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듯 굵직한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아이돌 못지않은 열일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송강은 현재 브랜드가 가장 사랑하는 스타다. 광고주가 애정 공세를 펼친다는 건 ‘대세’라는 의미다.
그는 지난해 300억 대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당당한 ‘남주’로 캐스팅돼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나무액터스(송강의 소속사)’ 김종도 대표의 비밀 병기였던 것. <스위트홈>은 공개 직후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서는 랭킹 1위, 미국에서는 8위로 첫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송강은 단 한 작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핫한 스타가 됨과 동시에 세계적인 배우가 된 셈이다.
곧이어 지난 3월 12일 넷플릭스 웹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가 공개되면서 신드롬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알람이 울려야 사랑인 세상에서 ‘좋알람’을 울릴 수 없는 여자와 그녀의 마음을 알고 싶은 두 남자의 순도 100% 직진 로맨스로, 천계영 작가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송강은 극 중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조조’(김소현 분)와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선호’ 역할을 맡았다.
오는 3월 22일 tvN 드라마 <나빌레라>의 방영도 앞두고 있다. <나빌레라>는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 분)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 분)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38사기동대> <청일전자 미쓰리> 등을 연출한 한동화 감독과 드라마 <터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은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송강은 극 중에서 뒤늦게 시작한 발레에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방황하는 23살 청년 채록을 연기한다.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송강을 만났다.
일찌감치 공개된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이 큰 사랑을 받았다. 시즌 1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시즌 2로 인사드리게 돼 감사하다. 그동안 SNS 댓글에 시즌2가 언제 나오냐는 글이 많았다. 실제로 시즌 1이 공개된 직후 SNS 팔로어 수가 25배나 늘었다. 얼떨떨하고 신기했다.
요즘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시나리오를 볼 때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밌고, 의미 있는 메시지가 담긴 작품에 마음이 간다.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넷플릭스와 같이 작품을 한다는 건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부터 세 번째 함께했는데, 할 때마다 즐겁고 좋은 추억이 쌓이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고, 뻔한 말이지만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감정 표현을 다양하게 할 수 있을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선호’를 연기할 때 중점을 둔 점은 뭔가? 역할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커서 시즌 2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시즌 1을 하루도 빠짐없이 봤다. 이번 시즌에서는 선호가 눈물을 많이 흘리는데 그 마음이 와닿고 이해돼 마음 아프게 연기했다.
선호의 성격을 맛으로 표현한다면? 눈물을 많이 흘려서 짠맛이다.(웃음) 시즌 1에서는 풋풋하고 순수하지만, 시즌 2에서는 내면이 단단해진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극 중 스토리처럼 ‘좋알람’ 앱이 있다면? 극 중에서는 선호가 지나가면 알람이 많이 울려서 즐거웠지만 실제라면 다운로드하지 않을 것 같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마음을 쉽게 전할 수 있는 건 좋아 보여도 말로 전해야 더 진심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tvN 드라마 <나빌레라>도 곧 방영된다. 높아진 인기 덕에 관심도 커진 상황이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주는 매력과 재미를 느낄 작품이다. <스위트홈>과 드라마 결이 다르지만 매 순간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했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솔직히 없다. <나빌레라>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현장이라서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스럽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은 어떻게 했나? 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하지만 재능이 뛰어난 친구이다. 나도 표현이 서툰데 채록도 그런 것 같다. 공감이 많이 갔다. 채록은 현실과 꿈에서 방황하다 ‘덕출’ 할아버지(박인환 분)를 만나면서 차근차근 성장해나간다.
한동화 감독은 “채록 역에 낯설어하고 내성적인 배우를 원했다. 송강과 미팅을 하는데 몇 분 동안 둘 다 뻘쭘해했다. 실제로 송강은 참 순수한 친구다”라고 전했다. 이어 “함께 시간을 가질수록 엉뚱한 매력도 있고 좋은 인성, 좋은 외모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발레리노 역할인데 부담은 없었나? 촬영 전에 5~6개월 정도 발레를 배웠다. 고난도 동작이 많아서 전문적인 스킬보다는 영상을 보면서 몸의 선이나 시선 처리 등 디테일에 더 신경을 썼다.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안에서 재미도 발견했다. 끝내고 나니 스스로 수고했다고 다독여주고 싶더라.
대선배인 박인환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워낙 대선배님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늘 편하게 해주셔서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선생님은 덕출 할아버지 그 자체여서 나도 더욱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올해 28살이 됐다. 그러다 보니 소년 이미지도 좋지만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누아르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영화 <아수라>와 <범죄도시>를 재미있게 봤다. 이런 영화를 보면 정장 입고 올백을 한 캐릭터가 있지 않나. 그런 역할에 대한 로망이 있다.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계기는 뭔가? 20살 무렵에 영화 <타이타닉>을 보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눈빛이 너무 좋아 나도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 저녁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는데 어머니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 반대를 많이 하셨고,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지금은 부모님 모두 아주 좋아하신다.
군 입대에 대한 고민도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역할에 대한 고민을 더 하는 거 같다. 입대 자체에 대한 고민이나 부담은 적다. 당연히 가야 하는 거니까. 사실 군대 가기 전에 배우로서 목표를 세웠는데 그 목표보다 몇백 배 달성했다. 애초엔 주·조연까지 해보고 입대하고 싶다는 계획이 있었다.(웃음)
팬이 많아진 만큼 일상을 궁금해하는 이도 많을 것 같다. 일상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사실 일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재미가 없을까 봐 걱정이다. 정말 집에서 하는 게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견과류 먹기, 장보기, 산책하기. 그게 전부다. 나는 그런 일상이 행복한데 남들은 재미없게 느껴질 것 같다.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거의 침대에서 시간을 보낸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