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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무엇이 달라지나?

오는 10월부터 서울·과천·분당 등 전국 ‘투기과열지구’ 31곳의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하반기 주택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On September 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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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8월 12일 당정 협의를 거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을 발표했다. 작년 ‘9·13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은 지 11개월 만에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라는 추가 규제를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는 151곳, 약 13만 가구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택 시장 뒤흔들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 상한제란 집값을 안정화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 건축비, 건설 업체의 이윤을 고려해 분양 가격을 산정할 때 상한을 두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는 제도를 뜻한다. 민간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된 것은 지난 2007년 9월부터다. 당시 전국에 걸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공공택지는 61개, 민간택지는 7개의 분양가 세부 항목을 공개하도록 했다. 그러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 위기 등이 겹치며 주택사업이 위축되자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했었다.

분양가 상한제 개정안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필수 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꿨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시 25개 구 모두와 경기도 과천시·광명시·성남시 분당구·하남시·대구시 수성구·세종시 등 전국 31곳이다. 나머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의 3가지 부수 조건은 ▲ 최근 1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할 것, ▲ 최근 3개월 주택 매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 ▲ 직전 2개월 월평균 청약 경쟁률이 5 대 1 초과 또는 국민주택 규모 주택 청약 경쟁률이 10 대 1 초과는 그대로 유지하되, 다만 해당 시·군·구의 분양 실적이 없는 경우 주택건설지역(특별시·광역시)의 분양가격 상승률을 기준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도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계로 앞당겨졌다. 이번에 개정되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당장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반포 주공1·2·4주구,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송파구 미성·크로바, 강동구 둔촌 주공 등의 재개발 단지들이 사업계획을 새로 짜야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 아파트의 분양가도 정부가 적정 수준에서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서울 강남구 등 일부 지역 재건축 아파트 등의 높은 분양가가 전체 부동산 시장의 재과열을 이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시세차익을 노린 ‘로또’ 아파트와 이러한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도 연장된다. 현재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은 3〜4년에 불과한 것을 인근 주택의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을 따져 이 기간을 5〜10년으로 늘렸다. 또한, 국토부는 조만간 주택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수도권 공공분양주택에 적용되는 최대 5년의 거주의무기간을 올해 안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도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입법 예고되고, 이후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초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집값을 잡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전매제한이 10년 이상으로 늘고, 거주의무기간이 5년으로 늘어날 경우에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 상한제는 공급자의 수익이 줄고 소비자 잉여가 커지는 것이므로 투기과열지구 중심으로 분양 시장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매제한 강화 및 의무거주기간 도입 조치로 묻지마 청약보다 무주택자와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해 심리적인 위축이 발생할 수 있고 주택 시장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 기존보다 저렴해진 분양 물량에 대해 기대가 맞물리게 되면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매제한이 10년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이 제한에 걸려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CREDIT INFO
취재
양혜원 기자(여성경제신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
2019년 09월호
2019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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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원 기자(여성경제신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