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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엔 이 책을 꺼내 읽어요

On June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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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파커는 영화 <스타 탄생>(1937) 시나리오를 써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영화 <스타 탄생> 스틸 컷과 포스터.

여자의 책방
불꽃, 먼지가 되다

“술에 취하고 춤추고 웃으면서 거짓말을 늘어놓고 / 사랑을, 밤새 돌아가며 나눈다,/ 내일이면 우리 모두 죽을 운명이니까! / (그러나, 슬프도다, 우리는 결코 죽지 않을 테니.)” -도로시 파커의 ‘이교도들의 잘못’

슬퍼하지 말지어다. 이 시를 쓴 도로시 로스차일드 파커 또한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었다. 시처럼, 곧 죽을 것처럼 삶을 불태우며 살았던 이였다. 시인이었고 단편소설가였으며 문학 비평가였고 시나리오 작가였던 그녀. 다양한 장르의 글을 오가며 모든 장르에서 비상하게 두각을 나타냈던 그녀. <보그> <배너티 페어> <라이프> 등의 잡지에서 드라마 논평을 쓰는 평론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그녀는 스물아홉이던 1922년에 ‘그런 작은 그림처럼(Such a Pretty Little Picture)’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소설가가 됐다. 1925년에 출간한 첫 번째 시집 <이너프 로프(Enough Rope)>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1929년에는 자신의 자서전 격인 단편소설 ‘빅 블론드(Big Blonde)’로 오 헨리상을 받았으며, 1937년에는 영화 시나리오 <스타 탄생(A Star is Born)>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거침없고 신랄하기로 유명했고 인권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1920년대에는 뉴욕의 전설적인 비평가였고, 1930년대에는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시나리오 작가였다.

그러나 개인적인 삶은 불행했다. 어렸을 때 고아가 돼 힘겹게 살아낸 그녀는 알코올중독과 이혼, 나쁜 남자와 낙태, 우울증과 자살 시도, 가난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홀로 말년을 보내던 그는 1967년 센트럴 파크 근처 볼니 호텔의 한 작은 방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녀는 10년간 이어진 ‘알곤퀸 라운드 테이블(Algonquin Round Table)’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맨해튼의 알곤퀸 호텔은 그녀가 한때 살았던 곳이다. 지금도 1106호는 ‘파커 스위트’라는 이름으로 특별하게 취급받는다. 1919년에 만들어진 이 모임은 당시 미국 문단에서 가장 유명한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셔스 서클(Vicious Circle)’이 주도한 작가 모임으로, 당대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잡지 <뉴요커> 창립자인 헤럴드 로스, 영화배우 로버트 벤츨리, 하포 마스, 극작가인 조지 S.코프먼, 소설가 에드나 페버 등 시인, 극작가, 평론가, 감독, PD, 출판·언론인, 배우 등이 참여한 이 모임은 그저 점심시간에 둘러앉아 술과 식사를 함께 하며 시사와 문학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게 활동의 전부였지만 이곳에서 많은 예술 작품이 태어났다. <뉴요커> 또한 이곳의 인연으로 창간됐다. 존 F.케네디의 어린 시절 소원 중 하나가 ‘알곤퀸 라운드 테이블’ 멤버가 되는 것이었다는 일화는 당시 이 모임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자유와 인권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할리우드를 경색시킨 반공주의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다 좌파 운동가로 찍혀 미연방수사국(FBI)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 ‘낙인’에 부응하듯 그녀는 자신의 전 재산을 흑인 차별에 맞서 싸우던 마틴 루터 킹과 흑인 인권단체인 NAACP 재단에 기부했다. 그녀가 일으켰던 것은 불꽃이었지만, 그의 묘비명은 겸손하다. “먼지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글 박사(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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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내 마음은 ‘봄’입니다>

    행복한 갱년기를 위해 ‘다이어트’가 필수다. 저자는 살이 빠지지 않는 원인과 해법을 제시한다. 특정 부위의 살이 안 빠지는 사람에게 유용한 다이어트 방법도 알려준다. 정윤섭, 서울문화사, 1만4천8백원

  • <크라이시스 마케팅>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지, 기업과 조직, 개인은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김기찬·허마원 카타자야·후이 덴 후안·아이만 타라비쉬, 시사저널사, 1만2천원

  •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방송작가 김국시의 첫 에세이로,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방송계에 입문한 뒤 막내 작가로 6년간 일하며 겪고 느꼈던 일을 풀었다. 프리랜서의 생생한 경험담이 녹아 있다. 김국시, 한겨례출판, 1만2천원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박주연
사진
영화스틸컷
2020년 06월호
2020년 06월호
에디터
하은정, 박주연
사진
영화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