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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리조트 '화담숲 힐링 캠퍼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어느 때보다 바깥 활동이 그리워지는 요즘, 적당한 거리 두기와 힐링, 두 가지를 모두 잡고 싶다면 숲이 제격이다.

On June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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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리조트 '화담숲 힐링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하러 모인 <우먼센스> K-QUEEN 8기! 왼쪽부터 김보배·박정은·신경림 씨.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힐링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하러 모인 <우먼센스> K-QUEEN 8기! 왼쪽부터 김보배·박정은·신경림 씨.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힐링캠퍼스' 직접 체험해봤다

유난히 햇살이 따사로운 날이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리조트는 잠시 휴식을 취하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는 리조트 초입 옆길에 마련된 힐링숲 입구에 모였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 신청자가 아니라면 평소에는 출입이 금지되는 곳이라 더욱 궁금했다. 힐링숲은 사람들에게 개방된 지 3년쯤 됐기 때문에 여전히 다양한 자연 요소가 살아 숨 쉰다. 향긋한 피톤치드가 몸을 감쌌고 몸안을 순환하는 맑은 공기에 기분이 저절로 들떴다.

힐링캠퍼스의 '숲 치유' 프로그램은 곤지암리조트 힐링숲에서 진행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힐링캠퍼스의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에 따라 '숲 치유' 3시간 코스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타임 테이블이 간결해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 낯선 초보자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입산하기 전에 모자와 담요, 생수가 담긴 더스트백을 하나씩 받았고 프로그램 진행 순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에코힐링워킹' '밧줄 스트레칭' '내호흡 걷기' '싱잉볼 명상' 등 총 4개의 굵직한 코너로 구성돼 있었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오늘만큼은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말고 '이 숲이 내 거다'라고 생각하고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일상의 고민과 시름을 내려놓으라는 말이 따뜻한 위로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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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힐링캠퍼스의 '숲 치유' 프로그램을 이끌어준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 5년 차 경력 보유자로 이전부터 식물, 교육, 사회복지 등을 꾸준히 배우고 연구했다. / 본격적으로 입산을 하기 전 간단한 스트레칭 중. 팔과 발목, 허리를 부드럽게 돌리며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 / '에코힐링워킹' 중 잠시 눈을 감고 자연을 느끼는 시간. 피부를 스치는 상쾌한 바람이 절로 힐링을 안겨준다. /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밧줄 스트레칭' 시간.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는 동시에 공동체 의식, 배려심 등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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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기대감이 별로 없었어요. 운동하다가 끝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좋은 기운이 있는 곳에 머무르다 보니 기분이 상쾌해지네요." K-QUEEN 8기 박정은


우리는 천천히 산을 오르며 첫 번째 코스인 '에코힐링워킹'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30분가량 진행되는 '에코힐링워킹'은 숲의 특수한 지형을 활용해 근력 운동, 유산소운동, 산림 걷기 운동 등으로 건강 증진 효과를 높인다. 굽이굽이 이어진 초입 경사가 꽤 높아 금세 호흡이 가빠왔다. 그럴수록 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녹음이 우거진 초여름 산림이 금세 에너지를 실어줬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팔을 쭉 뻗어 몸 사이사이로 흘러가는 바람의 결을 느꼈다. 가만히 움직임을 멈추니 얼굴로 벌레들이 날아들기도 했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우리에게 산초잎을 하나씩 따주었다. 산초나무에는 살충 효과가 있다고 했다. 벌레가 기피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산초잎을 얼굴에 붙이면 미미하게나마 날벌레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이 또한 자연 훼손이기에 매번 산초잎을 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체험자가 서로 초면인 상태로 산림 치유 프로그램에 동행하기 때문에 데면데면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분위기를 풀기 위해 산초잎을 건넨다고. 산초잎을 붙이자 정말 사방에서 까르르 웃음이 터졌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경계도 쉽게 무너졌다. 산림 치유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가득한 숲속 강의장에 다다라서야 '에코힐링워킹' 코너가 종료됐다. 잠깐의 휴식 후 우리는 '밧줄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가 동그란 밧줄을 내밀었다. 안내에 따라 우리는 모두 밧줄 안쪽으로 들어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섰다. 처음에는 밧줄을 무릎 뒤쪽인 오금 림프선에 걸쳤다. 그 상태로 다 같이 무릎을 폈다 굽히기를 반복하니 반동에 의해 찌르르 통증이 왔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림프선을 자극하면 독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통증이 올 수도 있다. 평소 다리가 잘 붓거나 혈액순환이 안 된다면 몸속 독소 배출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다음으로는 밧줄을 허리께까지 올려 밧줄에 의존한 채로 허리를 뒤로 꺾었다. 그 상태에서 전방에 힘찬 함성을 발사하기도 했다. 잠시나마 스트레스가 풀렸는지 상쾌한 느낌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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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30분가량의 '내 호흡 걷기'가 진행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이나 참여자들의 성향에 따라 진행 시간은 유연하게 변동된다. / 신비로운 크리스털 싱잉볼. 싱잉볼의 진동을 통해 우리 몸의 세포가 지닌 고유한 진동을 회복시킨다. / 본격적인 싱잉볼 명상에 앞서 복식호흡 명상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는 K-QUEEN들. 복식호흡 명상이 끝난 뒤에는 매트 위에 일자로 누워 명상을 즐겼다. / "크리스털 싱잉볼 너무 좋던데요?" 명상이 끝난 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에게 싱잉볼에 대한 질문이 폭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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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꼭 체험해보고 싶었어요. 오늘이 2020년 들어 가장 많이 걸은 날인 것 같습니다. 격하거나 힘든 운동이 아니라서 제대로 힐링의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K-QUEEN 8기 신경림


'밧줄 스트레칭'이 끝난 뒤 '내 호흡 걷기'가 시작됐다. '내 호흡 걷기'란 명상과 이완을 위한 걷기다. 현대인의 일상 사이클은 언제나 정신없다. 바쁜 하루를 살다 보면 움직임, 호흡 등을 의식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팔을 들었다가 천천히 내려놓는 사소한 움직임만으로 몸속 사이클은 금세 이완 상태로 바뀐다. '내 호흡 걷기'의 이상적인 횟수는 숨을 들이마실 때 세 걸음, 내쉴 때 다섯 걸음이지만 그보다 자신에게 맞는 걸음 수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잡념을 떨쳐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리는 넓은 간격을 두고 한 줄로 숲길을 걸었다. 앞 사람과의 간격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느리게 걷는 것 자체에 초점을 뒀지만 점점 몸이 이완되는 것이 느껴졌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에 맞춰 걸음을 맞추다 보니 발바닥 밑으로 푹신한 숲길의 감각까지 고스란히 전달됐다.

우리는 '내 호흡 걷기' 방법을 유지한 채로 다음 장소인 명상장까지 걸었다. 그곳에선 크리스털 싱잉볼이 우리를 맞이했다. 싱잉볼은 티베트나 네팔, 인도 등 히말라야 지역에서 사용하던 명상 악기다. 그릇처럼 생긴 싱잉볼을 두드리거나 문지르면 특유의 울림과 파장이 일어난다. 이는 우리의 뇌세포를 자극해 급격하게 몸을 이완시킨다. 널찍하게 펼쳐진 평상에 앉아 먼저 마음을 가다듬었다. 가부좌 상태로 복식호흡과 함께 5분가량 짤막한 명상을 마치자 이내 싱잉볼의 묘한 소리가 산림을 가득 메웠다. 잔잔하면서도 깊게 울리는 파동이, 우주의 소리처럼 이질적이고 신비롭게 느껴졌다. 30분이 지났다. 싱잉볼 소리에 푹 빠진 우리는 개운한 안색으로 일어났다. 살짝 미소 띤 얼굴들에는 만족감이 넘쳤다. 부쩍 차가워진 체온을 달래기 위해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둥글게 모여선 우리는 방금 전의 놀라운 체험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그중 제일 핫한 화두는 우리 모두를 까무룩 잠결로 몰아넣은 싱잉볼의 위력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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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거울놀이'를 준비하면서 잠시, 숲의 모습을 비춰봤다. 눈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숨겨져 있었다. / 직접 만드는 오방색 팔찌를 다른 체험자에게 직접 끼워주면서 칭찬 한마디.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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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걱정스러운 뉴스가 나와서 불안했어요. 그런데 사람이 많이 없고 확 트인 공간을 걷다 보니 불안을 해소할 수 있었죠. 걷고 만들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K-QUEEN 8기 김보배


'싱잉볼 명상'까지, '숲 치유'의 주요 프로그램이 모두 끝났다. 3시간가량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만큼 온전히 산림에 푹 빠진 시간이었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우리는 왔던 길로 다시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하산하는 길에 좀 더 산림을 즐기자는 취지로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거울놀이'를 제안했다. 측면이 오목하게 파인 거울을 콧등에 끼운 채로 거울에 비친 산림의 전경을 시선에 담는 놀이다. 시선이 본인의 콧등 쪽으로 쏠리다 보니 조금만 집중해도 마치 공중에 붕 뜬 채로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토록 다양한데 내가 본 게 맞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조금만 달리 보면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거울놀이'는 그 취지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힐링숲을 나서기 바로 직전, 우리는 이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특별한 기념품을 만들었다. 체험자들의 무병장수와 삶의 안녕을 기원하는 오방색 팔찌다. 실을 직접 꼬고 매듭을 지어 팔찌를 만들고, 내가 아닌 다른 체험자에게 선물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전영신 산림치유지도사는 상대방이 팔찌를 만들 동안 가만히 서 있지 말고 서로에게 낯간지러운 칭찬을 세 가지씩 해보라고 제안했다. 우물쭈물하며 상대방 눈치를 보다가 웃음이 터졌다. 3시간 동안 힐링숲을 거닐고 자연과 만나면서 느꼈다. 숲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게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을, 그동안 왜 간과하며 살았는지. 숲은 우리가 마음을 여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활짝 열린 마음으로, 내가 먼저 숲 속 힐링의 세계에 와락 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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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한 마음 반, 아쉬운 마음 반으로 하산했다. 숲의 매력에 푹 빠진 우리 모두는 힐링숲과의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힐링캠퍼스'란?

곤지암리조트의 힐링캠퍼스에서는 자연 환경 속에서 공인된 전문가와 함께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스트레스, 어린이 숲 학교, 숲 태교, 만성피로, 리더십, 소통 및 협력 등 다양한 테마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힐링 모듈은 약 70여 가지다. 모든 프로그램은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개발부터 품질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서울대학교 웰니스 연구팀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숲 치유, 수 치유, 명상, 요가 등이 있다.

주소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 문의 031-8026-6777

CREDIT INFO
에디터
박주연
사진
지다영, 한국산림복지진흥원, 그린닥터
2020년 06월호
2020년 06월호
에디터
박주연
사진
지다영, 한국산림복지진흥원, 그린닥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