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작가 발굴과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제정된 '가송예술상' 공모전 본선 진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이번 제6회 '여름생색'展은 많은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가송예술상은 부채표 가송재단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으로 전통의 멋과 풍류를 담은 '접선(摺扇, 접는 부채)'을 주제로 한 공모전이다. 역량 있는 예술계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후원함은 물론,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온 접선의 예술적 가치 계승과 대중화를 목적으로 가송예술상을 지속적으로 운영해가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예술 창작 전시회
이번 공모전에는 대상 1명, 우수상 1명, 콜라보레이션상 1명, 특별상 1명 등 본선 진출 작가 10명을 선발해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동화약품을 상징하는 부채를 모티브로 작가들의 다양한 상상력과 기법, 소재를 활용해 재창조한 작품이 전시되었다. 또한, 국내 유일 접선장(匠摺扇) 김대석 장인과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통해 전통 부채의 아름다움과 젊은 작가의 현대적 재해석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여름생색 展과 가송예술상을 처음부터 총괄, 기획해 실행해온 윤현경 동화약품 상무는 올해에도 디렉터로 가나아트갤러리와 협업하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가송예술상 시상식과 여름생색 展을 개최했다. "가송예술상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해석으로 우리 전통의 멋과 풍류를 담아낸 부채를 되새겨보고, 그 예술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라며, "앞으로도 가송예술상은 '전통문화 보존과 젊은 작가들의 예술 창작활동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라는 기본적인 방향성을 계속 유지해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부채표 가송재단, '가송예술상' 개최로 신진 작가 발굴과 전통문화 계승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가송예술상은 2012년부터 제정되었다. 전시명 '여름생색'은 '여름 생색은 부채요, 겨울 생색은 달력이라(鄕中生色 夏扇冬曆)'는 속담에서 유래했다. 공모 분야는 부채 주제 부문과 콜라보레이션 부문 등 2개 부문이다. 부채 주제 부문은 부채와 연관 있는 내용을 주제로 한 시각예술 전 부문에서 지원할 수 있다. '전통의 현대적 해석과 소통'이라는 의미를 담아 2014년 신설된 콜라보레이션 부문은 부채 장인과 협업 가능한 시각예술 전 부문에 대한 작품으로 응모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로 만 40세 이하, 3년 이내 개인전 또는 단체전 1회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작가라면 누구든지 지원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가송예술상 심사위원장 김미진 교수(홍익대 미술대학원)의 심사평을 들어봤다.
이번 '여름생색' 展은 지난 가송예술상 1~4회 때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올해는 보다 폭넓고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다루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해 주었어요. '접선'이라는 주제를 광섬유, 영상, 섬유, 스테인드글라스, 철판, 유리 등 다양한 질료를 사용하여 동양화, 서양화, 조각, 사진, 미디어, 설치의 전통적 시각 장르를 실험하며 해석한 작품들이 수상했습니다. 모든 작가들이 대규모 스케일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표현하여 우열을 가리기 쉽지가 않았습니다. 진지한 태도로 주제를 탐구하며, 자신의 작업과 연결해 새로운 작업을 보여준 모든 작가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향후의 작가 세계도 기대하게 만든 공모전이었습니다.
2018 가송예술상에서 대상을 받은 <비움 공간>의 김태환 작가를 만나다.
'2018 가송예술상'에 공모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2012년 가송예술상 공모 시작 때부터 관심은 있었으나, 그때는 제가 출품하기에는 아직 많이 미숙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작년쯤부터 작품의 개념이나 구성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가는 모습을 보고 올해 도전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출품하게 되었죠.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동화약품과 가송재단. 가나아트센터가 주관·주최·후원하는 메세나적 효과도 저에게 많이 작용 했던 것 같아요. 이러한 메세나가 결합되어있는 지원 공모라든지 컬렉터적인 부분들은 특별한 기회가 아니고서는 접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가 저와 같은 생각일 거예요.
<비움 공간>은 어떤 작품인가요?
제주에서 나고 자라서 자연과 밀접하게 생활하다 보니 여기에서 작품적 영감을 많이 얻는 것 같아요. 저의 첫 작품은 곶자왈의 지형적 틈에 대한 연구로 스테인리스 스틸(거울 효과)과 자연물을 이용하여 공간의 틈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보여주고 싶은 무형적 공간(바람이 지나는 길)에서 이루어지는 유형적 공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라인 드로잉 설치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광섬유를 작품 소재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부채를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저는 '숨'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부채의 사전적 의미로는 순수한 우리말로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의 '부'와 가는 대나무 '채'자가 어우러진 말로, 고려 시대에 접었다 폈다 하는 접선이 발명된 것이 부채의 역사로 알고 있어요. 저는 이번 가송예술상에 '접선'이라는 주제를 제 나름대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했습니다. 하나하나 내려오는 광섬유의 투명한 라인들이 하나의 투명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빛으로 드로잉을 했어요. 바람이 지나는 길 즉, 숨 쉬는 공간을 만들어 자연의 숭고함을 조형적으로 콜라보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먼센스>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많은 전시들이 다방면에서 우리의 삶에 접근해 있죠. 그 안에서 저희 작가들은 자신만의 표현 방법으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지금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 지면에서 만나는 우먼센스 독자들도 이미 예술에 많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동시대에 살고 있는 같은 사람으로서 서로 호흡하고, 공유하여 어떠한 하나의 지점으로 연결되는, 같이 세상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할 수 있는 그런 지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