행 기능까지 한다.

‘소통한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질의응답으로 쇼핑의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일방향 소통으로 이뤄지거나 판매자 측에서 제시한 설명과 사진만으로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했던 지난날의 온라인 소비와 달리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물어보고 답을 들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댓글로 질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도 적다.

‘바로 산다’
방송에 참여하는 도중에 소비를 결정했다면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따로 제품 구매 창으로 이동하지 않고 방송 창에서 제품을 살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TV 홈쇼핑처럼 혜택을 받을 수도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전략적으로 구매해도 좋다.
 

대표 라이브 커머스 채널

그립 ‘라이브 쇼핑’
라이브 커머스의 선두 주자 ‘그립’. 라이브 커머스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2019년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해 같은 해 5월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다. 재미와 쇼핑을 전부 잡는 콘텐츠들을 제작한 뒤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해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립은 ‘누구나 팔 수 있어야 한다(Everyone can sell)’는 사업 철학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에게 방송에 대한 자율권을 주고, 별도의 편집 기술을 요구하지 않아 영상 진입 장벽을 허무는 데 주력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스마트폰만 갖고 있다면 누구나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는 ‘네이버 쇼핑라이브’.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에게 주어졌던 진행자의 역할을 일반인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었다.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누구나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로 판매자가 초창기 대비 7배가량 늘었으며, 누적 라이브 콘텐츠는 2만 건을 넘어섰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중소형 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판매의 기회를 넓혔고,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

쿠팡 ‘쿠팡 라이브’
쿠팡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3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내 라이브 커머스 ‘쿠팡 라이브’를 개설한 쿠팡. 판매 품목은 화장품 등 뷰티 관련 제품 2,000여 개. 현재 콘텐츠 수는 20개이지만 향후 카테고리를 넓혀 판매 품목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쿠팡 라이브는 누구나 일정 요건만 갖추면 쇼호스트로 등록해 상품을 소개하고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도록 했으며, 쿠팡에 입점한 벤더라면 추가 비용 없이 라이브 판매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티몬 ‘티비온’
티몬도 지난 2017년 선보인 라이브 커머스 ‘티비온(TVON)’ 강화에 나섰다. 티비온은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 최초로 전기자동차 신차 발표회를 한 데 이어 오피스텔 분양권까지 판매하는 등 특정 상품군에 구애받지 않는 신선함으로 화제가 됐다. 티비온에 대한 관심과 구매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티비온의 방송 중 상품 판매량은 3년 전보다 14배 이상 늘었고, 구매자도 9배 가까이 뛰었다.

CREDIT INFO
취재
김연주, 한다원(시사저널e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04월호
2021년 04월호
취재
김연주, 한다원(시사저널e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