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적기 언제일까?
주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증시가 고점이 아니냐고 우려한다. 단기적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증시는 늘 우상향해왔다. 국내 증시도 지난해까지 2000선을 넘지 못하는 ‘박스피’ 시대를 겪기도 했지만 올해 단숨에 3000선을 넘어섰다.
결국 주식을 통한 재테크의 성패는 투자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장기간으로 잡는다면 늘 우상향하기에 오늘이 가장 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2년을 생각한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주식 투자의 핵심 관건은 진입 시기와 종목 선택이다. 일시적으로 저평가된 기간에 향후 많이 오르는 종목을 사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증시에서 저점을 맞추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오늘이 앞으로 펼쳐질 상승장을 앞둔 저점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의 시작일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최근 증시는 1월 중순 고점을 찍고 조정을 보이고 있다. 이를 놓고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KTB투자증권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월간 상승률이 연속 두 자릿수를 낸 것은 1999년 밀레니엄 버블, 2001년 9·11 테러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그리고 2020년 11~12월 등 총 4회다. 앞서 세 차례에서 코스피는 기간 조정 이후 3~5개월간 22~39%의 추가 상승을 기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상승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내다봤다.
5월 공매도 재개를 전후해 조정장이 펼쳐지면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와 먼저 매도한 이후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공매도는 기본적으로 주가가 고평가되고 있는 종목에 대해 이뤄지는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 공매도 재개 시 증시가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입장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증시 조정기가 적절한 진입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종목 대신 시장 투자
투자 종목에 대해서는 대체로 안정적인 우량주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다. 실제로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종목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쏠려 있다. 전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 가운데 18조 3,000억원은 코스피 대형주에서 이뤄졌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10조 1,662억원으로 압도적이다. 1월 코스피 순매수 금액의 절반이 삼성전자 하나에 쏠린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초우량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장기 투자는 성공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EBS에서는 20년간 삼성전자 주식을 사왔던 택시 기사 이야기가 소개됐다. 월세방에 살던 택시 기사가 돈이 생길 때마다 삼성전자 주식을 샀고 덕분에 지금은 자산가가 돼서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방송인 전원주도 지난해 우량주 장기 투자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전원주는 주식 투자 등을 통해 30억원의 자산을 형성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장기 투자가 위험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등을 제외하면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종목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특정 종목 대신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종목화한 것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2000에서 3000으로 오르면 ETF 투자 시 50%의 수익률을 내는 것이다.
투자의 달인으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평생 특정 종목에 집중투자를 함으로써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종목 대신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해왔다.
국내 대표적인 ETF 종목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ETF 등이 있다. 이들은 개별 종목처럼 장중 매수, 매도가 가능하다. 이 외에 ESG(환경·책임·투명 경영), 전기차 등 테마별로 구성된 ETF 상품도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상장 기업의 주식을 사는 공모주 투자도 최근 주목받는 재테크 방법이다. 특히 올해는 상장하려는 기업이 많아 공모주 투자가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는 상황.
공모주 투자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증권사에 계좌를 미리 만들어놔야 한다. 공모주 청약 신청은 상장 주관사단에 속한 증권사 계좌가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 은행이나 증권사 계좌는 서로 연동돼 한 달에 하나밖에 만들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올해 상장 예정 기업을 살펴보면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 증권사 계좌가 있으면 올해 공모주 신청 대부분을 할 수 있다. KB증권 계좌는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 청약을 위해 1순위로 만들어야 한다. 삼성증권의 경우 타 증권사나 은행에서 계좌 개설을 한 직후라도 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기에 우선순위를 뒤로 빼도 된다.
이전에는 청약증거금에 비례해 공모주를 배분했지만 올해부터는 공모주 제도 개편으로 청약 물량의 절반 이상을 균등 배분으로 나눠준다. 최소 신청 물량인 10주만 신청해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소액으로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가족 명의를 최대한 동원해 계좌를 만들어놓고 계좌별로 최소 단위 청약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TIP 올해 상장 앞둔 기업들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원스토어, 야놀자, 한화종합화학, 현대중공업
주식 투자, 이것만은 삼가자
공모주 투자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상장 기업에 대한 사전 점검은 필수다. 증권사별 공모주 투자수익률을 살펴보면 하나금융투자와 신영증권은 공모주 투자 기회가 타 증권사보다 많지는 않지만 공모가가 싸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성공 확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 미국 주식 투자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미국 주식은 가격 제한 폭이 없어 변동성이 극심하다. 테슬라의 경우 주가가 수백 배 오르면서 초기 투자자들이 거액을 챙겼지만 최근 게임스톱(GME) 사태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주식장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야간에 거래가 이뤄지기에 낮과 밤이 뒤바뀌어 일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고려하면 직접투자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서는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증권 전문가들이 주식 투자에 나선 사람들에게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두 가지가 있다. 이른바 ‘리딩방’이라는 유사 투자 자문 서비스와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한 ‘빚투’. 리딩방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자칭 투자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특정 종목을 추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행위를 말한다. 사전에 해당 종목 주식을 매수한 뒤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기거나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돌려주지 않는 불법행위가 만연하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식 투자를 하는 것도 전문가들이 권장하지 않는 투자 방법이다. 그러나 당분간 주식 투자를 위한 마이너스 통장 개설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통장은 일반 신용 대출과 달리 대출금을 사용하고 상환하면 대출 일수만큼만 이자를 부담하기 때문에 짧게 쓰면 매우 유용한 자금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실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이너스 통장에서 끌어 쓴 돈으로 주식을 매수했는데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심리상 주가가 반등할 때까지 매도하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도 갚아야 할 돈이 있다는 압박감 때문에 주식 투자에서 필수적인 냉정함과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늪에 빠지듯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손실을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은 바보가 아니다. 빌린 기간만큼만 이자를 받겠다고 유혹하는 속셈이 있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여윳돈으로 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