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이 더욱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자연의 컬러와 소재를 집으로 들여 따뜻한 느낌을 주었죠.
광교의 너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하승진·김화영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김화영 대표가 반갑게 맞이한 이 집은 부부와 두 아이, 김화영 씨의 어머니까지 3대가 오손도손 살고 있다. 두 아이가 아무리 장난을 걸어도 다 받아주는 순한 ‘댕댕이’ 홍시까지 추운 날씨와는 대조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기분을 끌어올리는 집.
하승진·김화영 부부의 집은 도심이면서도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돋보인다. 부부가 이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두 아이의 일상이 멈추고,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역시 자연 친화적인 컬러를 실내로 들여 포근하고 따뜻한 집으로 꾸몄다.
하승진·김화영 부부의 새집은 10개 이상의 에스테틱 지점을 운영하며 쌓은 인테리어 감각을 집에 풀어낸 김화영 대표와 유러피안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메종바로바우 강수진 이사의 도움으로 더욱 멋스럽게 완성됐다.
“아내는 예전부터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인테리어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믿고 맡겼는데, 아내의 손길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들이 탄생했죠.”
집은 화이트 톤을 베이스로 우드 소재와 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화사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아이들을 고려한 공간과 함께 남편 하승진 씨의 신체적인 특징을 보완할 수 있는 소재와 가구에도 신경 쓴 점이 돋보인다.
기능과 심미성을 모두 충족시킨 집
1층을 주 생활공간으로 두면서 복층으로 이뤄진 집.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집은 전면 공사에 들어갔지만 구조는 크게 손보지 않았다. 호수를 내려다보며 요리를 하고 싶어 주방 배치를 바꾼 것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치를 바꿔 알파룸의 공간을 확보한 것 등이다. 전체적으로 바닥과 벽을 화이트 컬러로 채웠다. 특히 바닥의 경우 기존에 깔려 있던 마루에 방음판을 깔고 그 위에 대리석 패턴의 장판을 시공했다. 아직 뛰는 것이 제일 좋은 어린아이들과 고관절 수술을 받은 어머니, 발목 수술을 받은 남편, 강아지까지 고려한 선택이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자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1층의 거실 공간은 우드 소재의 템버보드와 가구, 그린 컬러의 소품을 포인트로 바깥 풍경과 조화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특히 거실에서 넓은 부분을 차지하는 벽면은 템버보드를 시공해 유니크하면서도 편안한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주방은 호수를 바라보는 ㄷ자 배치로 바꾸었는데, 요리할 수 있는 공간과 수납공간이 더욱 늘어나 늘 깔끔한 공간으로 유지할 수 있다. 침실과 어머니 방, 아이 방과 더불어 김화영 대표만의 개인 공간도 1층에 위치해 있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위치를 바꾸면서 생긴 여유 공간에 중문을 달아 집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가지기 쉽지 않은 공간이 생겨 더욱 애착이 간다고.
2층으로 올라가면 드레스 룸과 하승진 씨가 개인 방송을 하거나 게임을 할 수 있는 PC룸 그리고 작은 테라스가 있다. 거실처럼 너른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내주었다. 김화영씨는 “키즈 카페처럼 블록, 자동차, 인형 등 두 아이의 장난감은 모두 여기에 모아놓았어요. 놀이 공간을 분리해 집이 좀 깨끗해지려나 싶었는데, 이걸 1층으로 가지고 와서 다시 올려놓는 게 일이지만요(웃음)”라고 말한다. 와인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테라스와 이어지는 작은 공간은 와인 바처럼 꾸몄다. 아이들을 재우고, 부부가 와인 잔을 부딪치며 하루의 일과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예쁘게 완성된 집 곳곳에는 남편을 위한 배려가 숨어 있다. 국내 최장신 센터로 2m가 넘는 큰 키와 체구를 가진 하승진 씨는 맞는 사이즈를 구하기 힘들다. 침대나 소파, 의자처럼 장시간 눕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용도의 가구는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는 편. 집에 들인 대부분의 가구는 메종바로바우인데 유럽에서 수입한 소파와 의자는 앉는 부분의 면적이 넓어 편하게 앉을 수 있고, 침대는 키에 맞춰 프레임을 제작했다. 매트리스는 자주 교체해야 해서 흙표흙침대의 흙보료 퀸 사이즈 2개를 붙여 사용한다. 심미성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까지 야무지게 챙겼다.
유쾌한 이 부부가 사는 법
2019년 은퇴한 하승진 씨는 최근 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선수 생활을 할 때보다 더 즐겁고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자괴감이 들 때도 가끔 있지만 제 영상을 재미있게 봐주는 분들의 응원이나 댓글을 보면 잊혀요. 구독자들이 지겨워할 때까지 수다스럽고 재미있게 소통하려 노력하려고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도 더욱 많아져 요즘 정말 즐겁고 행복해요.”
하승진 씨의 은퇴 이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선수 생활을 할 땐 경기가 격일로 있어 한 달 동안 집에 못 들어간 적도 있고, 훈련도 있어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는데 요즘은 날마다 아이들을 볼 수 있어 좋다.
“아이들은 저하고 놀고 있으면서도 ‘아빠, 놀자’라고 말해요. 잠꼬대로도 ‘아빠, 우리 이제 놀자’라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또 아내와 보내는 시간도 많아질 거라 기대했는데, 은퇴 이후 아내가 운영하는 에스테틱 지점을 늘려나가기 시작하면서 저보다 더 바빠요.(웃음) 그래도 시간이 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온전한 가족의 일상이 된 것 같아요.”
결혼 10년 차가 넘어가는 하승진·김화영 부부는 연인처럼 다정하고 유쾌한 모습이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서로의 계정에 티격태격, 알콩달콩 답글을 달기도 한다.
“둘 다 밝고 꾸밈없는 성격이라 그런 모습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 같아요. 보는 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시고요.”
행복하고 평안한 날들만 계속될 것 같은 이 가족, 부부의 바람은 무엇일까?
“아내 사업 대박이요!(웃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부부이지만 연인처럼 유쾌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예요. 또한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이죠. 인생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것은 성공도 명예도 돈도 아닌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거예요.”
촬영이 끝나고도 이어지는 부부의 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가족의 사랑과 행복은 그의 키만큼 크고 단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