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포털사이트 앱을 켜보자. 검색창에 알파벳 'I'를 쳤을 때 자동 완성되는 단어는 무엇인가? 최근 10~20대 사이에 유행하는 테스트다. 자신이 '인싸'인지, '아싸'인지 테스트하는 것인데 'Instagram'이 뜨면 '인싸', 'Inven'이 나오면 '아싸'다. '아웃사이더(Outsider)'의 준말인 '아싸'는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밖에서 겉도는 이들을 뜻하는 말인 반면, '인싸'는 사교적이고 무리에 잘 적응하는 이들을 의미한다. '인싸'는 내부자를 뜻하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이다.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태어나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유튜브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세대를 일컫는 'Z세대'의 최근 화두가 바로 인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싸가 되는 법'이나 '인싸·아싸 테스트'와 같은 게시 글이 끊이지 않는 중. 이런 흐름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에게도 이어지는데, 대학생 사이에서는 '새 학기 인싸 되는 법'도 등장했다. 우선 학생회 외에 MT, 동아리, 대외 활동, 소모임 등 각종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다음은 미팅 참여도가 높아야 한다. 인싸라면 다양한 그룹에 속한 이들이 미팅, 과팅, 소개팅 등을 제안하기 때문. 또 연인의 유무도 기준이 된다. 인싸는 소속된 학과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결심만 서면 언제든지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 그 외에 주말이나 휴일에 항상 약속이 있다거나 지인과 여행을 떠나는 일이 잦아야 한다는 것도 기준 중 하나다. 10~20대 사이에서 인싸가 되려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다 보니, 인싸와 관련된 각종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용어 '혼코노' '법블레스유' '롬곡옾눕'
인싸들은 특정 문장의 앞글자를 딴 줄임말을 일상어로 쓰고 말한다. 또 새로운 의미의 신조어를 쓰고 모양이 비슷한 글자를 이용해 새로운 표기법을 만들어 사용한다. 대표적인 인싸 용어는 '갑분싸' '혼코노' '전차스' '이생망' 등이다.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의, '혼코노'는 '혼자 코인 노래방'의, '전차스'는 '전자파 차단 스티커'의, '이생망'은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다. 신조어도 있다. '법블레스유'는 '법 아니었으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를, '댓망징창'은 '댓글이 엉망진창이다'를, '갑통알'은 '갑자기 통장 잔고를 보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를 뜻한다. 또 '커엽다' '머박' '롬곡' 등의 새로운 표기도 있다. '커엽다'는 '귀엽다', '머박'은 '대박'을 의미하며 '롬곡'은 '폭풍눈물'을 거꾸로 적어놓은 말이다. 그 외에 '정말 맛있다'라는 의미의 '존맛탱'을 'JMT'라고, 과한 정보를 'TMI(Too Much Information)'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인싸 용어의 번외 격인 인싸 수화도 있다. 손가락을 이용해 '네' '응' '덜덜' 등의 단어를 표현하는 것. '네'는 우선 양손 엄지와 검지를 펼친다. 이어 왼손은 바르게, 오른손은 역방향으로 둬 '네'와 닮은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응'은 왼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린 후,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만들고 나머지 손가락을 펴 수평으로 한 후 왼손 아래에 둬 만든다. 그 외에도 축구 선수 델레 알리가 골을 넣은 후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그랗게 만든 후 얼굴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것도 포함된다.
스타일 '딘드밀리 룩' '너드 룩'
인싸들에겐 '딘드밀리 룩'과 '너드 룩'이 대세다. 몇 년 전부터 대세 문화로 자리 잡은 힙합 신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인데,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함)'이 보기엔 의류수거함을 몇 번씩 거친 옷을 몇 겹 걸쳐 입은 듯하다. 케케묵은 할머니 옷장에서 발굴한 듯한 빈티지 아이템을 레이어드해 입는데 그 아이템이 다 고가라는 점이 특징이다. 래퍼 딘과 키드밀리가 주로 선보이는 스타일이라고 해 '딘드밀리 룩'이라고 불린다. 배우 이동휘 룩으로 통하는 '너드 룩'은 다듬지 않은 더벅머리, 두꺼운 뿔테 안경, 후줄근한 체크 셔츠나 큼지막한 로고가 있는 후드 티셔츠, 코듀로이 팬츠에 구겨 신은 스니커즈 등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흔한 소품을 매치하는데 촌스러우면서 편안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템 '움직이는 토끼 모자' '매일우유맛 소프트콘'
가장 인기를 끈 아이템은 움직이는 토끼 모자. 토끼 모양의 모자로 길게 늘어진 손잡이에 있는 공기 펌프를 누르면 귀가 움직이는데, 이 모양이 마치 토끼가 귀를 쫑긋하는 것과 닮았다. 중국판 틱톡(Tik Tok)에서 처음 등장해 왕홍(중국 인스타그래머)들이 사용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이를 아이돌 멤버들이 사용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핵인싸 아이템'으로 통한다. 초등학생들은 손을 대신해 토끼 귀로 인사하거나, 수업 시간에 토끼 귀로 손을 든다고. 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매일우유맛 소프트콘 또한 인싸템이다. 매일유업에서 나오는 매일우유의 원유로 만들어 우유 본연의 진한 맛이 특징인 아이스크림인데 여기에 '스윗밀크맛 칸쵸'를 붙여 달고 고소한 맛을 배가해 먹는다. 이 아이스크림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이 나서 만년 편의점 인기 아이스크림을 제치고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고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10만 개가 판매됐다고 알려졌다. 이 외에 자신의 얼굴이 들어가 있는 휴대전화 케이스라든지, 온라인 게임 배틀 그라운드에 나오는 길리슈트, 에어팟 케이스 등이 인싸템으로 통하고 있다.
플레이스 '익선동'
인싸들의 패션과 아이템을 장착했다면 이제 서울 종로구 익선동으로 갈 차례다. 인싸들은 핫 플레이스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한다. 익선동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한옥 마을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미로를 닮은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퓨전 레스토랑, 카페, 수제 맥줏집, 옷 가게 등이 등장한다. 최근 '빅뱅'의 승리도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익선동의 매력에 빠져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익선동은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9~2020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됐다.
댄스 '망치춤' '오나나나춤'
인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춤은 일명 '인싸춤'으로 알려져 유튜브와 1인 방송을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싸춤은 동영상 앱 중 하나인 틱톡에서 시작된 '망치춤'이다. 2017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춤으로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한 발로 뛰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희찬이 망치춤을 춰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골 세리머니와 금메달 수여식에서 해당 춤을 춰 즐거운 분위기를 선사했다. 그 외에 그룹 '몬스타엑스' '펜타곤' '모모랜드' '세븐틴' 등이 망치춤과 비슷한 안무를 사용했다. Bonde R300의 노래 'Oh nanana'에 맞춰 추는 '오나나나춤' 역시 인싸춤이다. '오 나나나'라는 가사에 맞춰 발목을 튕기며 스텝을 밟는데 점점 빨라지는 리듬에 맞춰 골반과 허리를 움직이는 유연한 몸짓이 포인트. 2010년 유행한 C-Walk(clown walk)와 셔플댄스의 스텝과 비슷하다.
인싸 용어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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