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TYLE
Je ne sais quoi, 뉴 프렌치 애써 꾸미지 않은 자유로운 미감을 볼 때 프랑스인들은 "주 느 세 쿠아!(Je ne sais quoi!, 뭐라 말할 수 없이 좋다)"라는 감탄사를 사용한다. 요즘 프랑스에서 이 감탄사를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은 아마 퍼스트레이디 브리지트 마크롱, 안무가 벤자민 마일피드, 가수 크리스틴 앤 더 퀸스일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애써 꾸미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매력을 발산한다는 점. 올해 메종&오브제는 위 인물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메인 테마관 <Excuse me! French!>를 선보였다.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을 모티브로 한 이 공간에서 2019년의 인테리어 트렌드와 '뉴 프렌치'의 매력을 읽어낼 수 있다. 클래식을 살짝 비튼 위트 있는 공간 스타일링은 과감한 원색과 아프리카 문화를 연상케 하는 토템, 다양한 텍스처를 자유롭게 믹스매치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새로운 옛것, 미드센추리 스타일 서유럽의 미드센추리(1940~ 1960년대) 스타일 가구와 스타일링은 2019 메종&오브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색다른 트렌드였다. '공리주의'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위해 실용적이고도 간결하게 디자인된 북유럽식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가구와 달리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서유럽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미드센추리 스타일은 보다 다채로운 컬러감과 장식성 짙은 디자인으로 흥미를 더한다. 이런 가구가 등장한 공간은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케 할 만큼 화려하다.
새로운 미니멀리즘, JAPANDI '미니멀리즘'이란 키워드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 벌써 15년쯤 됐다. 올해 메종&오브제에서 주목받은 '자판디(JAPANDI)'의 영향으로 미니멀 인테리어는 올해도 변함없이 사랑받을 전망이다. 자판디는 실용적이고 편안한 스칸디나비안 라이프스타일과 일본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합친 단어. 일본 특유의 간결한 선을 가진 조명과 자연스러운 컬러의 패브릭,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가구 디자인이 한 군데 모여 탄생하는 미감은 어쩌면 미니멀리즘의 최종 목적지가 '자판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2 DESIGN
아프리칸 시크, 더 대담해진 컬러와 패턴 첨예하게 다른 두 극에 있는 트렌드가 평행선을 그리며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떠올랐다. 새로운 미니멀리즘이 강세를 보이는 한편으론 더욱 대담해진 컬러와 패턴이 '맥시멀리즘의 귀환'을 또 한 번 예고하고 있으니. 2019 메종&오브제에서 컬러와 패턴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아프리카 문화를 연상케 하는 오브제와 패브릭, 컬러는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다. 이국적인 프린트와 강렬한 컬러 블로킹, 콘크리트와 흙, 목재 등을 연상케 하는 새로운 물성들까지! 2019 메종&오브제에서 만난 아프리칸 무드의 스타일링은 공간 스타일링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Natural is always style, 동식물과 함께하는 방 인테리어에 기후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지는 벌써 수년째. 2019년 트렌드 역시 자연에서 온 동식물을 가까이 두려는 현대인의 마음을 읽어냈다. 단지 집에서 식물을 기르거나, 식물이 그려진 액자 등을 곁에 두는 '플랜테리어'와는 조금 다른 방식.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이라 불러도 될 만큼 동식물 그 자체의 생동감을 표현한 오브제와 월페이퍼가 이번 2019 메종&오브제에서 주목받았다. 만들어낸 자연스러움이라는 점은 조금 씁쓸하지만, 동식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인테리어가 오롯한 휴식에 깊이를 더한다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3 IDEAS
아이 방을 위한 아이디어 2019 메종&오브제에서 주목할 만한 공간 중 하나는 바로 아이 방을 위한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 맘(MOM) 파트. 파스텔 톤을 사용하되 경쾌한 느낌을 주는 오브제와 함께 배치해 방에 생명력을 더하는 스타일링이 가장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다. 필요에 따라 벽면에 구조물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공부방 또는 놀이방에 어울리도록 공간을 계획하는 것 역시 추천할 만하다. 2019년의 인테리어 트렌드와도 어울리는 동식물 오브제가 아이 방에 어우러지도록 패브릭이나 패턴으로 등장한 점 역시 재미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디자인이 대세다.
파리에서 빛난 한국 매해 메종&오브제에서 국내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전시의 또 다른 묘미. 한국문화재재단(KCHF)은 작업 '이음'을 준비했다. 한때 대장장이라 불리던 이들이 만들어낸 낫, 호미, 칼, 못, 이음쇠, 장식용품 등에 담긴 실용성과 장인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테이블과 의자, 캐비닛과 조명을 선보인 것. 철 소재를 공통분모로 삼되 각 기능에 따라 상이한 형태와 구조로 제작했고, 다른 재료와도 결합해 철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철재 고유의 육중함은 장인들이 하나하나 망치질해 만든 텍스처와 선형 구조물의 공간감이 드러나 매력적이다. 디지털 라이프에 지친 이들을 위한 수공예 아날로그 감성의 제품을 선보이는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비인로그(BINLOGUE)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원목과 동을 주재료로 작업하는 것이 특징. 아날로그를 표방하는 이들의 디자인은 필기구부터 데스크용품 시리즈를 망라하는 다양한 컬렉션으로, 국내 디자인이 장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맥락을 읽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