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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은 타살일까?

김광석과 딸 서연 양의 타살 의혹이 점화됐다. 그 중심에 김광석의 아내이자 서연 양의 엄마인 서해순 씨가 있다.

On November 08, 2017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이 지난 8월 30일 개봉했다. 이상호 기자가 20년 전 김광석이 사망했을 당시부터 품었던 그의 죽음에 대한 의구심을 다룬 작품이다. 개봉 직후 고 김광석의 타살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 과정에서 "미국에서 잘 살고 있다"던 서연 양이 이미 10년 전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상호 기자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부인 서해순 씨의 서연 양 유기치사 혐의에 대해 재수사를 촉구하는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기사에선 서해순 씨를 암묵적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다. 김광석의 타살을 입증하는 정황들, 그리고 서연 양의 죽음에 대한 각종 추측들까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서해순 씨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 항변하고 있지만 대중은 이미 그녀의 편이 아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사건에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별이 된 김광석에게, 그리고 아픔을 간직한 채 살고 있는 그의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


 FACT CHECK  그것이 궁금하다

김광석 타살 의혹부터 딸 서연 양의 유기치사 혐의, 저작권 논란까지. 서해순 씨를 둘러싼 몇 가지 의혹에 대한 팩트를 확인했다.

Q 2007년 12월 23일 서연 양이 급성폐렴으로 사망했다. 수일 동안 기침, 고열 등 각종 증상을 겪어야 사망에 이르는 급성폐렴. 서해순 씨는 서연 양이 당일 심하게 기침하다 죽었다고 말했다. 급성폐렴이 갑작스러운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인제대학교 백병원에 근무했던 의사 A씨에 따르면 폐렴 증상으로 사망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다만 폐에 고름이 차면서 생기는 급성 화농성 폐렴이라면 숨 쉬는 데 문제가 생겨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다. 염증이 혈관으로 퍼지면 패혈증이 오고, 쇼크가 발생해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Q 서해순 씨는 왜 시아버지와 저작권 사기 소송에 휘말렸나?
저작권이 아닌 저작권 인접권 때문에 소송이 벌어졌다. 저작권은 창작물에 부여된 권리로, 노래의 작곡·작사가가 사망한 후 70년간 보호받는다. 저작권은 별도로 다른 사람에게 처분되지 않아 상속 순위에 따라 서해순 씨와 서연 양에게 상속됐다. 그런데 창작물인 노래를 가창으로 표현한 자가 갖는 저작권 인접권은 부친에게 양도했다. 부친이 사망할 당시 권리는 서연 양에게 양도됐다. 그런데 형 김광복 씨와 모친이 저작권 인접권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는데, 제1 상속인인 서연 양이 사망한 사실을 서해순 씨가 알리지 않아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Q 김광석의 타살 가능성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증거에 따르면 김광석은 타살인가?
경찰대 교수이자 프로파일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부검소견서상 가장 확실한 자살의 증거는 '의사'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의사'는 누군가 목을 조르는 '교사'와 달리 스스로 목에 무엇인가를 두르고 그 끝을 다른 곳에 고정시킨 채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질식이 이루어지게 해 사망에 이르는 죽음을 뜻한다. 김광석 시체에선 '교사'에서 나타나는 설골 등의 골절이나 압흔, 표피박탈이나 피하출혈 등 저항흔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목의 전면부에서 귀밑을 거쳐 올라간 삭흔(줄이 살에 눌린 흔적)이 뚜렷한 것으로 보아 타살은 아니다.

Q 만약 서연 양에 대한 서해순 씨의 유기치사 혐의가 입증되면 처벌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혐의가 입증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 단, 유기치사 및 상해치사의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라 서연 양의 경우 2017년 12월 22일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따라서 경찰 조사가 10월 말에 끝나야 검찰에서 충분한 보강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기치사죄는 유기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라진다. 지속적인 학대를 가했는지, 발달장애를 앓았던 서연 양에 대한 충분한 치료가 이뤄졌는지 등을 판단해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Q 서해순 씨가 서연 양의 사망 사실을 즉각적으로 알렸다면 소송 결과가 달라졌을까?
달라질 가능성이 적다. 백성문 변호사에 따르면 소송 중에 당사자가 사망하면 법원에 사망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러면 상속인이 소송을 이어서 하게 된다. 서연 양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지만, 상속인인 서해순 씨가 있는 이상 결과가 바뀌긴 힘들다. 서연 양 사망 여부에 상관없이 저작권 인접권에 대한 권리가 서연 양에게 있다는 뜻이다. 


Q 유기치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재부검이 필요하다. 과연 재부검이 가능할까?
서연 양이 숨진 지 사흘 만에 화장돼 경기도의 한 추모공원에 안치돼 재부검은 불가능하다. 결국 서연 양의 부검 결과와 병원 진료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당시 부검소견서에 따르면 서연 양의 몸에서 감기약 성분만 검출됐다. 백성문 변호사가 한 방송에서 한 말에 따르면 그동안 병원에 다녔던 진료 기록을 보면 보호자가 아이를 방치해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할 순 없다. 이런 증거를 넘을 또 다른 객관적인 증거가 나와야 유기치사 혐의가 입증될 수 있다.

Q 서해순 씨는 지난 10월 12일 경찰 조사에서 지금까지 받은 저작권료가 한 해 평균 500만~6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사실과 다르다. 서해순 씨는 김광석의 노래가 뮤지컬 <그날들>로 제작된 2013년부터 한 해에 1억원 이상의 저작권료를 챙겼다. 5년 동안 5억원 이상을 번 셈이다. 또한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서해순 씨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서 지난 1998년부터 올해까지 저작권료 명목으로 9억 7,980여 만원을 지급받았다.


Q 서해순 씨는 경찰에 출두해 "김광석과 이혼하겠다"고 밝혔다. 그녀의 말처럼 사후 이혼은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배우자가 사망한 순간 혼인 관계가 종료된다. 서해순 씨가 말한 '사후 이혼'은 일본에 있는 제도로, 배우자의 사망 후 시댁 및 처가 등과 절연을 원하는 사람들이 '친인척 관계 종료 신고서'를 관공서에 제출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Q 남편이 사망하면 제1상속권자는 아내가 된다. 그런데 왜 김광석의 아버지가 김광석의 상속 재산인 저작권과 판권에 관여했나?
김광석이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993년 김광석의 부친은 음반사와 김광석의 4개 앨범(김광석 다시 부르기 I·II, 김광석 3·4집)에 대해 계약했다. 1996년 김광석이 죽은 뒤 부친이 앨범의 저작권과 판권 등 모든 권리를 갖게 됐다. 과거 김광석의 아버지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김광석은 죽기 전 모든 인세 계약에 관한 권한을 아버지에게 증여했다. 그 외 재산은 제1 상속권자인 서해순 씨와 서연 양에게 상속됐다.


Q 이상호 기자는 영화 <김광석>을 통해 서해순 씨가 영아를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해순 씨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말인데, 사실일까?
이상호 기자는 서해순 씨가 첫 번째 결혼에서 낳은 아이를 9개월이 됐을 때 사망시켰고,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으나 공개적으로 드러난 증거는 없다. 이에 대해 서해순 씨는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임신 7개월 때 낙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2살에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를 만나서 임신을 했다. 그 남자가 미국 시민권자라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같이 미국에 가려고 결혼을 해버렸다. 근데 그 사람이 알고 보니 사기꾼이어서 7개월 된 아이를 서울 홍은동 산부인과에 가서 뗐다."(지난 10월 3일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INTERVIEW  이상호 SAYS

이상호 기자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을 통해 김광석의 목소리를 추억하고, 그의 자전적 인생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하나씩 제기했다. 서해순 씨의 두 번째 경찰 조사가 있던 날 <김광석>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이상호 기자를 만났다. 이상호 기자는 조심스러워했다. 서해순 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한창인 데다, 자기도 재조사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해순 씨는 1차 조사 때와 달리 2차 조사에서는 말을 아꼈어요. 이 시점에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당분간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하려고 해요. 때가 되면 속 시원히 다 말할 수 있겠죠."

김광석의 형은 작품이 개봉하기 전 이미 영화를 봤다. 동생이 자살했다고 믿지 않는다는 형은 이상호 기자를 응원했고, 또 그의 용기에 고맙다고 했다.

"이제야 죽어도 광석이의 얼굴을 볼 면목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광석이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더불어 '김광석 법'이 특별법으로 제정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광석 형의 <한밤의 TV 연예> 인터뷰 중에서)

'김광석 법'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일지라도 사실 규명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소시효 기간과 상관없이 재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지난 9월 6일 이상호 기자와 가수 전인권 등이 힘을 합해 국회에 발의했다. 현재 온라인 서명을 통한 청원 운동이 진행 중이다.

"솔직한 심정은 서해순 씨를 서연 양에 대한 살인 혐의로 고발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건 범죄 의도까지 밝혀야 하기에 더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서연 양에 대한 유기치사 혐의로 고소·고발하게 된 거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서연 양의 사망 시점입니다. 급성폐렴으로 사망하기 위해선 사망 6시간 전부터 자발적 호흡이 불가능해야 한다고 해요. 새벽 5시경에 죽은 서연 양은 아마도 밤새 숨을 헐떡거렸을 겁니다. 그런 딸을 두고도 엄마인 서해순 씨는 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았어요. 119가 도착했을 땐 이미 서연 양이 죽은 상태였고요.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살인 미수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더라도 현재로선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김광석 법을 추진 중이죠. 진실을 밝히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싸울 겁니다."

사실 이상호 기자는 김광석과의 인연이 없다. 단지 신입 기자 시절 김광석의 죽음에 대해 취재하다가 타살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그 후로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취재했다. 99%의 확신이 있더라도 1%의 증거 없이는 보도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직접 영화를 만든 이유는 뭘까?

"김광석과 서연 양의 죽음을 밝힐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건 맞습니다. 과거에 몸담았던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같은 이유로 번번이 무산되곤 했어요. 이 영화를 '해보자'고 마음먹은 결정적 이유는 김광석의 음원에 대한 저작권, 김광석의 재단을 가지고 있는 서해순 씨에게 최소한 의혹을 제기할 순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됐으니까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서해순 씨는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녀는 "이상호 기자와 대면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호 기자는 당황스러워 했다.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저와 함께 그녀를 고소·고발한 안민석 의원이 '억울한 게 있으면 만나서 이야기해보라'고 먼저 제안했을 때 그녀가 거부했다더군요. 저와 양자 대면해서 대화하고 싶다고 한 그녀의 말은 그저 액션일 뿐인 거죠. 한 프로그램에서 저와 서해순 씨를 한자리에 출연시키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녀의 의중을 먼저 물어봐달라고 했죠. 아직 출연은 미정인 상태입니다. 이상호 기자는 경찰의 재수사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 사건인 데다, 과거 경찰이 내린 조사 결과를 경찰 스스로 번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경찰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김광석과 서연 양의 죽음에 대해 대중이 관심 갖기 시작했다는 건 긍정적인 결과입니다. 만약 경찰이 타살로 결론 내린다고 하더라도 서해순은 억울하다고 하겠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예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영화가 좀 더 오래 상영될 수 있도록 관객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관심 가져주세요."

이상호 기자의 관심은 온통 경찰의 발표에 쏠려 있다. 경찰은 오는 11월 중순께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INTERVIEW  서해순 SAYS

영화 <김광석>을 통해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서해순 씨가 지난 10월 12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서울지방경찰청에 출두했다. 본래 오후 1시부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던 날 집 앞에 취재진이 있다는 이유로 밖에 나오길 거부하다 경찰이 동행하며 오후 2시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억울할 수가 없습니다. 시댁이 재산을 가져가려 하고 장애우가 있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서연이에게 따뜻한 밥 한 번 챙겨준 적이 없고, 학비도 한 번 안 줬습니다."

서해순 씨는 남편과 아이를 잃고 홀로 사는 '여자'로서의 삶을 이야기하며 억울함을 표했다. "생활비가 없고 공부시킬 돈이 없어도 한국에서 일반 장애아가 있는 학교를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집에서 20㎞가 넘게 떨어져 있던 중학교까지 매일 아침 서연이를 데려다주고 오후에 데려왔죠.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어요. 학교나 병원에 데리고 갔고, 유기치사 혐의에 대해선 떳떳합니다."

서연 양은 외형적 이상과 정신지체를 동반하는 난치병인 가부키 증후군을 앓는 1급 장애인이라 각별한 관리가 필요했다. "서연이는 성장이 더딘 아이였어요. 피터팬 신드롬 같은 것이 있었죠. 그런데 아빠가 그렇게 가고 나니까 몸도 마음도 급격히 나빠지더군요. 어린 나이에도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런지 충격이 컸나 봐요. 엄마도 아빠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계속 아기로 남아 엄마의 보호를 받으려고 하는 거예요. 마음이 몸까지 컨트롤하는지 건강도 계속 나빠지고."(2002년 서해순 씨의 <우먼센스> 인터뷰 중에서)

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했던 서연 양은 그로부터 5년 후인 2007년 급성폐렴으로 사망했다. 서해순 씨는 서연 양이 사망하기 몇 시간 전에 호흡곤란이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유기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주변에 서연 양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아 당시 진행 중이던 김광석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딸이 그때 열이 있어 감기약을 먹였어요. 물을 마시고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호흡곤란은 없었습니다. 딸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것은 소송하고 관련 없어요. 다만 주변에 '(아이가) 잘못됐다'고 알리지 못한 점은 제 불찰이고, 그런 상황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와 함께 서해순 씨가 얻은 저작권 수익이 100억원대에 달한다는 이야기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1998년에 500만원을 받았고, 그 이후로 7~8년간 500만~800만원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었어요."

하지만 그 후 각종 매체에서 서해순 씨가 2013년 이후 매년 1억원이 넘는 저작권료를 받았다는 자료가 쏟아지자 그녀는 이야기의 포커스를 다른 쪽으로 옮겼다. 자신에게 돌아온 수익과 수익 중 회사에 쓰인 지출을 분리하기 시작한 것.

"저작권 소송은 정확하게 저작 인접권인지, 판권에 대한 로열티인지, 제작사 및 작사·작곡가의 초상권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작자 초상권은 회사에서 갖고 있었고, 로열티에 대한 부분만 소송을 진행한 거예요. 음반 제작자는 저와 김광석 씨가 맞다고 판결이 난 재판입니다. 로열티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음반 수익금은 직원들 월급과 사무실 임대료로 나갔어요. 작사, 작곡 저작권은 상속된 게 맞습니다."(서해순 씨의 YTN 인터뷰에서)

지난 10월 16일 서해순 씨는 2차 조사를 받았다. 그녀는 1차 조사 때와 달리 말을 아꼈다. 이번 사건이 끝날 때쯤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가 의혹으로 남을지, 사실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속 타살 의혹

1 직접적 사인이 된 노끈 줄이 짧았다
김광석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노끈에 목이 감긴 채 발견됐다. 이상호 기자는 영화에서 발견 당시 천장에 연결한 노끈이 김광석까지 닿지 않는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목에 남은 상처인 삭흔이 앞쪽으로만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누군가 뒤에서 목을 졸라 살해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 2가지 종류의 담배
평소 담배를 즐겨 피우던 김광석.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 꽁초는 2가지였다. 즉 누군가 김광석과 함께 담배를 피웠다는 것. 이에 대해 서해순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김광석이 두 종류의 담배를 피웠다"고 주장했지만, 김광석을 잘 아는 지인들은 "김광석이 피우는 담배는 말보로 한 종류뿐이다"라고 증언했다.

3 당시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아내 서해순 씨에 대한 혐의점을 두지 않았다
사망 당시 경찰은 용의 선상에서 서해순 씨를 완전히 배제했다. 이상호 기자는 보통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가까운 지인부터 용의 선상에 올리고 수사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경찰의 당시 수사는 처음부터 엉터리였다고 말한다.

4 서해순 씨의 증언이 바뀌었다
김광석의 사망 당일 장례식장에서 서해순 씨는 "실수였다. 장난치다가 그렇게 됐다"고 울면서 말했다. 하지만 몇 년 후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눈빛으로 자살을 이야기했다. 그의 자살은 아티스트로서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5 자살 전날 이혼을 통보했다
사망 6개월 전, 김광석은 공연차 찾았던 미국에서 아내와 동창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같은 내용은 그가 남긴 일기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광석은 결국 서해순에게 이혼을 통보했고, 가족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그다음 날 사망했다.


서해순 씨, 재산은 얼마?

딸 서연 양의 학비를 홀로 책임지며 힘들게 살아왔다는 서해순 씨는 어떤 곳에 살고 있을까?

서해순 씨가 지난 2015년 구입한 서울 황학동 A주상복합아파트는 공급 면적 193m²(58평)로, 당시 약 6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9억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세권에 위치하며 마트를 비롯해 커피숍, 병원, 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생활하기 좋은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집주인의 허락이 없으면 외부인은 출입할 수 없어 사생활 보호가 용이하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서해순 씨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1층 마트의 근무자는 기자에게 "여기 산대요?"라고 반문하기도.

유일하게 서해순 씨를 알았던 경비원 B씨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다닌다. 집에 방문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또 다른 집은 공급 면적 138m²(41평)로 지난 2014년 2억 4000만원으로 매매됐다. 자동차를 타고 한참 산을 올라가야 할 정도라 마치 요새를 연상시켰다. 서해순 씨의 생활은 서울과 비슷했다. 빌라 특성상 많은 소유자가 별장처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같은 라인에 사는 주민조차도 그녀가 거주하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녀의 생활은 경비원의 증언이 뒷받침한다. "그 집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어요. 전화해서 문을 열어달라고 해야 들어갈 수 있어요."

 

동거남 추측 이 씨는 누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씨는 김광석과 동창 관계로, 김광석이 사망하기 전 미국 공연에서 서해순 씨와 함께 있던 인물이다.
"불륜은 아니에요. 김광석 씨 동창으로 알고 처음 만났어요. 고마운 사람이에요. 장애인 엄마로 누구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연이를 굉장히 예뻐했고 서연이도 많이 따랐어요."

서해순 씨가 거주 중인 곳의 관계자는 "서해순 씨는 혼자 사는 게 맞지만 오가는 분이 있다. 그분 역시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오갔다"고 말했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김지은(객원 에디터)
사진
서울문화사 DB, 영화 <김광석> 스틸컷
2017년 11월호
2017년 11월호
에디터
이예지, 김지은(객원 에디터)
사진
서울문화사 DB, 영화 <김광석>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