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남동부 일대인 론강 하류에서 알프스산맥에 이르는 지방이 프로방스다. 눈부신 지중해의 쪽빛 바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연보랏빛으로 펼쳐진 라벤더밭, 해바라기와 끝없는 포도밭,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들이 바로 축복받은 남프랑스다. 프로방스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르셀의 여름>에서는 황량해 보이는 바위산, 떡갈나무와 노간주나무가 울창한 숲, 그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신비롭고 평화로운 마을이 기억에 남아 있다. 남프랑스 여행을 하다 보면 지중해의 햇살을 받고 서 있는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중세 시대 건물을 볼 수 있다. 골목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상점이 많아 구경하기 좋다.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여유롭게 마셔보는 것도 좋다. 그런 풍경이 화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반 고흐는 "고통은 영원하다"는 말을 남기고 삶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영원히 존재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들
인천국제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도착한 지중해와 남프랑스의 관문 도시 마르세유는 기원전에 그리스 사람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항구로 오랜 역사와 함께 고전적인 중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대성당'에서는 진화하는 도시로 유명한 마르세유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르세유 항구를 지켜온 생 장 요새와 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으로 유명한 '뮤셈' 건물을 보면 중세 분위기와 현대적인 건축물의 기막힌 조화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마르세유 항구에서 바라다보이는 섬 중엔 알렉상드르 뒤마의 작품인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으로 유명한 이프섬과 샤토 디프성이 있어 원하기만 하면 지중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요트 투어로 다녀올 수도 있다. 지중해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지중해의 따뜻한 햇볕을 받고 자란 올리브, 과일, 채소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마르세유 대표 음식인 '부야베스'는 생선과 해산물, 채소를 푹 끓여 만든 지중해식 생선 스튜로 빵을 찍어 먹으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아비뇽은 론강을 끼고 있는 중세의 산성이며 아름답고 고혹적인 도시다. 14세기에 로마 교황청을 아비뇽으로 이전한 사건인 '아비뇽 유수'로 인해 세계 교회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현재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중세 유럽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 건물인 아비뇽 교황청이 볼만하며 12세기 양치기 소년 베네제가 신의 계시를 받고 홀로 돌을 쌓아 만들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아비뇽 다리는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라는 프랑스 동요로도 유명하다. 아비뇽을 떠나기 전에 아침마다 열리는 정겨운 재래시장 레 알 마켓을 잊지 말고 들러보자. 여러 가지 앤티크 소품과 싱싱한 먹거리 등 쏠쏠한 재미가 있다.
고흐와 샤갈, 세잔이 사랑했던 마을들
반 고흐가 사랑했던 마을 '아를'에는 그가 걸었을 론 강변, 그가 서성이던 카페, 병원, 골목길에 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37년간의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생애 마지막 2년 동안 아를의 노란 집에서 그린 300여 점의 작품이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아를 포룸 광장의 카페테라스를 그렸고, 고갱과 함께 즐겨 찾던 장소인 밤의 카페를 그렸다. 아를에서 해바라기를 그리며 고흐가 기다린 사람이 바로 고갱이었던 것이다. 고흐와 고갱은 함께 지냈지만, 고흐가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르는 행동으로 고갱을 떠나게 했다. 이후 고흐는 생 레미 요양원에서 지내며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다. 이곳 아를에서는 반 고흐의 자취와 함께 그림의 실제 풍경을 볼 수 있다.
빛과 분수, 폴 세잔으로 기억되는 엑상프로방스에는 폴 세잔이 태어난 집과 아버지의 모자 가게, 자주 다니던 카페가 있다. 꽃이 만발하고 햇살이 내리쬐는 골목의 풍경이 빛과 색을 사랑한 폴 세잔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미라보 광장에 있는 엑상프로방스의 랜드마크인 '로통드 분수'는 낮과 밤에 각기 다른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다. 세잔이 즐겨 그렸던 생트 빅투아르산과 지금은 박물관이 된 아틀리에도 볼 수 있다. '근대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화가 폴 세잔이 생전에 사용하던 각종 미술 도구와 오브제들이 그대로 놓여 있다. 세잔이 그린 생트 빅투아르산을 보고 마차가 다니던 시절의 길 그대로인 세잔이 걸었던 길을 걸어볼 수 있다. 폴 세잔과 소설가 에밀 졸라가 함께 자주 들렀던 단골 카페 '레 뒤 가르송'도 이 거리에 있다.
샤갈의 마을로 유명한 생 폴 드 방스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요새 마을이다. 마르크 샤갈의 말년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마을로 샤갈이 둘째 부인과 재혼해 노년을 보내며 마지막 작품 활동을 한 곳이다.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생 폴 드 방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좁은 거리에는 화가와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작업실이 가득하다. 좁은 돌집과 앙증맞은 돌길, 고풍스럽고 예쁜 분수, 크고 작은 광장들, 프로방스다운 아늑한 느낌의 작은 마을이다. 피카소와 모딜리아니 등 수많은 화가와 작가들이 묵었던 유명한 여인숙 '콜롱브 도르'가 마을 입구에 있다.
지중해의 멋진 휴양지들
칸은 영화제의 도시답게 기차역부터 이색적이다. 플랫폼에는 영화 포스터가 즐비하게 붙어 있고, 최초로 영화를 만든 뤼미에르 형제의 대형 사진도 있다. 스타들의 숨결이 담긴 욕망의 도시 '칸'답다. 부티크 숍들로 채워진 바닷가 크루아제트 거리는 여행자들로 늘 북적인다. 쉐케르 전망대에 올라 칸의 전경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다.
니스는 유럽인 사이에서 대표적인 휴양지로 손꼽는 도시답게 아름다운 해변과 특급 호텔이 즐비해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주변에는 아름다운 중세풍 건물이 있으며, 야외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마세나 광장을 중심으로 '니스 카니발' 같은 화려하고 재미있는 축제가 자주 열리고 있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니스의 구시가지는 미로 같은 골목과 오래된 예쁜 집들, 그 사이사이에 보석처럼 자리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있어 살아 숨 쉬는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샤갈 미술관, 마티스 미술관 등을 관람할 수 있는 투어도 가능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는 그림 같은 풍경과 따듯한 기후로 많은 여행객이 찾는 여행지이며 몬테카를로의 카지노, 세계 부호들의 요트, F1 경기 등으로 유명하다.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의 이미지 덕에 세계인의 기억 속에 우아하고 품격 있는 나라로 남아 있다. 몬테카를로는 지금도 모나코 국왕이 거주하는 대공궁과 호화 요트가 정박해 있는 항구, 절벽 위의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절경이 압권이다.
프로방스의 환상적인 마을들
인상파 화가들이 사랑했던 마을 '에즈'는 '코트다쥐르 바다의 보석'이라 불리며 해발 427m의 험준한 절벽 위 작은 마을로, 중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에즈의 골목 골목에는 예쁜 마을길, 아기자기한 가게와 아틀리에, 갤러리, 전망 좋은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고, 마을 꼭대기에는 환상적인 지중해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열대 식물원도 있다. 어느 곳에 시선을 두어도 그림이 되는 사랑스러운 마을이다.
레 보 드 프로방스는 따듯한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알록달록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인데 골목과 집, 성벽이 모두 밝은 회색빛을 띠고 있어 햇살이 내리쬐면 하얗게 빛나기도 한다. 라벤더가 피기 시작하면 레 보 드 프로방스는 연보랏빛 색채로 분위기가 그만이다. 석회암 채석장이었던 곳을 갤러리로 꾸며놓은 '카리에르 드 뤼미에르'는 캔버스가 된 석회암에 수백 대의 빔 프로젝트로 쏘아 천장, 벽, 바닥을 샤갈의 그림 영상으로 채워준다. 그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하나의 공연처럼 느껴지는 강렬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한때 로마의 성채였던 고원 위에 펼쳐진 도시이며 교회와 예배당을 비롯한 역사 유적들이 남아 있다. 역시 프로방스 지방은 마을마다 상상 이상으로 멋진 곳임에 틀림없다. 이 외에도 관광 명소들을 둘러보며 많은 예술가가 사랑했던 남프랑스의 아름다움을 구석구석 즐겨볼 수 있다.
- 국내 최고의 여성지 <우먼센스>는 (주)마에스트로와 제휴해 '고흐와 샤갈의 뒤뜰, 남프랑스 9일' 상품을 선보인다. 마르세유 2박과 니스 3박으로 자유 시간을 보장하며 여유와 품격이 있는 일정이다. 상품가는 458만원이며 9월 5일 단 1회 출발한다. 문의 및 예약은 (주)마에스트로(02-318-5488)로 하면 된다.
- <우먼센스>는 6월 26일과 7월 24일 화요일 오후 4시 서울문화사 별관 <시사저널> 지하 강당에서 인문 강좌와 여행 설명회도 진행한다. 강좌와 설명회는 모두 무료이며 <우먼센스> 편집팀 인문 강좌 담당(02-799-9127)에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