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족의 모던한 미니멀 하우스
이승리·전호균 부부는 두 사람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로 고쳤던 신혼집을 떠나 작년 여름, 이곳으로 이사했다. 지금의 집을 고치면서 이전과는 다른 콘셉트의 집을 계획했고, 새로운 시도로 집을 바꿔줘 평소 눈여겨보던 옐로플라스틱에 디자인과 시공을 의뢰했다. 이전 집은 두 사람의 마음엔 쏙 들었지만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꽤 있어 첫째 딸 슬아가 다치기도 해서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사를 하고 다시 리모델링을 계획하면서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뒀다.
거실과 주방, 방 3개와 욕실 2개로 이뤄진 109㎡(30평대) 아파트를 크게 구조 변경하지 않고 거실 발코니 확장과 주방 구조만을 바꿔 넓고 탁 트인 공간이 특징이다. 이제 막 태어난 둘째 딸이 기어 다니고, 걸음마를 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불필요한 디테일을 없앴고, 부부 둘 다 키가 큰 편이라 조명을 모두 매립하는 등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에 신경 썼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남편 전호균 씨와 주로 콘셉트를 의논했는데, 리모델링 전에는 개성 없던 주방 공간에 변화를 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부 침실은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시공했다. 차분한 그레이 컬러로 밸런스를 잡고 붙박이장은 유리 파티션에 반투명한 커튼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답답한 것이 싫어 파티션을 세워야 할지 고민했지만 유리를 선택해 탁 트이거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2가지 공간으로 변신했다.
아이의 웃음이 머무는 집
이승리·전호균 부부의 집을 둘러보면 부드러운 분위기가 특징인데, 중문과 주방 아일랜드 조리대, TV 밑 선반 등에 둥글린 디자인이 눈에 띈다. “이전 집에서 아이가 많이 다쳤던 기억이 꽤 오래가더라고요. 첫아이는 이제 8살이 돼 다칠 일이 적어졌지만, 막 태어난 아이를 위해 라운드 디자인을 고집했어요. 다이닝 테이블까지 라운드로 선택했죠.”
집에서 가장 힘을 준 주방 공간은 부드러운 ㄷ자 구조의 아일랜드 조리대와 천장 디자인까지 맞춰 마치 쇼룸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잡은 주방은 요리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거실에서 노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다.
주방 바로 옆 큰아이의 방은 아이가 직접 고른 민트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제작한 벤치와 수납장, 옷장 하부의 컬러를 통일하니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아이 방이 탄생했다. 아이가 고른 컬러에 맞춰 주방의 한쪽 벽면도 딥 그린으로 채워 넣었다. 한 가지 컬러를 고르는 것이 어려웠지만, 아이 방과 이어져 톤온톤으로 맞추니 한결 수월했다고.
이승리·전호균 부부는 온 마음을 기울여 아이가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집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첫 번째 집처럼 이 집도 ‘실패한 인테리어’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며 그렇게 부모의 마음을 알아갈 것이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집은 가족에게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나와 가족의 행복을 담아내는 또 하나의 엄마 같은 존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