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 아이템을 고르고 쇼룸을 꾸미는 것만 봐도 오너의 취향을 가늠할 수 있다. 얼마 전 청담동 뒤편 자그마한 사무실에 두 번째 쇼룸을 오픈한 퍼 브랜드 ‘지요’의 이지연 대표는 SNS에서 내로라하는 핫 스타다. 아모레퍼시픽에서 10년 넘게 VMD로 활동한 그녀는 직접 디자인한 모피뿐 아니라 공간, 가구, 액세서리 구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뚝딱뚝딱 리폼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그녀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비슷하지만 새롭고, 익숙하지만 특별한 것, 이 두 가지가 이지연 대표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를 완성한다. 그녀의 새로운 쇼룸 역시 그렇다.
1 골드 컬러와 우드 소재를 적절히 매치해 액세서리 브랜드인 ‘라다’ 특유의 밝고 따스한 감성을 강조했다. 2 평범한 옷걸이 대신 무광 골드 프레임을 시공해 골드 컬러의 따스함과 뉴욕의 빈티지한 감성을 담아냈다. 3 날카롭고 구조적인 펜던트 조명이 쇼룸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단순히 빛을 위한 기능적 역할이 아닌, 오브제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디자인 조명으로 쇼룸의 입구에 위치해 지요 쇼룸만의 차분하고 우아한 공간을 완성할 수 있게 한다.
‘모던 리빙’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이 공간은 그녀가 신접살림을 차린 뉴욕의 여느 부티크 호텔을 연상케 한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지요를 상징하는 쁘띠 라운지다. 큰 창을 통해 종일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쇼룸의 중앙부로 프리츠 한센의 로 체어와 작은 티 테이블, 싱그러운 꽃과 향 좋은 디퓨저 등으로 쇼룸 속 편안한 라운지 공간을 구성했다. “쇼룸이라고 물건만 보고 가라는 법 있나요? 잠시 머무는 시간만이라도 외국의 부티크 호텔에서 여유를 부리는 듯한 착각을 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하고 감각적인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이 때문에 이지연 대표는 쇼룸 내 모든 가구와 조명을 뉴욕 현지의 것들로 채웠다. 특히 쁘띠 라운지의 정면에 놓인 긴 우드 테이블과 펜던트 조명, 벽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서랍장은 모두 뉴욕 현지 인테리어 감성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요즘 뉴욕의 내로라하는 부티크 호텔을 둘러보니 블랙 컬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특별한 무드의 차분함과 우아함을 만들더군요. 저 역시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자칫 공간이 어둡고 차가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블랙 컬러가 들어간 조명이나 소품으로 공간을 연출해보았어요. 뉴욕 특유의 차가움과 따뜻함,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믹스 앤 매치될 수 있도록 말이죠.”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고 구경하는 쇼룸이 아닌 주인장의 세련된 취향과 남다른 안목을 즐길 수 있는 디자인 공간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리빙 데코 경험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들러보길 권하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