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높이는 펫 가전제품
반려동물 물품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스마트 기기다.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양육,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자동 급·식수기, 보안카메라, 관리용 로봇·장난감, 위치추적기, 헬스케어 디바이스 등 무궁무진하다.
국내 양대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도 반려동물 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털과 먼지, 악취 등을 제거해주는 반려동물용 공기청정기.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청호나이스, SK매직이 판매 경쟁에 나섰다.
기존의 반려동물 물품을 스마트하게 개조한 제품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넬로’를 론칭한 쿠쿠전자는 최근 배터리로 작동하는 무선 ‘넬로 펫 스마트 급수기’를 출시했다. 신일사업 역시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 ‘퍼비’를 론칭한 이후 배변 훈련기, 자동 급식기 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가 산재돼 있어 어려움을 겪는 보호자들을 위해 반려동물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헬스케어 디바이스가 소개되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고 신체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다양해지는 펫푸드 시장
기존 펫푸드가 사료에만 국한됐다면 요즘에는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건강식과 영양식을 비롯해 반려동물용 피자, 맥주, 디저트까지 각양각색. 겉보기엔 사람이 먹는 음식 같지만 염분과 향신료 등 동물에 부적합한 식재료를 빼고 소화하기 쉬운 재료로 만든 것들이다.
‘버거킹’과 ‘미스터피자’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햄버거와 피자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맥주 브랜드 ‘호가든’이 한정 출시한 ‘펫비어’와 수제 간식 브랜드 ‘마미야미’에서 출시한 강아지용 ‘마카롱’ 등도 주목을 받았다.
식품업계에서도 다양한 프리미엄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은 2013년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선보이며 합성 첨가물 없는 유기농급 제품을 내세웠다. ‘하림펫푸드’ 또한 2017년부터 프리미엄 펫푸드를 내놓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5월 펫 브랜드 ‘잇츠온펫츠’를 론칭해 유산균을 함유한 반려동물 영양 간식 ‘잇츠온펫츠 펫쿠르트’를 출시했다. 참치 캔 제조업체인 ‘동원F&B’와 ‘사조’는 참치를 활용한 반려동물 식품으로 펫푸드 시장에 진출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에는 국내외 48개 펫 브랜드가 입점한 펫 전문 몰 ‘츄츄닷컴’이 보호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펫캉스로 오붓한 하루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펫팸족을 위해 ‘펫캉스’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때 성행했던 펫 동반 여행 패키지 대신 호텔업계의 ‘펫캉스’ 패키지가 주목받고 있는 것.
롯데호텔 서울은 반려동물과 동반 숙박이 가능한 ‘해피투개더’ 패키지를 11월 30일까지 선보인다. 롯데호텔 서울의 메인타워 디럭스룸 1박과 룸서비스 조식 2인으로 구성됐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펫캉스 전용 상품 ‘오 마이 펫’ 패키지를 올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장난감과 전용 침대, 베개, 식탁, 식기, 건조기, 배스로브, 타월, 비스타 워커힐 펜던트 등도 제공된다.
콘래드 서울은 반려동물과 함께 도심 속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펫밀리케이션’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객실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미아카라의 코보 침대와 푸드볼, 로열테일즈의 반려견 유모차, 독톡 배변판 등이 마련됐다.
신세계 레스케이프 호텔도 ‘스테이 위드 유어 프렌드’를 선보이고 있다. 레스케이프는 호텔 9층 전체에서 펫 전용으로 반려견이 묵을 수 있는 객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펫적금과 보험도 필수
건강보험이 적용돼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 진료비는 100% 보호자 부담이다. 고가의 병원비, 치료비가 부담스러워 반려동물 양육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금융사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반려동물 보험이다.
삼성화재 ‘애니펫’, 현대해상 ‘하이펫’,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등은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약정에 맞춰 진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캐롯손해보험 ‘스마트온 펫 산책보험’은 산책 시 발생하는 문제를 보장해 생활 안정까지 책임의 영역을 넓혔다. 펫 보험의 경우 보험 약정 내용이 상이하고 보장해주지 않는 항목이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에 걸맞은 상품으로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는 반려동물 특화 적금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의 ‘펫적금’ 신한은행의 ‘위드펫적금’ 등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 관련 상품 구매 및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도 있다. KB카드 ‘펫코노미’,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댕댕냥이’, BNK부산은행의 ‘펫카드’ 등은 특별한 요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반려동물 특화 상품이다.
활성화된 반려동물 장묘업체
반려동물에 대한 권리가 높아지면서 반려동물 장묘업체도 각광받고 있다. 현재 정식 등록된 반려동물 장묘업체는 전국적으로 49곳에 달한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리무진 픽업 서비스, 추모식, 입관식, 화장식 등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례 절차와 비슷하다.
반면 주목을 끄는 만큼 잡음도 있다.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고귀하게 처리해주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미등록 불법 업체가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반려동물 장묘업체 시장이 활성화되자 합법 업체 명의를 도용하거나 정식 등록되지 않은 상호를 홍보하는 등 몰상식한 일을 감행하고 있다. 벌금이 적고 불법 사업장을 강제 철거할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양심 업체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장묘업체에 관심이 있는 보호자라면 반려동물을 맡기기 전, 정식 허가를 받은 업체인지 꼼꼼히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 Q&A
“견생 샷에 제격인 펫캉스를 주목해주세요”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박무명 파트장
Q 코로나19 이후 펫캉스를 즐기는 고객이 많이 늘었나요? 2004년 국내 호텔 최초로 펫 패키지를 출시한 이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요즘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겹치면서 타 호텔에서도 다양한 반려동물 패키지가 출시되고 있는데 그만큼 고객의 수요가 늘고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 중입니다.
Q ‘오 마이 펫’ 패키지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가족과 반려동물 모두가 충분한 휴식을 즐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오늘날 호텔은 숙박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호캉스’의 경험을 SNS에 인증하고 공유하고 싶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기념 촬영용 반려견 의상도 준비했습니다. 반려견 전용 침대와 베개, 식탁, 식기, 건조기, 배스로브와 타월도 비치돼 ‘견생 샷’에 제격입니다.
Q 타 호텔의 펫캉스 패키지와 비교해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펫 패키지 투숙객 전용 서비스인 ‘리프래시 유어 펫’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반려동물 행동 교정사가 직접 맞춤형 펫 케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반려동물 행동 교정, 요가, 수영, 숲 해설 등 분야별 자격증을 보유한 레저 전문가를 저희는 ‘워키’라고 부르는데요, 이들이 워커힐에 상주하며 고객이 투숙하는 동안 반려동물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Q 방역과 안전에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펫 투숙 후에는 맞춤형 딥 클리닝을 진행하고 있으며, 펫의 무게가 15kg 이상인 경우 이용이 제한됩니다. 항상 캐리어를 사용해야 이동 가능하고, 레스토랑과 바에는 출입이 제한됩니다. 객실 내 미니바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음료와 간식이 비치됩니다만,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해 사료는 따로 제공되지 않습니다.
“정식 등록된 업체에서만 상담받으세요”
반려견 장묘업체 ‘하얀민들레’ 김영덕 대표
Q. 몇 년 새에 장묘업체가 부쩍 늘어난 이유가 무엇일까요? 과거에는 장묘업체가 거의 없다 보니 불법으로 매장하거나 감염성 폐기물로 처리했는데 국민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합법적인 장묘 업체를 찾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전국에 정식 등록된 장묘업체는 49곳입니다.
Q 어떤 절차를 거쳐 장례가 진행되나요? 사람의 장례식과 비슷합니다. 현장에 도착한 후에는 카드에 보호자와 반려동물의 인적 사항을 기입하고 절차를 밟아 발인과 화장을 진행합니다. 현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수습 전 과정을 보호자가 지켜볼 수 있습니다. 화장 후에는 봉안당에 안치하거나 보호자가 영구 보관할 수 있도록 목걸이나 반지 등 메모리스톤을 제작합니다.
Q 사후에 제공되는 추가 서비스가 있나요? 반려견을 떠나보낸 후 ‘펫로스 증후군’에 힘겨워하는 보호자들이 많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반려견의 사진을 게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인터넷 분향소’를 홈페이지에 개설했습니다. 49재나 1년에 1~2회 추모제를 열어 정기적으로 보호자들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힘들거나 궁금한 점은 반려동물 전문가의 24시간 상담을 통해 언제든 소통 가능합니다.
Q 타 장묘업체와의 차별화가 있을까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수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만들어진 수의가 아닌, 반려견의 몸에 맞춘 수의를 즉석에서 재단해 제공합니다. 또한 개별 화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Q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업체들이 기승부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장례업만 등록하고 화장업을 등록하지 않거나, 아예 업체 등록을 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문제는 적발돼도 현행법상 벌금이 500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재 벌금 1,000만원 이하, 징역 1년 이하에 처하는 입법이 발의 중이기 때문에 점차 개선되리라 봅니다. 또 이동식 장묘업체도 종종 눈에 띄는데, 이는 환경부나 농림부에서 정식 인가 자체를 금지했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입니다. 보호자들은 꼭 정식 등록된 업체에서 상담받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