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일타강사 '앙마코치' 한영빈
강남 골프계에는 '앙마코치'로 불리는 한영빈(엑스팩터 골프클리닉 원장)에게 골프 레슨을 받으면 실력이 일취월장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입문자를 비롯해 실력자까지 그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 줄 서는 이들이 상당수다. 그의 SNS에 업로드되는 원포인트 레슨 동영상의 조회 수는 순식간에 몇만 뷰를 돌파하곤 한다.
"골프는 잡힐 듯이 잡히지 않아요. 19살에 시작해 아침에 일어나 잠이 들 때까지 골프에 대한 생각만 하고 살았죠. 그렇게 실력이 늘다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고 자신감도 생겼는데 그 순간 정체기가 왔어요. 주위에서 마음을 비우라고 했지만 쉽지 않았죠."
정체기는 3년 동안 이어졌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았고 스스로 실력을 탓하길 반복했다. 그러다 '골프'에 대한 생각에서 한 발짝 떨어졌을 때 반등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골프 선생님이 '오늘은 샷 칠 때만 골프에 집중하고 걸으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음식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죠. 그날 원했던 스코어에 도달했어요. 골프를 즐기는 순간 실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거죠. 그때 나를 내려놓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았어요."
슬럼프를 극복하자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체력, 실력 모두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그 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슬럼프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단 생각을 했고 그렇게 골프 레슨을 시작했다.
"처음에 학생들을 가르칠 땐 '쉬운 건데 왜 못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되돌아보니 저 역시 '왜 못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더군요. 그 후 레슨할 때 칭찬을 많이 해요. 골프는 멘탈 게임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기본이거든요."
그는 골프와 동고동락하는 삶을 살면서 인생을 배웠다. 골프는 4명이 한 팀이 돼 플레이를 하는데, 서로 배려하며 함께 나아가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
"늘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하자고 되새겨요. 원래 성격이 급한 편인데 필드에 나가면 여유로운 사람이 되죠. 4명의 플레이어가 4~5시간 동안 함께 있으려면 호흡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최근 골프 아카데미를 확장 이전한 그에겐 새로운 꿈이 생겼다.
"골프는 정답이 없어요.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달라요. 그래서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형태의 수업을 하려고 노력해요. 신뢰를 주는 선생님이고 싶어요."
앙마코치의 나에게 맞는 강사 고르기
1 관전 수업을 하라 강사와 학생의 궁합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 수치에 강한 사람은 머리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눈으로 보고 따라 하는 것이 수월하다. 관전 수업을 하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수업을 하는지 알 수 있다.
2 원포인트 레슨을 받아라 관전 수업을 통해 스타일이 비슷한 강사를 찾았다면 적은 회차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다. 보는 것과 실전은 다를 수 있기 때문. 이때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성향을 알게 될 수도 있다.
3 기본기를 숙지하라 골프는 기본기가 중요한 운동이다. 초반에 올바른 동작을 숙지하지 못하면 후에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어 올바른 동작을 반복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 중엔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없기 때문에, 동작이 몸에 밸 때까지 전문가가 동작을 교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골프계 킹스맨 고영민 대표
'파렐'의 고영민 대표는 골프계에서 '킹스맨'으로 불린다. 클래식 골프 룩을 근사하게 소화하기 때문이다. 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우스갯소리로 그의 별명은 '고독사'. 잔디 위에서 멘탈이 흔들리는 법이 없어 그의 성에 '독사'를 붙인 별명을 얻었다.
애초에 그는 클래식 구두 브랜드를 론칭해 승승장구하다가 골프에 매료돼 기존 브랜드를 클래식 골프화 브랜드로 방향을 틀었다. 프로들과 셀러브리티들에게 사랑받는 국내 유일의 클래식 골프화 브랜드 '파렐'은 고 대표의 취향에서 시작된 것이다.
골프에 입문한 건 지난 2015년. 웨이크보드에 빠져 있던 그는 지인인 프로 골퍼의 추천으로 집 앞 골프 연습장에 등록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연습장의 홍보 영상까지 촬영하게 됐다는 그는 자연스레 골프에 흥미를 갖게 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잘한다고 하니 재미있고, 칭찬받으니 열정이 생길 수밖에.
"입문자들은 꼭 집 근처 골프장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초보 땐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아야 실력이 늘거든요. 기본기를 가르치는 건 어느 선생님이든 비슷해요. 저는 TV를 볼 바엔 연습장에서 논다고 생각하며 집 드나들듯이 갔어요."
모든 운동에는 성적이 있다. 골프의 경우 스코어가 '싱글'에 진입하면 꽤 치는 부류에 속하는데, 그는 1년 만에 싱글에 진입했다. 10년을 쳐도 싱글에 진입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는 '촉망받는 꿈나무'였던 것이다.
"촉망받으니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제 성격이 단순한 편이에요. 골프는 섬세한 운동이라 생각이 많을수록 어려워요. 예를 들어 많은 동작이 모여 스윙 하나를 이루는데,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하나하나 구분 지어 동작을 하다 보면 어지간한 멘탈로는 스윙이 꼬일 수밖에 없지요. 저는 공 앞에 성큼성큼 다가가 '공을 저기로 보내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고민 없이 시원하게 칩니다. 그게 제 스타일이죠.(웃음)"
그는 골프를 인생에 비유했다. 타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마치 인생에서 성공에 도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플레이어 4명과 한 팀을 이뤄 18홀을 도는 것은 마치 사회생활의 축소판 같다. 타인과의 경쟁, 배려, 자신과의 싸움이 동반된다.
"플레이를 하다 보면 인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점잖은 사람이 버럭 화를 내기도 하고 골프채를 던지기도 하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 골프의 묘미예요."
그가 골프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격식 있는 레포츠라는 점이다. 골프복은 엄연히 일상복과 다르다. 중요한 자리에 슈트를 입듯 라운드에서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저는 옷보다는 신발을 좋아해 클래식 골프화만 고집했어요. 골프화에 옷을 맞추는 식이었죠. 당시엔 해외 브랜드의 골프화를 주로 신었는데 클래식이라 그런지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예 만들어보자 싶었죠. 제가 만든 골프화를 신은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낼 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이렇듯 골프는 그의 인생을 크고 작게 변화시켰다. '파렐'이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게 했으며, 배려와 매너가 자연스레 몸에 배게 했다. 골프는 그에게 일이자 취미이고, 삶이다. 그래서 행복하다.
고영민 대표의 입문자를 위한 단계별 가이드
1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집 근처 연습장에 등록할 것. 3개월 정도는 슈퍼마켓 가듯 자주 드나들어야 한다.
2 초급자는 골프 클럽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 연습장에 구비된 장비를 사용할 것.
3 기본기를 익히기 전까지는 필드에 나가지 말 것. 자괴감에 골프가 싫어질 수도 있다.
4 나만의 스윙이 형성되기 전에는 여러 선생님을 접해보는 것도 좋다.
5 어느 정도 배웠다면, 스크린골프장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6 이제 자신에게 맞는 골프 클럽을 풀세트로 구매할 때가 왔다. 단, 중고 사이트를 이용해라.
7 처음 필드에 나갈 땐 반드시 선생님과 동행할 것. 실전은 다르다.
8 그렇게 1년이 지났다면 나만의 스윙이 자리 잡는다. 동시에 내 취향의 브랜드도 생긴다. 그때쯤 전문 피팅센터에 가서 클럽을 추천받아라. 그리고 내 실력에 맞는 신상 장비를 구매해라.
9 자, 이쯤 진도가 나갔다면 당신은 '골프매직'에 빠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