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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부터 다이아수저까지. 재벌가의 SNS 활용법

‘베일에 싸인 기업 오너’는 이제 옛말. SNS 속 재벌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눈부신 요즘이다.

On August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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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생각하는 미친놈'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누구보다 패셔너블한 재벌가 인플루언서가 있다. 두산매거진 대표이사이자 오리콤 부사장인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대표다. 박 대표는 일찍이 공개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괴짜 재벌 4세로 주목받은 그는 학창 시절부터 소문난 문제아로 꼽혔다. 정원 미달로 간신히 들어간 대학조차 퇴학 직전까지 가며 결국 미국으로 도피성 유학을 떠난 사실은 이미 유명한 에피소드다. 단국대를 중퇴한 후 2000년 뉴욕으로 건너가 미국 문화 예술 명문대로 불리는 스쿨오브비주얼아트를 졸업한 그는 한국인 최초 국제 5대 광고제를 석권하며 유망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금의환향했다.

현재는 <보그> <GQ> 등을 출간하는 두산매거진의 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SNS속 박대표는 늘 '패피'로 손꼽혔다. 남다른 패션 감각과 개성 있는 비주얼은 물론 '블랙핑크', 송중기, 박보검, 김원중 등 현란한 인맥 인증샷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2018년 JTBC 조수애 아나운서와의 재혼으로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은 그는 유머러스한 웨딩 사진과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공유하며 네티즌들과 소소한 일상을 교류 중이다.

그의 SNS의 가장 큰 특징은 늘 10개 내외의 게시글만 유지된다는 점. 현재는 모델들과 함께 촬영한 뮤직비디오 영상과 요즘 꽂힌 패션 아이템을 뽐내는 피드들이 개성 강한 그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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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컴텍 대표의 장녀 이주영

'다이아 수저의 빛나는 일상'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의 동생 이해창 (주)켐텍 대표의 장녀 이주영

미국에서 유학 중인 대림산업 4세 이주영 역시 자신의 호화로운 삶을 유튜브로 공개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00년생인 그녀는 현재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국내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시절부터 유튜브 채널 'Jules X Ranee'을 개설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이주영은 '19세 미만 미성년자 주식 보유 현황'에서 미성년자 주식 부호 4위에 올랐다. 2019년 2월 기준, 켐텍의 주식 25.8%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당시 평가액은 42억원이었다는 것.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 수저'로 빛나는 그녀는 최근 성인이 된 후 새로운 유튜브 채널 '쥴스 다이어리 julesjylee'를 개설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해당 채널은 개설 직후 빠르게 화제를 모아 현재는 1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과 뷰티에 유독 관심이 많은 그녀가 자신의 뷰티 팁과 패션 스타일링을 공유하고, 해외 여행과 미국 유학 생활을 공개하는 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일상이 이 채널의 주요 주제다.

특히 미란다 커, '블랙핑크', 려원 등 톱스타들과의 인증샷이 화제가 됐다. 이는 각종 행사에 초대받거나 평소 K팝을 좋아해 콘서트를 방문해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황금 인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주영은 구독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 가려운 곳을 친절하게 긁어주는 등 타 재벌들의 sns와는 차별화를 두고 있다. 오너가 4세의 삶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공개해 '현실판 가십걸'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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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장연신 회장의 손녀 채수경

'럽스타그램의 진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 손녀 채수경

이국적인 마스크와 개성 있는 패션 스타일로 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애경 3세 채수경의 SNS 활용법은 남다르다. 채수경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차남인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의 2녀 중 둘째 딸이다.

최근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비공개로 전환돼 모든 피드가 종적을 감췄는데, 얼마 전 미국에서 일어난 인종 차별 시위에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 화제가 돼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과 예술행정을 전공 중인 그녀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해 분개하며 장문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공감 능력도 지능이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던 조국에서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을 두고 시위의 폭력성과 약탈에만 초점을 맞춘다. 왜 시위가 있는지, 어떤 역사적 근원이 있는지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대한민국이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하며 "전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금수저' 동아시아인으로서 모든 동양인을 대표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주변 한국인들 모두가 편리한 삶을 살고 있다고는 확신할 수 있고, 그중에서 대다수인 유학생 출신 지인들은 생존 전략으로 백인의 코드와 언어를 터득해 백인들과 근접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당연한 것들이 지구 어딘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평소 소탈한 일상을 올리며 일본인 남자친구와 달달한 '럽스타그램'을 즐기던 금수저가 사회 문제에 꽤나 민감하고 과감하게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여성이었다는 반전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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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녀 함연지

'착한 기업, 착한 금수저'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녀 함연지

전문적인 유튜버로 변신한 재벌 3세도 있다. 오뚜기 창업주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인 뮤지컬 배우 함연지가 최근 샌드박스네트워크와 계약을 맺고 전문 유튜버로 변신한 것. 채널 '햄연지'를 개설한 그녀는 오뚜기 제품을 활용해 요리한다거나 신혼집 랜선 집들이, 초보 주부의 일상 브이로그 등 그녀만의 에너제틱한 신혼 라이프를 공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착한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오뚜기의 이미지가 유난히 활기차고 밝은 그녀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며 대중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주지훈 순한맛'이라 불리는 남편 김재우 씨와의 알콩달콩한 '부부 케미'는 물론 아버지이자 오뚜기 회장인 함영준 회장을 유튜브에 초대해 함께 먹방을 즐기는 '부녀 케미' 역시 그녀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다.

2015년 '연예인 주식 부자' TOP 5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어왔다. 20대라는 어린 나이에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식 300억원대 자산가로 우뚝 선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에 대중의 시선이 쏠렸던 것.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녀의 삶은 어떻게 다른지,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모습일지 사람들의 무궁무진한 호기심에 그녀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과감하게 유튜브로 응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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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내가 바로 용블리♥'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요즘 SNS 하면 이 남자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어 31만 명을 보유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딱딱한 재벌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피드를 앞세워 네티즌 사이에서 '용블리'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그의 SNS 사랑은 꽤 오랜 시간 이어져왔다. 2010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개설해 열린 경영자의 모습을 보인 그는 당시 12만 명이 훌쩍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며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SNS에 접속해 네티즌과 솔직 담백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당시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신세계백화점 화재 사건에 대해 해명하거나, 자신의 열애설에 대해 심경을 토로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형식적인 보도자료 대신 자유롭고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알려 환호를 받았다. 현재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은 오너가와 대중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SNS를 통해 인간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얻음과 동시에 경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분석이다. 가족과의 단란한 일상이나 해외 출장, 맛집 소개 등 분야를 넘나드는 사생활은 물론,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홍보한다거나 신세계가 지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의 인증샷을 올리며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스코어는 묻지 말기를 바랍니다'라며 공개한 어설픈 골프 실력과 '길 가다가 #사진찍힘'이라며 '도촬'된 우스꽝스러운 정 부회장의 모습은 네티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며 수많은 '좋아요'를 유발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그의 SNS 사랑이 요즘 세대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모양새다.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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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과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선수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과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선수들.

'한국판 스티브 잡스'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은 소문난 '프로 SNS러'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오래전부터 자신의 소신과 생각을 밝혀온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활발한 소통과 탈권위적인 모습으로 젊은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금융 혁신의 아이콘' '금융권의 스티브 잡스' '금융계의 이단아' 등 수많은 수식어를 거느린 그의 혁신적인 경영 스타일만큼이나 창의적이고 신선한 SNS 활용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사내 획기적이고 과감한 직급 축소 및 호칭 정립에 대해 SNS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거나 정용진 부회장과의 친목을 공개하고, 좋은 음악을 공유하는 등 공과 사를 넘나드는 영리한 SNS 활용법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라는 명목하에 '비틀즈', 폴 매카트니, 톰 하디 등 내로라하는 거물급 슈퍼스타들을 국내로 불러들인 그이기에 손수 업로드하는 스타들과의 인증샷 역시 레벨이 남다르다. 평소 문화 예술과 스포츠 등에 조예가 깊고 직접 디제잉을 할 만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정 부회장.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그가 현대카드와 함께하는 예술적인 일상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SNS 소통 방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사용법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가 올리는 대다수의 피드가 사생활보다 회사 소식에 가깝지만 그의 소소한 일상이나 사소한 신념 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어떤 의도건 간에 그의 남다른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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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이슈메이커' 황하나의 SNS, 득일까? 독일까?

고 남양유업 홍두영 회장 외손녀 황하나의 SNS가 다시 문을 열었다. 예쁜 외모와 명품으로 휘감는 패션 스타일 덕분에 일찌감치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황하나. 그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호화로운 일상과 각종 뷰티·패션 팁을 공유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지난해 'JYJ' 박유천과의 동반 마약 투약 스캔들로 잠시 공백기를 가진 그녀의 SNS가 최근 1년 만에 다시 문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오랜만에 인스타그램에 등장한 황하나는 "눈팅만 하는 팔로어는 정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후 수많은 팔로어를 삭제하고 계정을 공개와 비공개로 여러 번 전환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활동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이러한 황하나의 SNS 재개에 남양유업은 다시 곤란해진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주로 우유와 분유를 제조하는 기업인 만큼 황하나의 마약 투약 파문이 대중뿐 아니라 전국의 대리점주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힌 초대형 이슈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는 황하나의 마약 투약 파문이 있은 직후 "악성 루머, 황하나 이슈 때문에 영업이 힘들다. 회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황하나 씨는 남양유업 경영과 무관함을 알려달라"고 호소한 적이 있어 이번 그녀의 컴백이 또다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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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각 인물 인스타그램
2020년 08월호
2020년 08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각 인물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