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의 터닝 포인트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통해 이름을 알린 가수 노지훈의 집을 찾았다. 노지훈은 작년 레이싱 모델로 활동하는 이은혜 씨와 결혼해 가정을 이뤘고 같은 해 아들 노이안 군을 얻었다. 그는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TV나 책에서만 봤던 인생의 무게를 조금 느끼게 됐는데, 주변에서는 좋은 쪽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밖에서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같지만 집이 주는 느낌이 다르다고 할까요? 아이와 아내가 반겨주고 늘 환한 집에 들어서면 혼자 살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집이 주는 위안, 에너지를 느껴요. 이런 에너지가 일할 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더라고요." 노지훈·이은혜 부부의 집은 화려하기보다 소박하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 놓인 가족사진과 부부의 취향으로 꾸민 거실 속 서재, 아기자기한 아이 방까지, 함께 꾸미고 채워 넣은 추억이 가득하다. '휴식'에 초점을 맞춰 마련한 가구와 소품, 식물은 해가 잘 드는 풍경과 어우러져 따스한 느낌을 준다.
여자, 엄마가 되다
결혼과 동시에 부모가 된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예전에는 저만 챙기는 삶을 살았다면 지금은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 늘었죠. 남편까지 아이가 둘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웃음) 해오던 일을 임신 이후 쉬게 되면서 약간의 슬럼프가 올 때도 있었지만 이안이를 낳고 난 뒤 집이 주는 즐거움이 더 커서 하나도 우울하지 않더라고요. 워낙 집순이였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 집에 있어도 심심할 틈이 없어요. 할머니께 어깨너머로 배운 재봉틀로 이안이가 쓸 모자와 옷도 실컷 만들고요." 아내 이은혜 씨는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말했다. 일하던 자신이 그립진 않을까 궁금했다. "최근에도 틈틈이 모델 일을 하고는 있어요. 예전만큼 활발하게 활동하진 못하지만 저에게는 이제 아내와 엄마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생겼으니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도 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이은혜 씨는 자신도 모르게 성격도 서서히 변했다고 했다. 노지훈은 "제가 긍정적인 타입이고, 아내는 오히려 시크하고 때론 개인주의적이기도 했어요. 근데 결혼하고 나서 점점 바뀌더라고요. 제가 트로트로 장르를 바꿀 때도 '이게 될까?' 고민하면 와이프가 '당연히 되지!'라고 격려하며 끌고 가는 타입으로요"라며 "서로 성격의 밸런스를 맞춰가며 진짜 가족이 돼가는 중인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집에서 찾은 행복
노지훈·이은혜 부부는 쉬는 날이면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함께 장을 보고, 아이와 산책을 한다. 또 저녁에는 이안이를 재우고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맥주를 마신다. 집이 주는 안정감이 좋아 더욱 집돌이, 집순이가 된 그들이 즐기는 데이트다. 이제는 집에서 요리를 하거나 무언가를 만들며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제일 좋다고.
특히 이은혜 씨는 잠들기 전 부부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제일 좋아한다. "이 집을 꾸밀 때 침실에서 TV를 빼기로 했어요. 잠들기 전 서로 손잡고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방해받기 싫더라고요. 그 시간을 기다리며 하루의 힘듦을 버틸 때도 있어요. 남편의 수고했다는 한마디에 위로를 많이 받고, 저도 밖에서 고생했을 남편을 토닥여줘요." 이는 초기부터 아이와 '분리 수면'을 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제가 잘 때 예민한 편이에요. 그래서 아내에게 처음부터 아이는 분리해서 재우자고 제안했어요. 육아법에 대해 같이 공부도 많이 했죠. 이안이도 처음에는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서로 적응해가고 있어요." 아이도 소중하지만 부부 사이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초보 아빠의 당찬 결심이 가족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가정은 행복을 저축하는 곳이며, 얻기보다 주기 위해 이뤄진 가정은 행복해진다고 한다. 이제 막 부부, 부모로서 첫걸음을 뗀 두 사람은 어떤 가정이 행복한 가정인지 이미 답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