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소이는 예쁘다. 그저 예쁘기만 한 여배우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예쁨이 있다. 큰 키에 각진 턱, 크지 않은 눈에 까무잡잡한 피부까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윤소이가 지니는 '예쁨'은 매우 특별하다. 2001년 한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녀는 2004년부터 쉬지 않고 배우로 활동해왔다. 특유의 '예쁨'을 내세우거나 늘씬한 몸매를 무기로 삼지도 않았다.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 <역전의 명수> <무영검>과 SBS 드라마 <유리의 성> <그래, 그런거야>, KBS2 드라마 <태양의 계절> 등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종잡을 수 없이 다채롭고 다양하다. 그래서일까? 데뷔 15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배우 윤소이는 여전히 낯설고 신선하다. 시간이 흘러도 그녀를 마주하는 시간은 늘 새롭고 무구하다.
드라마 <태양의 계절> 이후 긴 휴식기를 보내고 있네요.
사회적 거리를 두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말 그대로 '집콕' 생활을 하고 있어요. IPTV나 넷플릭스를 보며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까지 섭렵하고 있죠. 또 하루 종일 늘어져 있기보단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최대한 해보려고 해요. TV에 나오는 20분짜리 요가를 따라 하기도 하고, 유튜브로 수세미 뜨기를 배우기도 하고요. 식사 준비를 자주 하다 보니 덕분에 요리 실력도 조금 는 것 같습니다.(웃음)
여전히 완벽한 몸매가 부럽습니다.
살이 잘 찌지 않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꾸준히 운동을 하려고 노력해요. 근력 운동이 힘들면 집에서 스트레칭이라도 꼭 하려고 하죠. 요즘은 IPTV나 유튜브를 통해 일대일 레슨처럼 들을 수 있는 콘텐츠가 많잖아요. 간단한 코어 운동이나 스쿼트, 폼롤러 마사지 등 영상을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며 관리하고 있어요.
윤소이가 생각하는 '건강한 삶'은 무엇인가요?
사고와 마음가짐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육체적 실천보다는 스스로의 정신을 비워주고 맑게 가꾸는 일이 가장 먼저죠. 저 역시 매일 짧게는 3분, 길게는 10분 정도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을 통해 '건강한 삶'을 만들고 있어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직접 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된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제 긍정적인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고요.
3년 차 부부의 삶은 어떤가요?
동갑내기에 둘 다 배우 일을 하다 보니 공감과 소통이 잘되는 편이에요. 아주 사소한 일부터 큰 문제까지 서로 숨김 없이 대화하고 공유하죠. 반면, 각자의 공간이나 시간은 최대한 존중하려고 하고 있어요. 서로의 취미나 대인 관계에 대해 자유를 주다 보니 오히려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살고 있고요.
결혼, 추천하나요?
아주 적극 추천합니다.(웃음) 저희는 부부지만 때로는 연인처럼, 친구처럼, 동료처럼 좋은 일도 슬픈 일도 모두 함께해요.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응원해주는 반려자가 있다는 것이 그저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신랑을 만나고 나서부터 제가 더 좋아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도 행복한 순간이 훨씬 많아졌고요. '혼자'의 장점보다는 '부부'로서 가지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부부간의 갈등은 어떻게 푸는지 궁금해요.
3년 차 신혼부부라 그런지 아직까지 큰 위기는 없었어요. 사실 여기에는 신랑의 배려와 이해심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고요. 아직까지 저한테 화를 내거나 삐진 적조차 없는 사람이거든요. 흔히 말하는 '부부 싸움'에 버금갈 만한 갈등조차 없었어요. 간혹 제가 삐질 때는 있지만 신랑은 스펀지처럼 제 응석도 다 받아주는 편이에요. 항상 저를 위하고, 생각해주고, 양보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부딪히기가 힘든 사람입니다.
SNS를 보면 세상일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이슈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요. 나이가 들고 있다는 방증 같기도 하지만 싫진 않습니다.(웃음) 얼마 전에는 김혜수 선배님의 지목으로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어요. 평소에도 코로나19와 사투 중이신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는데, 김혜수 선배님 덕분에 고맙게도 기회를 얻게 됐죠. 어렸을 땐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이 나이가 드니 관심이 생기고 좀 더 지그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이 드는 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고요.(웃음) 시간이 흐를수록 저 역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살다 보니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제가 어려울 때 손 내밀어준 사람, 아낌없이 응원해준 사람, 긍정 에너지를 전해준 사람 등 많은 사람에게 받은 선한 영향을 저도 아낌없이 돌려드리고 싶어요.
요즘 제일 큰 관심사는 뭔가요?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행복'이에요. 날마다 행복할 수 있는 것들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고 있죠. 요즘은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1분 1초 매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에 관심이 많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무엇보다 제가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은 요즘입니다. 아,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통 제 관심은 반려견 '연타니'와 '석타니'에게 집중됐답니다.(웃음) 반려견 패션이나 반려견 먹거리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사람도 이렇게 '집콕'만 하니 답답한데 이 아이들은 얼마나 답답할까요? 얼른 코로나19가 잠잠해져 연타니, 석타니와 맘껏 뛰어놀고 싶어요. 올봄은 만끽하지 못했지만 올여름은 꼭 만끽하길 바라면서요.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과찬이십니다. 저는 좋은 사람이라기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에요. 아직 그런 과찬을 듣기에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고요. 저 역시 가끔 이기적이거나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릴 때가 있어요. 괜한 오기와 자존심에 상대를 힘들게 하고 스스로를 아프게 할 때가 있죠. 그럴 땐 제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보며 따라 하고, 영향을 받으려고 노력해요. 그들의 마인드나 행동을 들여다보면 저와는 다른 영리하고 지혜로운 선택들을 찾을 수가 있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할 예정이에요. 그럼 좋은 사람이 되진 못하더라도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 사람'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웃음)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좋은 사람뿐만 아니라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는 대중뿐만 아니라 스태프, 방송사 그리고 그 작품에도 좋은 영향을 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연기적으로는 주어진 역할을 온전히 해내며 작품에 맞게, 캐릭터에 맞게 가장 그 인물다운 연기를 펼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 배우 윤소이에게 주어진 역할도 그렇고요. 장르나 역할에 관계없이 언제든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간 윤소이로서의 꿈은요?
역시 '행복한 사람'이겠죠?(웃음) 제 삶에서 '행복'이 차지하는 비율이 정말 커요. 무언가를 먹을 때도, 누군가를 만날 때도, 무엇을 할 때도 '내가 행복한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죠. 행복하지 않은 일은 잘 못 참고 잘 못 견디는 편이에요. 다 제가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데 불행해하면서 억지로 이어가는 건 시간이 너무 아깝잖아요. 요즘 저는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충분히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이라 여기서 무언가를 더 꿈꾸는 건 욕심 같지만, 굳이 꼽자면 지금처럼 '행복한 사람'을 유지하는 게 제 꿈이에요. 제 삶과 제 사람들에게 늘 감사함과 소중함을 아는 윤소이가 되겠습니다.
배우 윤소이는 좋은 사람이다. '과찬'이라며 손사래를 치는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참 좋은 사람이다. 남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좋은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이미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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