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찾은 행복
봉두원·임은주 부부와 사랑스러운 아들 봉재이 군이 함께하는 첫 번째 집. 부부는 이 집을 만나 ‘집’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이 삶의 질을 얼마나 높여주는지 새삼 실감했다. 신혼집에서 아이와 8개월을 지내다가 남편의 직장과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했고, 입주한 지 12년 정도 된 아파트 전체를 리모델링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아이를 위한 디테일을 살린 집, 밝고 따뜻한 집을 만들고 싶었던 부부는 로멘토디자인의 김형신 대표를 만나 원하는 집을 완성했다. 김형신 대표는 부부의 취향과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고, 집의 구조뿐 아니라 가구와 세세한 소품까지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화이트 컬러와 우드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집은 아이의 웃음소리가 더해져 밝고 따스한 기운이 감돈다.
이사하면서 남편의 직장이 가까워진 덕분에 부부는 집에서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외출이 여의치 않을 때도 답답함을 덜 느끼는 것은 거실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 때문이다. 애초에 이 집을 선택한 이유 중엔 풍경에 반한 것도 있었는데, 숲처럼 울창하게 조성된 조경을 계절마다 즐길 수 있고, 재이는 미끄럼틀에 올라 자동차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수납가구 외에 별다른 가구를 놓지 않은 미니멀한 집은 부부가 추구하는 집의 모습. 아이 장난감도 많지 않지만 하나만 갖고도 꾸준히 잘 노는 재이가 부부를 닮은 것처럼 느껴진다.
재이를 위한, 재이에 의한 집
봉두원·임은주 부부의 집은 아이가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도록 막힌 곳이 없는 동선이 특징. 109㎡(30평)대 아파트로 발코니를 확장하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문을 활짝 열어놓으면 현관부터 침실까지 모두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활동량이 많은 남자아이에게는 그야말로 딱이다.
특히 주방은 ㄴ자로 싱크대가 거실과 주방 사이의 가벽 역할을 하는 구조였는데, 이를 11자형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재이가 미로처럼 뛰어다니기에도 그만이다. 싱크대와 수납공간을 함께 놓고, 아일랜드 조리대와 식탁을 하나의 구조로 구성해 요리를 하며 가족과 소통할 수 있고, 아이와 베이킹을 하는 등, 주방이 가족이 모이는 또 하나의 단란한 공간이 됐다. 임은주 씨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 외에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이 주방이어서 특별히 신경 썼다. 아일랜드 조리대는 좀 더 크게, 바닥은 청소가 용이한 포세린 타일로 마감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임은주 씨는 앞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주방만은 똑같이 만들고 싶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집에는 재이를 위한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세 식구가 함께 쓰는 패밀리 룸은 거실과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는데, 여기에 책을 수납할 수 있는 디테일을 더했다. ‘책 육아’를 하고 있는 부부를 위해 만든 공간으로 아침에 일어나거나 밤에 잠자리에 들 때 재이가 직접 책을 골라 온다고. 또 욕실이 2개 있던 이전의 구조에서 탁 트인 공간을 위해 과감히 하나로 줄이고 욕실에 타일로 작은 욕조를 만들었다. 아치형의 멋스러운 드레스 룸 역시 문 대신 커튼을 달았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원했던 집의 모습을 완성한 부부는 “100% 만족한다”고 말한다. 집을 고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것은 아이의 웃는 모습과 가족이 모두 모여 보내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