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다운 집
109㎡(30평)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황선우·이단비 씨 가족은 작년, 전체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사했다. 2000년대 초에 지은 이 아파트는 거실 쪽 발코니와 주방 뒤편 다용도실이 넓은 것이 특징. 부부는 구조 변경을 크게 하지 않고 거실과 침실로 이어지는 복도 현관에 중문을 설치했다. 또 발코니 확장 대신 폴딩도어를 적용했는데, 덕분에 문의 여닫음에 따라 공간이 분할되거나 확장되는 효과가 있어 집이 단조로워 보이지 않는다. 집을 고치면서 부부가 원했던 것은 명확했다. “전셋집에서 살다 보니 마음대로 고칠 수 없어 공간 활용이 비효율적이었어요. 수납공간도 적어 거실이나 서재가 아이 장난감을 쌓아두는 공간으로 변하더군요. 집을 사게 되면서 거실이 아늑하고 휴식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길 바랐고, 수납공간을 늘리는 것과 아이 방에 중점을 두어 고치기로 마음먹었죠.”
여러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찾다 바오미다를 만났다. 부부가 원했던 바를 이야기하면 이를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체화해 취향에 꼭 맞는 집을 만들 수 있게 도왔다. 그냥 지나칠 법한 디테일도 챙겼고 소재나 디자인 등 전문가의 시선으로 실용적이면서 미적 감각까지 챙길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수납공간을 해결했기에 부부의 집은 큰 가구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다. 거실과 주방, 침실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깨알 같은’ 수납공간을 마련해둬 수납 ‘가구’에 치이지 않은 탁 트인 공간이 완성됐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아이 방 역시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다. 딸 서윤이를 위해 편안하면서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부부는 벙커 침대를 활용한 디자인을 적용해 1층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잘 수 있는 넓은 침실로, 2층은 다락방처럼 마음껏 뛰고 편안하게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사다리 대신 계단을 선택했고, 서윤이가 좋아하는 바이올렛 컬러로 벽지를 선택해 창의력과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방으로 꾸몄다. 서윤이는 1박으로 어딜 놀러 가도 잠은 꼭 집에서 자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방을 좋아한다.
유행보다 취향
황선우 씨 가족의 집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모던 하우스’지만 공간마다 컬러를 넣고, 포인트 유리 등으로 부부의 취향을 믹스매치했다. 특히 거실과 침실을 나눠주는 옐로 컬러 중문이나 수납장에 넣은 고방 유리, 파우더 룸의 패턴 벽지 등은 부부가 직접 고르고 선택했다. 전시회에서 보고 반해 꼭 하고 싶었던 선반 시스템을 거실 벽에 설치해 수납과 데커레이션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또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스크린을 매립해 거실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온전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특히 주방은 실내에서는 인덕션을 사용하고, 넓은 다용도실에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공간을 만들어 생선이나 찌게 등 냄새와 연기에 취약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환기가 바로 되니 정말 편리하고 늘 깔끔한 집을 유지할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침실은 바오미다의 시그너처 디자인인 평상형을 설치하고 침대 사이즈만 남기고 가벽을 이용해 붙박이장을 분리, 드레스 룸을 추가로 만들었다. 잠만 자는 아늑한 공간을 만듦과 동시에 수납도 해결했다. 침실 맞은편은 남편만의 공간인 서재방. ‘동굴’ 같은 분위기로 어두운 컬러의 벽지에 역시 평상형 벤치와 책장 등을 놓아 취미 생활을 즐기는 공간이다.
하나의 콘셉트로 정의되기보다, 가족 구성원의 취향을 반영해 더할 나위 없는 집. 집은 아름답기 위해 존재하기보다는 가족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쉼에서 얻은 에너지로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곳이라는 것을 부부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