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 ‘불토’를 즐기는 공간이 집으로 옮겨지면서 한적해진 거리를 채우는 배달 오토바이들. 배달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홈술족을 사로잡기 위한 배달 서비스도 더불어 몸집을 키우고 있다. 편의점부터 줄 서서 먹는 맛집, 패밀리 레스토랑, 호텔까지 딜리버리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음주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분식집에서도 안주 메뉴를 구성해 매출 올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메뉴도 더욱 다양해졌다. 그동안 집에서 먹기 어려웠던 곱창구이, 화로구이, 생선회, 스테이크 등 일품 안주를 앱을 통해 배달시킬 수 있는 시대다. 소비자들이 SNS에서 배달 맛집을 공유하고, 권위 있는 레스토랑 가이드 <미슐랭>을 본떠 만든 ‘배슐랭(배달+미슐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해 배달 서비스를 평가하니, 완벽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배송 플랫폼도 안주류 판매량이 증가하는 상황을 파악해 애주가들이 사랑하는 안주류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새벽 배송, 당일 배송으로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급기야 먹을 시간대를 기재하면 시간에 맞춰 배송하는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또 식자재를 전부 한데 넣고 조리만 하면 되는 간편식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마켓컬리가 2020년 1~11월까지 안주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44% 증가했고, 안주류 구매자 72%는 집에서 간단한 조리만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 안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식이라고 해서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간편식도 퀄리티 좋은 안주로 탈바꿈하고 있다. 통삼겹살을 이용해 기름기를 쫙 뺀 고기튀김을 만들거나 순대, 닭발, 순살 불닭, 주꾸미볶음, 불막창 등 술과 환상의 조합을 자랑하는 간편식까지 에어프라이어를 거치면 식당에서 갓 내놓은 음식으로 변한다는 사실.
배달 최소 가격을 맞춰야 하는 까다로움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혼술족과 소수의 사람들이 모인 홈술자리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배달 메뉴가 늘어난 데 따른 변화다. 지인과 홈술을 즐길 때 다양한 안주를 먹고 싶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안주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1인용 배달 메뉴의 강점이다.
또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도 집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특별한 날도 집에서 보내기에 충분하다. SNS를 살펴보면 ‘집콕’이라고 돼 있지만, 술집에 버금가는 퀄리티로 술상을 차려놓은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안주, 술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배달 메뉴가 집에서 즐기는 술자리에 근사한 분위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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