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체육학과 출신인 그녀의 꿈은 체육 연구원이었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권투를 접하며 순식간에 인생이 바뀌었다. 탁월한 맷집으로 곧바로 프로 선수 테스트를 받고 데뷔했고, 올해 WIBA 슈퍼페더급(58.97㎏ 이하) 세계챔피언이 됐다. 이 모든 일이 5년 내에 일어난 일이다. 그녀는 한국 여자 프로복싱의 차세대 기대주 신보미레다.
복서가 된 계기는?
운동을 좋아해 체육학과에 진학했고 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다. 우연히 취미로 복싱을 했는데 적성에 맞는 것 같았다.
언제 '인생 운동'이라고 느꼈나?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체육관에 있는 한 오랜 경력자와 스파링을 했는데 놀랍게도 내가 상대를 제압했다. 이상하게 링 위에서는 자신감이 높아지더라. 그 순간이 내게 강렬하게 남았다.
이후 삶이 어떻게 변했나?
일단 공부하는 시간이 줄었다.(웃음) 학교를 다니면서 주말엔 아르바이트도 했는데 프로 선수로 데뷔한 뒤엔 훈련에만 올인했다. 오전 9시에 일어나 달리기와 근력 운동을 하고, 저녁 7시부터는 줄넘기와 자세 연습을 한 뒤 샌드백과 미트를 친다. 때로는 회원들과 스파링도 한다. 스케줄은 내 컨디션에 맞춰 자유롭게 짜는 편이다. 가끔씩 하루 종일 늘어져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타고난 복서'라는 수식어가 있다.
누군가에게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자들과 스파링해서 이길 정도로 본디 힘이 세기도 하다. 타고난 것과는 별개로 스스로 복싱의 매력에 빠지기도 했다.
복싱의 어떤 점이 좋았나?
누군가와 주먹을 주고받으면서 느끼는 쾌감이 있다. 상대가 있는 운동이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직한 운동이다.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이 적절히 섞여 있어 운동을 하는 만큼 몸도 좋아진다. 멘탈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내가 멘탈이 강한 편은 아닌데, 복싱을 하면서 누구보다 건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링 위에서는 경기에만 집중하니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로지 나와의 싸움일 뿐이고 그런 점에서 쾌감을 느낀다.
복싱과 함께하는 앞으로의 10년, 어떻게 변할까?
여자 복싱 선수의 수명이 짧은 편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리고 대한민국 복싱계에 한 획을 그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복싱은 나의 직업이기 이전에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이고, 나를 지탱해주는 종교 같은 운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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