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오르는 부동산과 주식 투자 열풍에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증후군'이 확산하고 있다. 예전처럼 근로소득을 아끼고 저축해 집을 사는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재테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세상에는 다양한 재테크 수단이 존재한다. 전문 투자자들이 하는 사모 펀드부터 시작해 부동산 경매 혹은 미술품 투자도 있으며 최근에는 명품이나 한정판 신발 구매도 비싸게 되팔 수 있어 재테크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재테크는 크게 주식과 부동산, 은행 예·적금 등으로 나뉜다. 이 외의 재테크 수단은 생업으로 바쁜 월급쟁이나 자영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자칫하면 가지고 있는 자산에 손실을 입힌다는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은행 예·적금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재테크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점점 커지는데 막연한 불안감에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서점가에 투자 관련 책들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
재테크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쉽사리 뛰어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봤다. 재테크에 왕도는 없다는 공통적인 의견이 나왔으나 분명한 사실은 많이 공부할수록, 많이 찾아볼수록 실패할 확률은 낮다고 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소개해본다. 2021 자산관리 비법.
부동산 투자는 위험하다?
고공 행진하는 부동산 가격을 놓고 사람들이 해탈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요즘. 여러 차례 바뀌는 부동산 정책에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만 하지 말고 알아보자.
집값 언제까지 오를까
이제 서울이나 경기도 주요 도시 소재 아파트의 경우 평범한 직장인이 평생 저축으로 돈을 모아도 살 수 없는 수준이 됐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KB리브온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6,108만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월보다 무려 1억 9,111만원이나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5월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 708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74.8%가 오른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동산 급등을 아파트에 한정된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에는 우리나라 일부 여성이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배경이 있다는 진단이 있다. 맞벌이가 보편화하면서 아파트가 주는 편리함과 안전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이와 관련해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구매 결정권은 주로 남성이 아니라 여성에게 있고 이것이 단독주택이나 빌라와 차별화되는 아파트값 급등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사람이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버블이라고 본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부분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권대중 교수는 "현재는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상태가 맞다"면서도 "올해도 집값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역시 "올해도 소폭이나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부동산이란 당장 공급을 늘리려고 해도 늘릴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아파트 공급을 위한 재개발·재건축은 인허가와 실제 준공까지 수년이 걸리기에 수요 증가에 공급을 제때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집값 하락론'
당장은 무리더라도 몇 년 내 하향 안정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20년을 돌이켜보면 2000년대 후반 정점을 찍던 부동산 시장은 2014년까지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최근 유튜브를 통해 "현재 부동산 부자가 10년 후에는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락론의 핵심 근거는 금리 인상과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가 오면서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은 급격히 불어난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제가 정상화되면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금리 인상은 부동산 가격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향후 수년간 급격히 높아지는 보유세도 부동산 가격을 누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하면서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겠다고 공약했지만 실제로 임기 내내 보유세 인상률은 미미했고 차기 정부에 급격한 보유세 인상 계획을 넘겼다.
정부는 빠르면 2025년까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시가의 90%까지 높일 계획이다. 2018년까지 80%였던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로 올렸다. 올해는 95%로, 내년에는 100%로 올릴 예정이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공시 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삼기에 공시지가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동시에 높이면 과세표준은 급격히 높아진다.
종부세율도 올해 1월 1일 자로 올랐다. 특히 3주택 이상 혹은 조정 대상 지역 2주택자의 경우 세율이 1.2~6.0%에 이른다. 서울 소재 아파트 소유자의 경우 수년 내 연간 보유세가 현 100만원 단위에서 1,000만원 단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율 부과 기준일은 매년 6월 1일이다. 종부세 기준일을 앞두고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3월 하순부터 막판 세금 회피 목적의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다주택자들은 이미 증여 등을 통해 정리한 경우가 많아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수요자로서는 올해 종부세 회피 물량이 최적의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맞벌이 부부의 관점에서 아파트를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매력이 높은 맞벌이 부부가 아파트 가격을 받쳐주는 수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에 살까
맞벌이 부부가 선택하는 최우선 기준은 직장·주거 근접성과 교통망이다. 서울 중심부의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다면 교통망이 개선되는 지역의 아파트를 눈여겨봐야 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신혼부부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는 2022년 개통하는 신림선과 2024년 개통하는 신안산선으로 관악구 난곡동 일대와 금천구 독산동 지역의 교통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경기권에서는 신안산선 외에도 GTX-A 노선과 지하철 연장 노선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GTX-A가 개통되면 운정∼서울역 구간은 20분, 킨텍스∼서울역은 16분, 동탄∼삼성 구간은 22분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된다. 지하철 5호선도 올해 하남까지 연장될 예정이고 지하철 7호선 역시 인천 방면으로 연장 개통된다. 4호선도 올해 말 남양주시까지 연장 개통될 전망이다. 남양주 왕숙신도시의 경우 향후 GTX·6·8·9호선이 연결되면서 교통망이 촘촘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