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으로 간 톱 슈즈 디자이너
국내 셀렙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셀렙까지 사로잡은 지니킴의 대표이자 슈즈 디자이너였던 김효진 씨. 지니킴을 떠나 3년간 공백기를 가졌고, 지난해 ‘메종 드 소피아 그레이스’를 론칭했다.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제일 잘하는 일, 구두 디자인이라는 본업으로 돌아온 그녀는 예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지니킴을 떠나 미국에서 결혼하고, 소피아를 낳았어요. 그전까지는 서울, LA 할리우드 등 바쁜 도시에서 일에 파묻혀 살았는데, 결혼 후 버지니아주에 살며 처음으로 전원생활을 경험했죠.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 아이 이름을 그대로 딴 슈즈 브랜드 소피아 그레이스를 론칭했어요. 미국에서 살던 기억을 떠올려 작업실 겸 세컨드 하우스는 꼭 자연과 어우러진 집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지금의 집을 만났죠.”
그녀의 두 번째 브랜드는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했던 이전 브랜드와 달리 ‘편안하고 여유로우면서 일상을 빛내주는 슈즈’를 표방한다. 그런 구두 디자인을 하기에 자연 속의 이곳은 정말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김효진 대표는 작년 겨울부터 일주일에 3일은 이곳 양평 문호리 집에서 지내며 디자인도 하고, 3살배기 딸 소피아와 더없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엄마로서, 슈즈 디자이너로서 인생 제2막을 시작한 그녀는 이 집에서의 생활을 통해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
기분 좋은 에너지로 충만한 자연 속 하우스
서울에서 50여 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그녀의 아틀리에는 이층집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김효진 대표의 작업실 공간이고 중문을 열면 1층에는 거실과 게스트 룸, 다이닝 룸이 있고 2층에는 부부의 침실과 아이 방이 있는 단순한 구조. 작업실은 컬러감이 느껴지지만 일상 공간은 나무 가구 등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다이닝 룸에는 김 대표가 좋아해 수집하는 빈티지 도자기와 찻잔, 티포트 등을 모아둔 장식장이 눈에 띈다. 정원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는 바쁜 일상에서 늘 그리워지는 풍경이라고.
주말이나 연휴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두 모이기도 하고 특별한 약속이 없어도 금요일이면 온전히 부부와 딸, 세 식구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집이 주는 에너지를 확실히 느낀다는 김 대표는 피곤하고, 마냥 자고 싶은 서울집과는 달리, 양평집은 텃밭도 가꿔야 하고 정원도 돌봐야 하며, 비워둔 동안 쌓인 먼지도 치우고 디자인 작업도 하는 등 하루 종일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도 오히려 밝고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근 넷플릭스의 TV 시리즈 <곤도 마리에 :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즐겨 보며 비우는 법을 배우고 실천 중인 그녀는 집에도 많은 물건을 가져다 놓지 않았다. 예전과는 소비의 대상도, 패턴도 달라진 것 같다며 정원에 심은 나무와 꽃을 소개하고, 어디에서 구매하면 좋은지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대로, 균형을 찾고 삶의 폭을 넓혀가는 그녀의 모습은 소피아 그레이스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