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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과 코로나19는 어떻게 다른가요?

코끝까지 시린 계절이 왔다. 독감, 감기,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은 겨울철 가장 많이 발생한다. 기침, 콧물 같은 증상이 살짝만 나타나도 ‘상상 코로나’로 두려운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코로나19와 독감, 감기, 폐렴의 증상은 어떻게 다를까?

On November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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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질환이 겨울철 빈번한 까닭

올해 초 마주한 생경한 감염병,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느라 계절이 어떻게 오가는지 좀처럼 느낄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시린 바람은 2020년의 겨울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야외 활동이 줄고 주로 실내에 모이기 쉬운 추운 계절에는 감기, 독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활발하게 퍼진다.

독감 바이러스가 겨울철 유행하는 이유는 한 동물실험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실험을 통해 온도와 습도가 낮을수록 실험용 쥐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전파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춥고 건조한 겨울철 날씨와 비슷하다. 반면 열대지방에서는 독감 시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운 날씨만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원인은 아니다. 겨울철 난방으로 실내외 기온차가 지나치게 크면 우리 몸은 바뀐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진다. 특히 차고 건조한 환경으로 코와 입의 점막이 마르면 바이러스나 균의 침투에 취약한 환경이 되는 것도 호흡기 질환이 겨울철에 더 빈번한 이유다. 같은 이유로 코로나19도 겨울철에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증상은 조금씩 다른 호흡기 질환

감기, 독감, 폐렴을 혼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 질환 모두 초기에는 기침, 발열, 오한이 발생하며, 증상 발현 기간은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다양하다. 보통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감기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인플루엔자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인 독감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고, 폐렴은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다. 폐렴은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감기보다 길고 심하게 지속하는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갑자기 심하게 아프거나 생각보다 오래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독감이나 폐렴이 아닌지 확인하고 진료받아야 한다.

코로나19는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다. 감기, 장염과 헷갈리기 쉽다. 코로나19도 발열이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독감과 비슷하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는 독감처럼 고열이 아닌 미열이 흔하고, 급작스러운 오한을 동반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졌다. 또 감기처럼 콧물, 재채기 증상은 드물다. 다만 기침이나 근육통, 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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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질환 어떻게 예방할까?

코로나19를 피하려면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마스크 착용하기, 흐르는 물에 비누로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만지지 않기, 사람 많은 곳 방문 자제하기 등 질병관리청에서 강조하는 국민 생활 수칙은 이미 익숙하다. 하지만 아는 만큼 실천이 쉬운 건 아니므로 겨울철에는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감, 감기, 폐렴은 어떻게 예방할까?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호흡기로 전파되는 감염병인 만큼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폐렴과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예방주사를 맞아도 질병에 걸릴 수 있는데 ‘왜 주사를 맞아야 하는가’ 하고 의아해한다. 하지만 예방접종으로 100% 예방할 수는 없어도 질병에 걸릴 확률이 줄고,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또 패혈증, 연조직 감염, 수막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또 폐렴은 독감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은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가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을 동시 접종하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줄어든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가을철 3대 발열성 질환

9~11월 가을철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발열과 두통 등 전신 증상을 일으키는 츠츠가무시증,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 있다. 이는 초기 증상이 감기 몸살과 유사해 진단과 진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츠츠가무시증은 털진드기의 유충에 의해 발생하는 발열성 질환이다. 감염 후 보통 6~18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급성으로 발생해 두통, 발열, 오한, 발진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1cm 크기의 피부 반점이 생겨 수일 만에 상처(가피)를 형성한다. 따라서 야외 활동 후 원인 모를 열이 발생하고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발견된다면 츠츠가무시증일 수 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쥐의 폐에 있는 한탄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된 뒤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돼 생기는 질환으로 잠복기가 2~3주가량 되며 증상은 심한 몸살이나 독감과 비슷하면서 눈이 심하게 충혈되는 특징이 있다.

렙토스피라라는 균이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습한 토양 등을 거쳐 사람의 상처 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감염을 일으키는 렙토스피라증의 잠복기는 7~12일이다.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과 두통, 오한, 특히 종아리와 허벅지에 심한 근육통, 결막 충혈이 흔한 증상이다. 이들 질환은 가을철 유행하고 감기 몸살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야외 활동을 통해 원인 미생물에 노출되는 일이 선행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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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나를 지키는 힘은 나에게 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최근 코로나19 현장에서 헌신한 의료진의 이야기를 담은 책 <코로날러지> 집필에 참여한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그에게 독감, 감기, 폐렴의 치료와 코로나19 속에서 나를 지키는 힘, ‘면역력’ 높이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Q 독감, 감기, 폐렴은 각각 어떻게 치료하나요? 간단하게는 감기·독감 = 바이러스, 폐렴 = 바이러스, 세균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주로 A·B·C로 구분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독감은 항바이러스 제제를 처방하는데,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가 워낙 다양해 각각의 치료약을 만들 수 없고, 독감이나 폐렴과 달리 증상이 약한 편이라 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대증적 요법으로 치료하는 편입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드물게는 곰팡이에 의한 감염도 있습니다. 원인이 되는 미생물이 밝혀진 폐렴은 원인균에 따라 치료하며, 항생제로 치료합니다. 일반적인 폐렴은 세균성 폐렴으로 가정하고 경험적인 항생제 치료를 하고,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항생제로 변경하기도 합니다.


Q 코로나19 속에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면역력이란 무엇인가요? ‘면역력’이라는 단어가 요즘 같은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더 주목받고 있어요.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힘은 면역력입니다. 면역력이 강해야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만약 감염되더라도 큰 증상 없이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면역력이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시스템의 힘’을 말합니다.


Q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따로 있나요? 면역력을 검사나 수치로 확인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체중이나 키 또는 빈혈이나 고지혈증과 같이 측정치를 가지고 ‘높다, 낮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지요. 따라서 면역력과 관련된 자가 진단표는 다양하지만 학술적으로 공인된 건 없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고령자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 심장 또는 호흡기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이들은 면역력이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으로 분류돼 건강관리에 더 유의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코로나19와 면역력을 이야기할 때 2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죠. 두 번째는 내 몸의 면역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겁니다. 즉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신체 활동, 금연과 금주, 규칙적인 수면 같은 것들이죠. 누구도 바이러스에서 안전하지 않은 시대, 결국 나를 지키는 방법은 나에게 달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CREDIT INFO
에디터
박지영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오범조 교수 제공
2020년 11월호
2020년 11월호
에디터
박지영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오범조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