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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원♥진화 - 우리는 괴짜 가족

이상한데 자꾸만 눈길이 간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좌충우돌 일상, 한 명 한 명 살아 있는 캐릭터…. 함소원과 남편 진화, 그리고 시어머니의 이야기다.

On April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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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원·진화 부부는 뛰어넘은 게 많다. 국경을 뛰어넘었고, 18살 나이 차를 뛰어넘었다.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하면서는 사람들의 선입견마저 가뿐히 뛰어넘었다. 방송에서 부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상당히 리얼하다. 사소한 것으로 싸우고 토라지고, 또 화해한다. 어린 남편과 함께하는 아내의 일상과 며느리와 아들 사이에서 쩔쩔매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여과 없이 그려진다. 이건 리얼이다.

함소원·진화 부부와 함께 '중국마마'라 불리는 시어머니를 만났다. 함소원은 시어머니를 살뜰히 챙기느라 바빴고, 시어머니는 화보 촬영장이 생소하면서도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촬영 소품으로 준비한 음식을 먹어 당황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고, 난감한 포즈를 취하느라 '웃픈' 상황도 있었지만 함소원 특유의 재기 발랄함으로 위기를 넘겼다. 시어머니는 그런 며느리가 꽤나 든든한 모양이다. 이 가족의 일상은 흡사 시트콤을 보는 듯하다. 아무튼 이 가족, 재미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독특해요.
함소원(이하 함) 저와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않아요(함소원과 시어머니의 나이 차는 12살이다).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언니 같아요. 한국에서 <아내의 맛>에 출연하면서 어머니의 숨겨져 있던 끼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오늘 화보 촬영만 봐도 그래요.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포즈를 취하시잖아요. 카메라를 무서워하지 않으세요. 또 연예인을 해도 될 정도로 끼가 다분하시죠. 어머니도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것 같다고 좋아하세요.

진화(이하 진) 어머니와 아내의 관계는 특이하면서도 특별해요. 서로가 서로를 챙기기에 바빠요. 저로선 어머니에게도, 아내에게도 고마울 따름이에요. 저는 아직도 방송 출연이 떨리고 어색한데, 긴장을 안 하는 어머니를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어머니는 역시 우리 어머니예요.(웃음)

벌써 결혼 3년 차예요.
그동안 참 싸우기도 많이 싸웠네요. 신혼 초에는 별거 아닌 걸로 많이 싸웠던 것 같아요. 저는 성격이 좀 급한 반면 남편은 느긋해서 많이 부딪쳤어요. 이를테면 이런 거예요. 저는 식사 후 바로 치워야 하는 성격인데 남편은 한꺼번에 치우는 스타일이죠. '이것 좀 치우고 쉬자' '조금 쉬었다가 치우자' 이러면서 싸웠어요.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그를 받아들였어요. 싸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로는 안 싸워요. 서로 한 번쯤 참고 넘어가죠.

결혼 후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 같아요. 남자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아빠로서…. 각각의 역할에서 많은 걸 배웠고 느꼈어요. 아내와의 관계도 더 돈독해졌죠. 여러 번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어린 남편과 사는 건 어떤가요?
남편이 집안에서도 막내아들로 자랐기 때문에 평소에도 사랑을 많이 받아야 해요. 조금만 관심을 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죠. 늘 애정 표현을 해줘야 해서 챙겨야 할 것이 많다는 점에선 힘들지만 꽤 든든하고 늠름한 면모가 있어요. 요즘엔 오히려 연상인 남자와 결혼했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친구처럼 아옹다옹하며 사는 게 좋아요.

우리 부부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알아요. 그런데 저는 아무 상관없어요. 우리만 좋으면 그만 아닌가요?

<아내의 맛> 출연 후 대중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이 정도로 반응이 좋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우리 가족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결혼 후 부부가 겪는 시행착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이야기,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고충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거든요. 내숭이 없었죠. 시부모님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더 리얼하게 그려지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어머니가 좋아하세요.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오신 분들이라 이렇게 끼가 다분할 줄 저도 몰랐어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걸 즐기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워낙 낙천적인 분이라 그런 것 같아요. 방송 출연은 여러모로 우리 가족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살아보니, 결혼은 추천할 만한가요?
결혼 후 만족도는 95% 이상이에요. 남편도 좋고, 시부모님도 너무 좋아요. 이렇게 자주 시부모님을 만나게 될 줄 몰랐는데, 자주 만나니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아이를 낳은 게 가장 좋아요. 아이로부터 얻는 행복감이 분명히 있고, 그건 다른 어떤 것과도 견주지 못할 정도로 크거든요. 이왕이면 젊을 때 낳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낳아 키우면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시킬 수 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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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언니 같아요. <아내의 맛>에 출연하면서 어머니의 숨겨져 있던 끼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오늘 화보 촬영만 봐도 그래요.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포즈를 척척 취하시잖아요. 이렇게 자주 시부모님을 만나게 될 줄 몰랐는데, 자주 만나니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늦은 나이에 엄마가 됐어요. 반대로 진화 씨는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됐죠. 어떤가요?
결혼 전과 후는 180도로 달라요. 생활 습관이며 마인드, 가치관 등 모든 게 바뀌었죠. 밤새워 놀았던 과거는 상상할 수 없어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 저녁 8시면 집에 들어와 딸과 놀아주다가 재우는 일상…. 화끈했던 성격도 조금은 차분해졌고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더 예쁜가 봐요. 어렸을 때 아이를 낳았어도 이런 마음이었을까요?

자유가 없어졌다는 점에선 아쉽지만 아이는 정말 예뻐요. 혜정이를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안 들죠.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예요. 딸의 볼에 얼굴을 마구 비비다가 아내에게 혼난 적도 많아요.

아이를 키우는 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이모님이 도와주시죠. 다행인 건 지금까지 제가 외출하려고 할 때 혜정이가 한 번도 울지 않았다는 거예요. 오히려 손 흔들며 인사를 해줘요. 그러면서 제가 안 보일 때까지 쳐다보죠. 그럴 때 '빨리 끝내고 들어와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씩씩하고 밝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돼요. 남편이 어렸을 때 농촌에서 살아서 순수한 면이 있는데, 그런 걸 많이 닮았으면 좋겠어요.

혜정이가 멋진 여성으로 자라길 바라요. 밝고, 예쁘고, 착하고, 능력도 있는…. 그런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저부터 멋진 아빠가 되어야겠죠?

육아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운동을 해요. 원체 운동을 좋아하는데 임신 이후 운동을 못 했어요. 몸이 근질근질했죠. 출산한 지 2주 만에 러닝머신에 올랐어요. 가벼운 걷기 운동부터 했습니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지친 몸을 이끌고 나와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죠. 운동으로 땀을 빼고 나면 기분이 좀 풀려요. 최근엔 시어머니와 함께 다이어트 DVD를 준비 중이에요. 어머니의 다이어트를 도우면서 저도 운동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성격이에요. 아내와 수다 떠는 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 하나죠.

어떤 엄마, 어떤 아빠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요?
우연히 읽었던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내 자식을 남의 자식같이 대충 키워라'라는 글이었는데 마음에 와닿았죠. '품 안의 자식'으로 키우지 않겠다는 뜻이에요. 아이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고, 그런 과정 속에서 자존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애지중지하는 마음을 티 내지 않으려고요.

평범한 아빠가 되고 싶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안한 아빠랄까요.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죠.

부부의 요즘 고민은 뭔가요?
둘째가 생기길 바라고 있어요. 나이가 나이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둘째 아이를 낳고 싶죠. 최근 여러 번 시험관아기 시술을 했는데 그때마다 실패했어요. 그러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졌죠. 병원에서 당분간은 자연 임신만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속상하지만 이참에 건강한 몸을 만들어볼까 해요.

사실 저는 둘째 욕심은 없어요. 큰딸 혜정이가 너무 예쁘기 때문에 둘째를 꼭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없죠. 다만 아내가 아이를 너무 원하니까…. 그래서 저도 노력하는 거예요. 지금은 아내의 몸이 많이 안 좋아진 상태라 조금만 기다렸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해보려고요.

함소원 씨는 10년이 넘는 시간을 중국에서 보냈어요. 중국 생활이 외롭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외로웠죠. 그래서 말을 빨리 배우려고 했어요. 언어를 습득하면서 친구들이 생겼고,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도록 열심히 놀았어요.(웃음) 비행기로 두 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에 향수병을 크게 느끼지는 않았어요. 힘들면 비행기 타고 와서 잠깐이라도 가족,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가면 며칠은 버틸 힘이 생겼죠.

그사이에 한국이 많이 바뀌었죠?
요즘 방송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이 변했구나' 싶어요. 촬영 현장 분위기도 바뀌었고, 시스템이나 구조도 좋아졌죠. 제가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일이 많았어요. 지금은 많이 투명해졌고, 그래서 일할 맛이 나는 것 같아요.

소속사를 찾아볼 생각은 없나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소속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내가 한국에서 얼마나 더 오래 일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혼자 활동하기로 결정했죠. 만약 혜정이 아빠가 자신의 나라인 중국에서 살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할 생각이거든요.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그런 생각을 하니 소속사에 얽매여 있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남편도 동의해줬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제가 다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그런대로 어려움 없이 활동하고 있어요. 남편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우먼센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재미있고 유쾌한 촬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가족 많이 사랑해주세요. 건강하시고요!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짜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 가족의 엉뚱 발랄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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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사진
이대원
헤어
소은(코코미카)
메이크업
미카, 지니(코코미카)
스타일링
전금실
2020년 05월호
2020년 05월호
에디터
이예지
사진
이대원
헤어
소은(코코미카)
메이크업
미카, 지니(코코미카)
스타일링
전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