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래서 그런지
찢어진 청바지에 허름한 티셔츠, 슬립 위에 바이커 재킷…. 낡고 해지고 거친, 어딘가 반항적인 요소를 지닌 1990년대 그런지 무드가 자유롭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요즘 트렌드에 완벽히 부합하며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질샌더의 1993년과 1995년의 A/W 광고 비주얼.
12 궁극의 미니멀리즘
1990년대 후반을 압도하던 미니멀리즘 스타일은 여전히 대세다. 절제된 컬러와 직선적인 디자인에 최소한의 디테일만 남겨 소재와 패턴에 오롯이 집중한 미니멀 룩에 성숙한 애티튜드, 당당한 자존감을 더해 아름답고 우아하게 소화해본다. 지금 봐도 여전히 근사한 그 시절의 질샌더의 광고 비주얼을 참고해서 말이다.
13 힙합 전사의 후예
특유의 시시껄렁한 태도를 앞세워 음악인 동시에 패션이자 라이프스타일로 1990년대를 풍미했던 힙합의 그림자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곳곳에서 드리운다. 헐렁한 후드 티셔츠와 포대같이 풍성한 바지로 덩치를 키우고 메탈 피어싱이나 굵은 체인 목걸이, 삐딱하게 눌러쓴 뉴에라로 스웨그를 더한 힙합 전사들이 나이트클럽 대신 홍대 클럽을 전전하며 불야성을 이뤘던 그때! 이제는 절제된 무채색과 강렬한 그래픽이 접목된 말쑥하고 댄디한 스타일로 진화했지만 젊음과 에너지가 깃든 힙합 정신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우리를 춤추게 만든다.
14 커피색 립스틱
1990년대 탤런트 김혜수·심은하·이승연과 같은 스타들이 바른 갈색 립스틱은 2020년인 지금도 립스틱 베스트 차트에 빠지지 않는 컬러 중 하나다. 당시 태평양 '마몽드' 모델인 이영애가 광고 모델로 바른 립스틱은 한 달 만에 200만 개가 팔리기도 할 만큼 갈색 립스틱의 인기는 단연 최고였다고. 여기에 진한 립라인은 필수.
15 여전한 연기력, 트로이카 3인방
1980년대 당시 '트로이카'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중년의 여배우가 된 원미경, 이미숙, 이보희 3명이다. 풋풋한 외모로 사랑받은 원미경과 성숙한 미녀로 불리던 이미숙, 섹시한 어른미를 맡았던 이보희는 현재까지도 빼어난 외모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주요 배역을 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16 홈트족
우리는 언제부터 운동장이 아닌 집이나 실내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을까? 지금의 우리에게 '홈트'는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운동으로 인식돼 있지만, 1990년대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디오가 그 시작이다. 1988년 출시된 <이소라 다이어트 비디오>의 뒤를 이어 조혜련, 황신혜, 현영, 옥주현 등 줄줄이 나온 다이어트 비디오를 따라 하거나 집에 사이클, 러닝 머신 등을 구비해 운동을 시작한 이들 모두 지금의 '홈트족'인 셈.
17 빨간 입술
시대와 나이를 막론하고 여자를 가장 매혹적으로 만들어주는 아이템인 레드 립스틱. 검붉은 레드, 스트로베리 레드, 핫 레드, 칠리 레드, 버건디 레드, 러시안 레드 등 하늘 아래 같은 레드 컬러는 없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여성들에게 수많은 레드 컬러가 사랑받았음에도 전설적인 레드 립스틱은 존재한다. 디올의 999컬러와 같이 클래식한 레드 컬러가 바로 그것. 풀 메이크업에도, 민낯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레드 립스틱만 한 것이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18 다시 소환하는 레트로 게임
게임 시장이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게임 콘솔을 손에 쥐고 싶어 하는 3040세대가 늘면서 게임의 복고가 시작됐다. 레고 브릭은 <레고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출시해 '슈퍼 마리오'를 소환했다. 과거 게임이 모바일로 재탄생하기 시작한 것은 <카트라이더>가 흥행하기 시작하면서다.
넥슨은 정통 RPG 게임 <바람의 나라:연>을 모바일 버전으로 새로 선보이면서 예전 감성을 살리기 위해 도트 그래픽과 배경을 재현했다. 올해 안에 재탄생할 추억의 게임으로는 <마비노기M>과 <포트리스V2>가 있다.
19 투명하게 맑게
청순가련하고 투명한 메이크업이 트렌드로,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에 일명 구슬 파우더와 같은 하이라이터로 오로라빛 광을 내는 것이 유행이던 2000년대 초반. 기미와 잡티 같은 피부 결점을 굳이 가리지 않고 피부 속부터 우러나오는 광을 중요시하는 지금의 내추럴 스킨 메이크업과 닮았다.
20 먹거리도 뉴트로 열풍
스낵도 레트로 열기에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꼬깔콘'과 '롯데샌드'를 출시했고, 파스퇴르와 서울우유는 약 10년 전의 디자인을 되살린 복고 우유 패키지를 내놓았다. 유통업계도 마찬가지. 해표 식용유는 20년 전 디자인을 살렸다. 빽다방의 올여름 시즌 한정 메뉴는 레트로 무드를 반영한 미숫가루와 단호박식혜이며, 롯데리아는 옛날 스타일의 빙수 '롯데리아 찐水'를 소개한다. 선보이는 족족 성공을 거둔 덕분에 뉴트로 푸드는 앞으로도 계속 접할 수 있을 것이다.
21 1일 1팩의 기원
푸석한 얼굴을 촉촉하게! 1일 1팩과 같은 뷰티 케어 루틴으로 자리 잡은 마스크 팩의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킨과 같은 액상을 도포한 부직포 팩으로부터 시작해 지금은 면, 젤, 천연 등 다양한 소재의 시트 팩이 출시되고 있는 것. 얼굴에만 사용하던 마스크 팩이 최근에는 코, 목, 보디, 팔, 발 등 사용 부위에 따라 좀 더 디테일하게 출시되는 것도 요즘 추세다.
22 그때 그 브랜드
'요즘 옛날' 뉴트로가 자주 언급되면서 중년 세대나 찾는 한물간 브랜드로 취급받던 브랜드들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중에서도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아버지 운동화처럼 투박한 '어글리 슈즈', 멀리서도 눈에 띄는 커다란 로고를 앞세워 1020세대에게 신선한 매력을 어필하며 '힙'한 브랜드로 재도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