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자궁. 하지만 많은 여성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궁의 이상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산부인과 방문을 꺼려 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우먼센스에서 매년 개최하는 여성 건강 클래스에서 올해는 자궁과 관련한 주제로 자궁근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클래스에서 강연을 해주신 박주현 교수는 로봇 수술의 전문가로 자궁근종의 원인과 증상, 치료 방법 등 자궁근종의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알려줘 참가한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강연 후 진행한 Q&A와 깜짝 퀴즈 시간엔 독자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클래스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이어진 미니 콘서트는 열정적인 무대 매너를 자랑한 정인의 멋진 열창으로 참여한 독자들을 힐링 시키기에 충분했다. 행사 마지막 코너인 럭키 드로우까지, 이번 '여성 건강 TALK TALK 힐링 클래스'는 여성의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시간이었다.
자궁 건강 이야기, 그 첫 번째! 자궁 근종의 관리
한국 여성의 약 절반 이상이 가지고 있다는 자궁질환인 자궁근종은 자궁 평활근(smooth muscle)의 부분적인 증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종양을 일컫는다. 자궁근종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자 가임기 여성에서 흔히 발생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박주현 교수는 자궁근종의 원인으로 생활습관 등이 같은 가족력, 자궁근육 유전자 이상, 호르몬이나 환경, 인종 요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정확하게 이것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잘 모른다'라고 하는 게 맞는다고 말한다. 또 나이가 증가할수록 위험도가 증가하지만, 사춘기 전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폐경 이후에는 감소하며, 출산력과 근종 위험은 역상관 관계를 보인다고 한다.
"임신 중 근종은 커질 수 있으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일부 크기, 위치에 있는 근종은 임신 전 제거를 요하며, 합병증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은 근종 위험을 증가합니다. 경구피임약이 근종 발생과 연관이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고요. 폐경기 호르몬 약을 복용하는 것 역시 대부분 근종을 키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과 편식으로 인한 비만은 근종 발생을 증가하는 원인이 됩니다."라고 박주현 교수는 말했다.
▲근종 위험도 감소 음식과 행동 : 과일, 녹색 채소, 생선, 비타민 A &D, 미네랄, 칼슘, 운동
▲근종 위험도 증가 음식과 요인 : 소고기(붉은 고기), 햄, 알코올 (맥주 > 와인), 스트레스
▲기타(연관성 없는 것) : 우유, 버터, 커피
자궁근종의 증상과 임신과의 관계
자궁근종의 증상은 다양하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수도 있고 생리량이 과다하거나 비정상 자궁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다른 원인이 있거나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도 많으므로 꼭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또한, 생리통이나 성교통, 골반통 등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방광이나 직장 등의 압박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근종의 위치에 따라 난임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절제는 오히려 난임이나 불임을 야기하기 때문에 종양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꼭 절제해야 하는지 등은 전문가와의 상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점막하 근종은 작을 때 빨리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제거하면 임신능력은 올라간다.
▲장막하 근종은 임신 능력에 영향 없지만 제거하면 임신능력은 올라간다.
▲근층 내 근종은 임신능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궁근종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로봇 수술
이런 자궁근종의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 하이푸 (HiFU)나 근종 용해술 등 자궁동맥 색전술, 근종 제거술(개복, 복강경, 자궁경, 다빈치 로봇), 자궁적출술(개복, 복강경, 다빈치 로봇) 등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받는 수술법이 바로 로봇 수술이다.
박주현 교수는 "임신을 고려한다면 약물이나 하이푸, 근종 용해술은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치료법은 난임이나 불임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수술을 해야 한다면 로봇 수술을 하는 게 낫습니다. 로봇 수술의 장점은 3D 고화질 영상을 통해 사람 손처럼 움직이는 손목 기구를 활용한 수술법이라서 최소 침습으로 수술해 수술 흉터를 최소화하고, 회복도 빨라 환자가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효과적인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줄이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해요. 붉은 고기, 햄 등을 섭취하면 자궁근종 발생이 2배 증가하고, 채식을 하면 약 50% 정도 자궁근종 발생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올바른 식습관을 통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며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MINI INTERVIEW
박주현 교수에게 로봇 수술에 대해 묻다
Q. 로봇 수술은 자궁근종만 가능한 건가요?
종양은 악성과 양성으로 구분을 할 수 있는데요. 악성 종양을 포함해 모든 수술을 할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은 어떻게 하면 적은 부위를 열고 수술할지, 환자의 회복이 빠를지를 우선시합니다. 양성 종양도 의심이 될 때면 최소치 수술이라고 가급적 개복을 하지 않고 수술하는 방향을 선택하기 때문에 자궁의 혹에도 적용이 되고요. 그리고 난소나 나팔관 수술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Q. 그러면 로봇 수술이 우리나라에 보급화가 안 된 이유가 뭔가요? 교수님처럼 로봇 수술의 전문가가 없어서인가요?
우리나라의 복강경 수술은 아주 보편화되어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기술이 좋아서 복강경 수술에 적응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로봇 수술은 장점이 많지만 아직 비용이 비싼 편이어서 보편화되어 있지 않고, 장비도 고가여서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이나 큰 종합병원 위주로 기술이 먼저 배포가 되어 있습니다. 선진국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엔 복강경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기술과 접목한 다빈치 로봇 수술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점점 보급화가 되고 있습니다.
Q. 어떤 경우에 로봇 수술을 고려하나요?
로봇 수술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수술의 난이도가 더 높은 경우입니다. 불가피하게 복강경으로 수술할 수 없을 때, 개복을 안 하고 최소 침습술을 할 수 있느냐를 고려할 때 로봇이라는 백업 방법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개복보다는 회복 속도가 훨씬 빠르지만, 그냥 회복하는 속도는 복강경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난이도가 아주 높으면 그만큼 회복 속도가 늦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우먼센스 독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은 정보의 바다라고 하잖아요. 대학병원을 찾아서 의사의 의견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 중 일부는 정보 과잉으로 적절한 치료를 방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향해야 하는 게 인터넷이나 카페에서 돌아다니는 글이나 혹은 댓글 달린 내용은 정확한 검증을 거쳤다고 보기 어려워요. 이런 글들을 살펴보면 과거의 치료나 안 좋은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 너무 믿거나 의존하다 보면 아무리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도 치료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서나 전문의를 찾아서 본인 상황에 맞는 치료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힐링 클래스 강연&인터뷰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