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소속사 '피네이션'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음악 레이블을 꼽으라면 단연 '피네이션(P NATION)'이다. 싸이가 이끄는 피네이션은 정식 출범 약 1년 만에 가요 시장에 입지를 굳혔다. 피네이션의 '1호 가수' 제시는 지난 7월 발매한 '눈누난나'로 음원 역주행의 주인공이 됐고 현아, 던, 크러쉬는 한층 더 뚜렷해진 음악적 행보로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월 '음원 강자' 헤이즈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네이션의 몸집은 한층 더 커졌다.
피네이션의 가파른 성장세의 중심에는 싸이가 있다. 싸이는 2010년부터 2018년 5월까지, 8년간 함께했던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독자적인 길을 선택했다. 가수가 아닌 수장의 타이틀을 단 채 2018년 피네이션을 설립했고 2019년 1월 정식으로 출범 소식을 알렸다. 20여 년의 가수 경력,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인기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사업가로서 어떻게 풀어낼지 한동안 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싸이는 먼저 공격적인 영입 작전을 펼쳤다. 지난해 1월 제시, 현아, 던에 이어 7월에는 크러쉬를, 올해 9월에는 헤이즈를 추가로 영입했다. 소속 가수들에 대한 지원사격도 아끼지 않았다. 피네이션의 실질적인 경영자는 아니지만 싸이는 전방위에서 누구보다 살뜰하게 아티스트를 챙긴다. 개인 SNS를 통해 피네이션 관련 뉴스를 업데이트하고 소속 가수의 컴백 티저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음악 작업에 한해서는 완벽주의자로 정평 난 싸이는 제시 '눈누난나'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현장에 방문해 디테일까지 직접 꼼꼼히 살폈다는 후문이다. "꿈을 위해 땀 흘리는 열정적인 선수들의 놀이터를 만들어보겠다"는 피네이션의 뜻을 싸이는 몸소 실천하고 있다.
사업가 싸이의 필승 전략
피네이션은 아티스트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상한다는 점, 그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치고 끌어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피네이션의 1호 가수 제시가 좋은 본보기가 됐다. 제시는 거침없는 교포 말투로 주목받았지만,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제시는 '눈누난나' 컴백을 기점으로 방송 활동을 대폭 늘렸다. SBS <런닝맨>, MBC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시점> 등에 출연했고 tvN <식스센스>와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국민 MC' 유재석과 호흡을 맞췄다. SBS 웹예능 <제시의 쇼! 터뷰> 진행자로 나서며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호감을 샀다.
잘 쌓아 올린 예능 효과는 음원 역주행이라는 겹경사로 이어졌다. 지난 7월 30일 발매된 제시의 세 번째 미니 앨범 <NUNA(누나)> 타이틀곡 '눈누난나'는 발매 약 열흘 만에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순위 변동이 거의 없어 '콘크리트'로 불리는 멜론차트에서는 2위까지 오르며 데뷔 15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효리의 특별 출연 효과를 톡톡히 본 '눈누난나' 뮤직비디오는 3,900만 뷰를 넘어섰고,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선보인 '눈누난나' 챌린지가 흥행하면서 해외 팬들도 상당히 많이 유입됐다.
현아와 던은 연애사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오히려 호감이 된 케이스다. 두 사람은 2018년 열애 소식이 최초로 알려진 뒤 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현역 아이돌에게 연애가 금기시됐던 만큼 두 사람을 향한 악플과 질타도 쏟아졌다. 하지만 현아와 던은 피네이션 이적 이후 서로의 활동을 지원하거나 동반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아이돌스타 이전에 평범한 남녀의 '5년 열애 스토리'는 결국 대중의 공감을 샀다. 어설프게 에두르지 않은 정공법이 통한 셈이다. 크러쉬는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한 독특한 시리즈 싱글 <홈메이드1>을 발매해 눈길을 끌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가 크러쉬 특유의 감성과 만나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음악 시장에서 요즘 가장 공격적인 컴백 러시를 이어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아이유 등 시즌 상관없이 차트를 독식하는 가수들을 제외하면 요즘 가요계에서 새로운 얼굴을 만나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럴수록 싸이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던은 지난 10월 9일 첫 번째 미니 앨범 <던디리던>을 발매했다. 제시가 피처링에 참여했으며 던의 감성을 녹여낸 곡으로 호평받았다.
싸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컴백 예고 티저를 띄웠다. 가장 최근 영입된 헤이즈가 컴백 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제는 누가 나와도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피네이션은 곡 잘 쓰고 음악 잘하기로 정평 난 '알짜' 아티스트만을 수집했다. 음악성과 스타성, 흥행성까지 보장된 이들이 싸이의 사업적 수완과 전략을 만나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피네이션은 짧은 시간 내에 다음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소속사가 됐다.
싸이의 지난 20년
싸이는 데뷔 때부터 특별했다. 2001년 타이틀곡 '새'로 데뷔한 그는 '엽기 가수'라는 타이틀로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생경한 멜로디, 독특한 가사와 안무가 당대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시작으로 '싸이표' 음악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챔피언' '연예인' '예술이야' 같은 댄스곡부터 '끝' '낙원' 같은 감성곡까지 줄줄이 히트를 쳤고 '딴따라'에서 '진정한 아티스트'로 공고하게 자리를 잡아갔다.
그리고 싸이는 2012년 발매한 6번째 정규 앨범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을 통해 전례 없는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뮤직비디오가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강남스타일'은 무려 37억 6,000만 뷰를 기록했다. 국내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위이자 전 세계 유튜브 순위 8위에 오른 성과다. 한국 노래 및 한국어 노래 최초로 '빌보드 핫 100'에서 10위 이내 성적을 기록했고, 한국 노래 최초로 33개국 이상 공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싸이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걸 증명한 그는 '강남스타일' 이후에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해갔다.
뮤지션으로서는 늘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사생활 측면에서는 어둠이 짙었다. 싸이는 과거 대마초 사건, 병역 비리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 6월에는 원정 성매매 의혹으로 정식 입건된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말레이시아 재력가 조 로우와 만남을 가질 때 동석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3월에도 소소하게 잡음이 일었다. 가수 싸이의 장인 유재열 씨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스승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이와 관련해 싸이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고 의혹은 자연스럽게 일단락됐다.
활동 내내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싸이는 피네이션의 성공으로 결국 또 한 번 눈부신 도약을 이뤄냈다. 싸이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그의 화려한 변신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싸이를 향한 시선이 여전히 뜨겁다.
피네이션 주요 타임라인
2018 03
피네이션 건물 매입
2018 10
피네이션 주식회사 설립
2019 01
피네이션 출범 및 제시, 현아, 던 영입
2019 07
크러쉬 전속계약
2019 11
현아 <플라워샤워>, 던 <머니> 동시 발매
2020 05
크러쉬 새 시리즈 싱글 <홈메이드1> 발매
2020 06
제시 SBS 모비딕 채널 <제시의 쇼!터뷰> 발탁
2020 07
제시 3번째 미니 앨범 <누나> 발매
2020 08
'눈누난나' 일간 차트 60위 진입 후 2위까지 역주행
2020 08
현아 건강 문제로 디지털 싱글 <굿걸> 발매 잠정적 연기
2020 09
헤이즈 전속계약
2020 10
던 첫 번째 미니 앨범 <던디리던>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