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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선진국 대만의 친환경 라이프

집집마다 반려식물을 키우고 고목을 치료할 때 이웃에게 양해를 구할 만큼 대만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On June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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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재로 지은 대만 최초의 친환경 도서관, 베이터우 도서관의 풍경.

▲ 목재로 지은 대만 최초의 친환경 도서관, 베이터우 도서관의 풍경.


어느 날 타이베이 동먼 지역에 사는 지인의 집으로 향하다 골목 어귀에서 백 년 넘은 고목에 팻말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3일간 치료를 위해 수술을 하니 이웃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나무가 수술한다고 이웃의 양해까지 구할 일인가 싶었지만 대만인들이 기본적으로 지닌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며 공존하자’는 마인드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대만에서 길을 지나다 보면 집집마다 반려동물만큼이나 반려식물을 키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과실나무부터 야자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또 버블 밀크티의 원조국답게 대만인들은 음료를 참 많이 마시는데 이때도 그들의 에코 라이프는 빛을 발한다. 주로 텀블러를 사용하고 부득이하게 일회용 컵을 사용해야 할 때는 종이 컵홀더 대신 패브릭 컵홀더에 넣어 간다. 패브릭 컵홀더는 우리나라에서 익숙하지 않은 아이템이지만 대만인들에게는 가방 속에 항상 넣어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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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의 전기 스쿠터 ‘고고로’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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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인들이 항상 휴대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패브릭 컵홀더.


환경 보호를 위해 대만 정부는 2019년 7월부터 편의점 및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2030년부터는 일회용 용기의 사용까지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대만의 친환경 라이프는 더 주목받게 됐지만 대만인들은 본래 친환경 제품과 아이디어에 대해 관심이 많다.

‘스쿠터업계의 테슬라’라 불리는 전기 스쿠터 ‘고고로(Gogoro)’의 탄생지가 대만인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대만은 전체 인구 약 2,300만 명 가운데 1,400만 명이 스쿠터를 사용하는 나라다. 기존의 전기 스쿠터는 별도의 충전소 없이 집에서 각자 알아서 충전해야 했다. 반면, 고고로는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듯, 스쿠터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고스테이션’이라 불리는 충전소를 찾아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최근 고고로는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몸체를 만든 신모델을 선보이며 친환경 회사의 이미지를 더 견고히 했다. 제품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며 지은 건축물도 있다.

대표적인 건물이 타이베이 시립 도서관의 분관인 ‘베이터우 도서관’이다. 2006년에 문을 연 이곳은 큰 창문으로 채광해 전기 사용을 줄이고, 지붕을 태양광전지로 덮어 전기를 자가발전 하도록 고안됐다. 빗물은 따로 저장해 변기 물을 내릴 때 사용한다. 이 건물은 아시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건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만에는 페트병으로 만든 건물, 에코아크(EcoArk)도 있다. 3층 건물인 에코아크는 150만 개의 재활용 페트병을 벽돌로 활용했는데 방음 효과가 우수하고 단열 효과도 높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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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 중심가에서든 골목에서든 초록이 우거진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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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유미지

<코스모폴리탄> <M25> 등의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썼다. 대만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이곳저곳에 글을 기고하며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유미지
2020년 06월호
2020년 06월호
에디터
하은정
글·사진
유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