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로 결핍된 영양소가 다르다면, 필요한 영양소도 다를 수밖에 없다. 청담힐의원 가정의학과 김민영 원장은 연령대별로 다른 밥상을 제안했다.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영양소가 있습니다. 임신기, 갱년기, 노년기에 필요한 영양은 모두 다릅니다. 그러니 가족의 취향이나 내 입맛만 고집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내 나이에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또 내게 부족한 영양소는 무엇인지 파악해서 생애 주기별로 식습관을 조절해야 합니다."
20대 딸과 60대 엄마가 한 밥상에서 밥을 먹더라도, 반찬은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소화와 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60대와 활동량이 많은 20대는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김 원장은 "나이만이 기준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실제 나이와 신체 나이는 다를 수 있으며 성별, 가족 구성원, 직업, 생활 습관이나 생활 패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같은 나이라도 남녀는 생활 습관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남성의 경우 술자리가 많아 술과 기름진 음식, 고칼로리 안주를 자주 먹게 됩니다. 살이 찔 수밖에 없죠. 반면 여성은 활동량이 부족하며 간식을 많이 먹고 탄수화물을 좋아합니다. 또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경우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와 식단이 많이 다릅니다. 자녀들이 출가해 혼밥을 하게 되면 집에서는 대충 먹고 모임에 나가서는 과식을 하는 경우도 많지요. 절식과 폭식을 반복하는 생활 습관을 갖기 쉽습니다."
김 원장은 골고루 먹으라고 조언을 하지만, 솔직히 쉽지 않다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음식을 하기 힘들거나 다양한 식단을 구성할 자신이 없다면 인근의 믿을 만한 반찬가게를 단골로 삼는 것도 좋습니다. 영양적으로는 시판되는 레토르트 음식과는 차이가 있죠. 특히 1인 가구는 요리를 해도 대부분 식재료가 남기 때문에 반찬을 사서 먹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민영 원장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건강염려증'을 꼽았다. 건강에 지나친 관심이 있어서 좋다는 음식만 찾아 먹다 보면 편식이 되기 쉽다.
"갱년기인 50대부터는 단백질이 많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잘 먹지 못하면 골다공증이 오고 기력이 쇠해질 수 있어요. 어린아이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면 좋아요. 면역력이나 근력, 뼈 등이 약해지는 시기라 음식을 각별히 잘 찾아 드셔야 합니다."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서 명약으로 포장된 아이템을 맹신하는 것도 문제다. 본인의 체질이나 평소 식습관에 대한 고려 없이 건강식품을 과도하게 받아들이면 건강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과용의 문제점이다.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는 음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식품으로 섭취했을 때 특정 성분의 과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예요. 약은 용량도 정해져 있고 성분도 명확하지만, 식품으로 특정 성분을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올 수 있거든요. 또 이것저것 섞어 먹다 보면 어마어마한 농도가 될 수 있으니까요."
김민영 원장은 건강식품을 맹신하다 보면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뭐든 정해진 범위 내에서 골고루 드시라고 권합니다. 어떤 식품이 좋다고 해서 과하게 드시지 말라고 해요. 차라리 특정 영양소가 결핍돼 꼭 섭취해야 한다면, 정해진 용량의 영양제로 복용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영양가 있는 것을 잘 골라 먹는다고 해도 대사가 좋지 못하거나 활동량이 떨어져 지방으로 축척된다면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 "식이요법을 이야기할 때는 운동을 빼놓을 수 없어요. 특히 나이 들수록 운동을 하지 않으면 팔다리 근육은 줄고 복부, 엉덩이, 허벅지에 살이 붙으며, 배가 나오는 내장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꾸준히 운동해야 하고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에는 시술밖에 답이 안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러기 전에 식사와 운동을 병행해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 vs 양방, 체질에 맞춰 식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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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체질 의학
WHAT
1965년 도쿄 한 학회에서 국내 한의사인 권도원 박사가 발표해 첫선을 보인 이론. 사람의 체질을 오장육부의 강약 배열에 따라 목양, 목음, 수양, 수음, 토양, 토음, 금양, 금음의 8가지로 구분하고, 체질에 따라 같은 병이라도 처방이 달라져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체질별로 체형, 성품, 재능, 취미, 체온 등에서 일정한 특성이 나타난다.
WHO
이유를 알 수 없는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찾는다. 자신의 체질을 찾은 뒤, 그 체질에 유리한 식단을 구성하게 된다.
HOW
8체질 진단은 한의원에서 진맥을 통해 이루어진다. 보통 한 번으로는 어렵고 3번가량 생활 습관과 진맥을 병행해 진단하며, 이 과정에서 침을 놓아 체질을 살피기도 한다. 보통 2~3주의 시간이 걸린다. -
지연성 알레르기 검사
WHAT
222가지 음식 중 개인에게 면역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항원을 찾는 검사다.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최대 3일까지 증상이 지연돼 나타나는 것을 '지연성'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증상이 늦게 나타나 어떤 음식이 그 원인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과일, 채소, 약초, 육류, 해산물, 유제품 등 음식이 그 대상이다.
WHO
주로 아토피 피부염처럼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다이어트를 하면서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찾는다. 최근 고지방·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인 키토제닉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검사로 꼽힌다.
HOW
지연성 알레르기 검사는 기본적으로 혈액 검사로 이루어진다. 병원에서 설문지를 작성한 뒤 상담을 하고, 혈액을 체취한 뒤, 영양제 처방을 받는다. 약 2주 후 혈액 검사 결과를 받는다. 222가지 중 내게 맞지 않는 음식에 대해 알 수 있다.
가족들의 식탁, 건강한가요?
8월 29일부터 9월 4일까지 <우먼센스> 독자 312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