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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려의 워킹맘 다이어트

개그우먼 김미려와 그녀의 딸 정모아 양이 카메라 앞에 섰다. 둘째 아들을 낳은 지 6개월 만에 부쩍 예뻐져서 돌아왔다. 김미려의 다이어트 성공기.

On July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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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 오프 숄더 원피스 수영복 레브레브.


김미려는 "김 기사~ 운전해~"를 유행시킨 일명 '사모님' 개그로 유명하다. 잘나가는 개그우먼으로 승승장구하다 결혼 후에는 배우 정성윤의 아내이자 딸 정모아 양, 아들 정이온 군의 엄마로 불렸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라는 수식어를 떼고 보면 더 많이 보이는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 상대방을 웃기는 위트와 재치, 씩씩하고 강단 있는 굳은 성격, 스스로도 자부하는 의리, 약속은 꼭 지키는 책임감….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해 12월 둘째 이온 군을 출산하고 74kg까지 찌면서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온 김미려가 약 14kg을 감량했다. 몸매는 날씬해졌고 표정은 밝아졌다. "귀엽다"던 남편이 "예쁘다"고 말한다. 딸 모아도 예뻐진 엄마가 좋은 모양이다. 혹독한 자기 관리가 그녀 자신은 물론 주변까지 바꾼 셈이다.
 

14kg 감량의 비결 '깻잎'

다이어트 화보 촬영은 처음이죠?
둘째 이온이를 출산한 뒤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거라 살을 많이 빼기는 했지만 이렇게 수영복을 입게 될 줄은 몰랐어요. 노출이 과한 의상도 처음이라 부끄럽긴 하지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나는 예쁘다' '나는 날씬하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찍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되네요.(웃음) 딸 모아와 함께할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딸이 저랑 사진 찍는 걸 좋아하거든요.


다이어트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니잖아요. 엄마들에게는 가장 힘든 게 다이어트죠.
이온이를 낳고 몸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무릎과 허리 관절에 적신호가 켜졌죠. 셋째도 낳고 싶은데 그러려면 무엇보다 제가 건강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다이어트 식단으로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는데 하도 먹으니 나중엔 아무 맛도 없는 거예요. 미각을 만족시켜줄 채소를 찾다가 평소 좋아하는 깻잎을 잔뜩 넣어 먹어봤죠. 웬걸, 신세계더군요. 그래서 모든 음식에 깻잎을 넣어 먹어요. 주스에도, 밥에도, 샐러드에도…. 깻잎 덕분에 힘든 다이어트가 슬프지 않았달까요. 사실 깻잎이 다이어트에 엄청난 효과가 있는 건 아닐 거예요. 스스로 만든 저만의 노하우죠.


다이어트를 가장 방해한 건 뭔가요?
남편요.(웃음) 힘들게 참고 있는데 떡볶이를 먹는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여간 고역스러운 게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맥주 마시는 소리를 듣는 건 더 참을 수 없었죠. 남편의 꾐에 넘어가 맥주를 마신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래서 일부러 "나 다이어트 중이야"라고 광고했어요. 인스타그램에 몸무게를 공개해버렸죠. 창피해서라도 빼려고요.


얼마나 뺐어요?
몸무게 앞자리가 두 번 바뀌었어요. 사실 대단하게 많이 뺀 건 아니에요. 워낙 골격도 크고, 통뼈라서 아무리 살을 빼도 몸무게에 큰 변화가 없는 몸이거든요. 그래도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빠진 오늘의 내 모습을 보면서 힘을 냈죠.


노출의 계절 여름입니다. 시작하는 다이어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게 다이어트 식단이잖아요.(웃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어느 정도는 맛있게, 그리고 푸짐하게 드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래야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거든요. 제 인스타그램을 본 아기 엄마들이 문의를 많이 해요. 아기 낳은 후 망가진 몸매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졌다면서 여자로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분들이 있죠. 자신감 회복을 위한 다이어트는 말리고 싶어요. 육아만 하기에도 힘든데 다이어트까지…. 스트레스가 폭발할지도 몰라요.(웃음) 다만 건강한 몸을 위해 다이어트하겠다는 분들에겐 무한의 힘을 드리려고 하죠. 전 운동은 거의 안 했어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에게 운동은 사치라 식단 위주의 다이어트를 했는데, 다른 워킹맘들도 저를 보면서 힘을 얻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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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탄 체크 니트 톱·블랙 하이웨이스트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오버사이즈 재킷 데무.

엄마, 아내 그리고 여자

'엄마' 김미려는 어떤 모습인가요?
한없이 부족한 엄마예요. 뭘 해주어도 부족한 것 같거든요. 이런저런 면이 다 부족하니까 그나마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해요. '재미'요. 재미있는 엄마가 돼야겠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시선에 맞춰 생각하고 표현하고 놀아주려고 하죠. 모아에게도 늘 "엄마는 네 친구야"라고 말해요. "엄마가 열 달 동안 고생해서 너를 낳았다"고 말하지 않고, "엄마가 배를 빌려줘서 모아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거야"라고 가르치죠. 저도 모아를 통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모아와 저는 친구나 다름없어요. 모아가 간혹 "야~"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달까요.


엄마의 현실과 이상은 많은 차이가 있죠. 궁극적으론 어떤 엄마가 되고 싶어요?
친구 같은, 부자 엄마가 되고 싶어요. 너무 솔직한가요?(웃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마음이 부자인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저한테만큼은 그 어떤 비밀도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음 부자'요. 돈도 많고 마음도 여유로워 아이들과 함께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는 게 꿈이에요.


엄마가 되고 보니 새로 보이는 것들이 있던가요?
아이를 낳기 전엔 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아요. '왜 그렇게 걱정이 많으신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죠. 돈 걱정, 나라 걱정, 자식 걱정…. 걱정하지 않아도 잘 살고 있는데 말예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부모님의 그런 걱정이 다 저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 자식이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을 걱정하셨던 거죠. 요즘엔 저도 모든 게 다 걱정이에요. 우리 딸과 아들이 살아가야 하는 이 사회가 너무 삭막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아요.


엄마가 된다는 건 세계의 중심이 나에서 아이로 옮겨간다는 걸 의미하는군요.
음….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저라는 사람이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아요. 아이를 낳은 게 아니라 제가 저를 다시 낳은 셈이죠. 저는 아이를 낳고 사람이 됐거든요.(웃음) 결혼 전엔 조금 대책 없이 살았다면 지금은 철이 많이 들었어요. 막무가내였던 저를 사랑으로 품어준 가족들과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준 남편과 아이들에게 감사해요. 그리고 엄마가 된다는 건…. 우리 엄마를 진정으로 알게 되고, 더 사랑하게 되고,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엄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거든요.


모아 양이 태어났을 때 '한국의 수리'라고 불렸죠. 모아 양은 어떤 아이인가요?
저보다 더 이해심이 많은 '마음이 넓은' 아이예요. 마음 씀씀이가 어찌나 고운지 몰라요. 제 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착해요. 오늘도 보세요.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스태프 이모들, 스태프 삼촌들의 말을 아주 잘 듣잖아요. 모아 또래의 다른 아이들이었다면 생떼를 피웠을지도 모르죠. 저한테 이런 아이가 온 게 신기해요. 모아가 어떤 아가씨가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는데 전 정말 상관없어요. 모아가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진심으로 응원할 거예요. 모아의 인생이니까요. 다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요. 그러기 위해선 저와 남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잘 알아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저의 언행, 남편의 사소한 버릇도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저와 남편이 옳은 길을 간다면 모아도 틀림없이 옳은 길을 걷는 사람이 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반성하게 되네요.(웃음)


둘째 이온이를 낳은 후 달라진 건 뭔가요?
이온이를 낳은 후 더 절실하게 든 생각은 '건강'이에요. 이온이가 태어나자마자 호흡이 불안정해서 중환자실에 한 달 정도 입원했거든요. 그 한 달이 얼마나 길었는지 몰라요.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고…. 원래도 그랬지만 이온이가 태어난 후에는 아이의 건강만 바라요. 다른 건 다 필요 없어요. 아이의 성적, 직업, 수입은 결코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저와 남편, 모아와 이온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 지금은 그것만 바라요.


아까 넌지시 셋째를 낳고 싶다고 말했어요.
셋째를 낳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야 해요.(웃음) 이온이를 임신했을 때 쉬지 않고 일했었는데, 그게 아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셋째를 임신했을 때는 일하지 않으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 정도면 낳아도 되겠다 싶을 때 낳으려고요.


마인드가 건강한 엄마인 것 같아요. 아내로선 어떤가요?
남편에게는 듬직한 아내예요. 남편이 저랑 결혼한 이유도 저의 듬직한 면모 때문이었죠. 남편에 대한 의리도 있고요. 제가 생각할 때, 저는 완벽한 아내예요.(웃음) 요리도 잘하고, 재미있고, 술도 같이 잘 마셔주고, 돈도 열심히 벌어오고, 아이도 예쁘게 낳아줬고. 이만한 아내가 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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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려_슬리브리스 니트 나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이지 컬러의 리넨 소재 와이드 팬츠 모트, 화이트 컬러 운동화 벤시몽. / 정모아_오프 숄더 니트 원피스 에고이스트.

저는 완벽한 아내예요.(웃음) 요리도 잘하고, 재미있고, 술도 같이 잘 마셔주고, 돈도 열심히 벌어오고,
아이도 예쁘게 낳아줬고. 이만한 아내가 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 하하.

엄마, 아내라는 타이틀을 떼고 보면 김미려는 어떤 여자인가요?
어우, 모르겠어요.(웃음)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남편과 아이들이 우선이 되어 그런지 저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네요. 그래도 저 이 정도면 괜찮은 여자 아닌가요? 결혼 전에 저 좋다는 남자도 꽤 있었거든요. 큰 엉덩이와 몸집에 비해 작고 아담한 발, 이게 제 매력 포인트랄까요.(웃음)


여자로서 온전히 자기만을 위해 투자하는 게 있나요?
지금은 없어요. 이제 6개월 된 이온이를 먹이고 재우고 키우는 데 거의 모든 걸 할애하죠. 특별한 스케줄이 없을 땐 육아에 집중해요. 저를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이 다이어트였달까요. 저희 부부는 이온이가 어린이집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기니까 그때까지 당분간 미뤄두려고요.


남편에게 여자이고 싶을 때는 언제인가요?
조금 오글거리는 이야기이긴 한데…. 남편은 제가 뭘 어떻게 하지 않아도 귀엽게 봐줘요. 어쩔 땐 민망할 정도로 저를 너무 좋아해주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많아서인지 특별히 남편에게 여자로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두 번의 임신과 출산으로 몸이 많이 망가져도, 아이 키우느라 퍼져 있어도 귀엽게 봐주는 남편이 고마워요. 근데 이거, 저만의 착각은 아니겠죠?


궁극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어요?
고통받고 아픈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요. 제가 엄마가 되고 보니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죠. 지금은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선뜻 돕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간 그 아이들을 위해 봉사할 거예요. 어떤 아이도 행복하지 않을 이유는 없거든요.


김미려는 건강한 사람이다. 몸도, 마음도. 그래서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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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려_니트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이웨이스트 스트라이프 쇼츠 오프닝, 블랙 스트랩 슈즈 H&M. / 정모아_스트라이프 러플 원피스 수영복 초코엘.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사진
민기원
스타일링
최영주
헤어
홍은(이경민포레 홍대점)
메이크업
수민(이경민포레 홍대점)
2019년 07월호
2019년 07월호
에디터
이예지
사진
민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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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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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이경민포레 홍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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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이경민포레 홍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