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_monn
한복 디자인과 규방 공예, 보자기를 만드는 이혜민 씨는 결혼하고 서울에서 3년, 동해에서 4년 정도 아파트 생활을 했다. 아이 셋을 키우며 공방을 같이 운영할 수 있는 집, 남자아이가 둘이다 보니 층간 소음으로부터 자유롭고 아이들이 마당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꿈꾸던 이혜민 씨는 작년 겨울 마침내 단독주택을 지을 만한 곳을 찾았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접근성도 좋은 위치였다. 집을 짓기 시작했다.
마냥 꿈꿔온 집이지만 집을 짓는 것은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과는 또 달랐다. 구조 계산부터 내진·난방·단열·결로 등 패시브 하우스에 대한 자료를 찾고 공부를 많이 했다. 매일 새로운 공간이 생기고, 거기에 어울리는 조명과 가구를 들이며 가족이 함께 모이는 집을 만들어나갔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거실과 다이닝 룸을 나누고, 이혜민 씨의 작업실과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터, 다락도 만들었다.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터라 창문 위치를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지만 작은 창을 많이 내 집 안 곳곳에서 계절의 풍경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혜민 씨 가족의 집은 목조 주택이라 특히 단열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소품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이혜민 씨의 ‘첫 번째 하얀 집’은 화이트와 우드의 조화만 생각한 집이다. 문과 마룻바닥, 선반 등은 나무 소재를 사용했고 수납 가구와 벽의 컬러는 화이트로 선택했다. 심지어 주방의 후드도 화이트 컬러에 우드 소재. 아이들이 어려 비싼 가구나 소품은 무용지물이므로 최소한의 가구만 들이고 나중에 언제든지 꾸밀 수 있게 ‘비움’의 미학을 실천했다. 대신 주방과 작업실 등 그녀의 손길이 자주 닿는 공간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우드와 라탄 소품으로 채워 넣었다.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이혜민 씨 가족의 일상은 달라졌다. 아이들은 언제든지 마당에서 공놀이와 줄넘기를 하며 마음껏 뛰놀고, 부부는 큰 창을 낸 다이닝 룸에서 풍경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는 사소한 즐거움까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설계된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상이 늘 새롭고 설레는 선물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