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기금 모금? ‘패스~’
세계 30여 개국이 3시간에 걸친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74억 유로, 우리 돈 10조원 규모의 기금을 모금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 기부한 유럽 국가들 속에서 우리나라는 600억원의 기금을 약속했다. 화상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하기 전에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하며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에 의한, 세계를 위한 21세기의 특별한 공공재가 될 것이라는 정상들의 성명에 동참했다. 한편 각국의 언론들은 일제히 세계 1위 경제 대국 미국의 불참을 비난하고 나섰다.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이기도 한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백신 독점의 속내를 드러내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 인터뷰를 통해 “연말까지 백신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언장담했다.
아베, 대국민 사과 “죄송합니다”
코로나19 긴급사태를 거듭 연장한 일본에서는 ‘아베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정부는 도쿄 등 7개 도부현을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 이후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4월 16일 긴급사태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연장을 거듭하던 긴급사태는 지난 5월 14일 전국 47개 도도부현 광역지역 가운데 39곳이 해제됐고, 여전히 두 자릿수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소극적인 대응으로 감염자가 급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아베 총리는 긴급사태 연장과 동시에 대국민 사과를 전했다. “중소규모 사업자가 엄중한 경영 환경에 놓인 고통은 뼈 아프게 알고 있다”며 고개를 숙인 그는 “애끓는 심정이다. 내각 총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긴급사태 선언을 끝내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방역 단계를 완화한 한국과 달리 여전히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일본의 상황에 아베 정권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검사 축소 의혹부터 불량 문제가 야기된 ‘아베 마스크’까지, 그의 내년 임기 연장에도 ‘빨간불’이 켜질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바이러스보다 독한 ‘흑인 인종차별’
프랑스에서 불거진 의료 전문가들의 ‘막말’에 프랑스 국가 전체가 세계적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초,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연구진이 한 TV 토론회에 출연했다. 파리 병원의 한 연구원이 “백신 연구를 마스크도 치료제도 없는 아프리카에서 하는 건 어떠냐”고 운을 떼자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장은 대수롭지 않게 “아프리카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았고 이러한 모습이 전파를 타자 세계 각국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카메룬 출신 축구 스타 사무엘 에투는 두 사람을 “살인자들”이라며 분노했고, 코트디부아르 출신 축구 스타 드로그바는 “아프리카인을 인간 기니피그로 취급하지 말라”며 일침을 가했다. 중국에서는 근거 없이 흑인들을 강제 격리 대상으로 분류하거나 쇼핑몰, 맥도날드 등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해 거센 반발이 일었다. 코로나19의 해외 역유입에 대한 우려가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로 번지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WHO는 중국편?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발원국인 중국을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등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여전히 중국 감싸기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월 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까지 나서 코로나19의 발원지를 중국으로 지목하며 중국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중국이 수준 이하의 연구소를 운영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중국 연구소의 실패 결과로 전 세계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WHO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1만 5,000개의 유전자 배열을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모두 자연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주장에 반대했다. 중국의 대표 언론 <환구시보> 역시 폼페이오의 주장에 대해 “증거를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고비는 넘겼다! ‘경제 정상화’ 시동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난 분위기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이탈리아는 50일 넘게 이어온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각종 상점과 공장이 문을 열고 약 450만 명이 업무에 복귀했다. 여전히 식당은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결혼식은 금지됐으며 장례식은 최대 인원 15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하루 확진자 6,000명에 육박하던 절정의 순간에 비하면 확실히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탈리아 외에 스페인, 벨기에,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의 각국에서도 ‘경제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각국은 중소 상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고 소비자와 접촉이 없는 업체의 재가동을 허용했으며 지역 이동 제한에 대한 봉쇄조치를 속속 완화했다. 한편 코로나19의 확실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실적으로 완전히 소멸할 수 없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추운 계절이면 반복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각국은 백신 개발에 공동의 노력을 최대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