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서울특별시, 은행,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해 내놓은 QR코드 방식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서울 지역의 소상공인 결제 서비스를 말한다. 서울페이는 지난 12월 20일부터 시범 가동됐고 2019년부터 전국에 보급된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에 QR코드를 인식시키거나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QR코드를 매장 결제 단말기에 있는 QR코드 인식기로 읽게 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흘러간다.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
서울페이를 이용하면 소상공인 카드 가맹점이 내던 수수료가 없어지거나 크게 낮아진다. 서울페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먼저 서울페이를 사용했을 때 받는 혜택이 문제다. 서울페이 사용 혜택 중 대표적인 것이 소득공제율 40%인데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는 30%다. 신용카드사들의 할인 혜택과 비교해보면 서울페이의 혜택이 그리 크지 않다. 서울시는 통장에 잔액이 있어야 서울페이를 쓸 수 있으므로 서울페이가 절제된 소비를 하게하고 판매자에게 부담(결제 수수료)을 주지 않는 착한 소비 시스템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서울페이의 성공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신용카드 사용에 비해 서울페이의 사용이 번거롭다는 점이다. 서울페이의 경우 2가지 결제방식이 있다. 스마트폰 앱투앱 결제방식과 단말기 인식 결제방식이다. 스마트폰 앱투앱 결제방식의 경우 소비자가 자기 스마트폰에 있는 민간 결제 앱을 실행해 매장에 놓여 있는 QR코드를 촬영한다. 그다음에 결제금액을 입력하고 전송하면 된다. 단말기 인식 결제방식은 소비자가 자기 스마트폰에 있는 결제 앱을 켠 다음 자신의 스마트폰에 나온 QR코드를 매장 결제 단말기(POS)에 있는 QR리더기로 읽게 하는 방법으로 결제한다. 또 소상공인들이 현금을 좋아하는 것도 서울페이 정착에 장애 요소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까
한편에서는 서울페이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페이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부자들 중에는 부유하게 살고 싶으면 신용카드를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이들이 많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쓸데없는 지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쓸 수도 있지만 국내 체크카드 수수료가 대체로 비싸기 때문에 일단은 서울페이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에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국내 체크카드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외국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가 평균 1.58%, 직불카드는 0.47%다. 반면 한국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현재 약 1.8~2.3%, 체크카드는 약 1.7%다. 체크카드를 쓰면 고객 통장에서 즉시 돈이 빠지므로 채권 부실이 없다. 자금조달 비용도 생기지 않는다. 동일한 구조인 은행 직불카드와 현금카드의 수수료가 1%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체크카드 수수료를 1%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이 구체화되면서 서울페이의 가치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카드 수수료는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 모든 물가가 올라가는데 카드 수수료만 잡아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페이의 사용 혜택이 부족하다는 것을 중기부나 서울시도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용 혜택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서울페이 사용 방법에 대해 서울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현재의 서울페이 방식보다 편리한 결제방식 등 문제점들을 개선한 '서울페이 2.0'을 준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IT 및 마케팅 전문가들은 서울페이가 성공하려면 서울페이 사용 시 어떤 형태로든 강력한 혜택을 주고 사용법 소개 등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서기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대우교수는 "지금 대중들은 서울페이를 꼭 써야 한다는 이유나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며 "과거에 있었던 신용카드 복권제도 같은 이벤트를 운영해 서울페이 사용 인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보업계 관계자는 "마케팅에서는 초기 인식 심기가 중요하다"며 "무리하더라도 각종 경품, 홍보, 퍼블리시티, 이벤트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