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교통비가 비싸다. 그럼에도 교토에서는 대중교통이 곧 관광으로 이어지므로 운전기사가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하며 운전도 하고 때로는 관광 가이드도 하는,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가 되곤 한다.
한 번 길을 잃으면 일행과 다시 만나기까지 30분은 족히 걸린다는 복잡한 교토역. 하루 평균 이용객이 63만 명이다. 때로는 걷는 것이 아니라 인파에 떠밀려 걷게 되는 경우도 있다. 도카이도 신칸센(東海新幹線)의 모든 열차가 교토역에는 정차하며 일본 각지로 가는 고속버스 노선이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일단 표를 구입하는 것부터 난감하다. 자동 발권기로 구입하려면 한국어 버전을 눌러 여러 번 시도 끝에 구입해야 한다. 이제 34번 플랫폼까지 있는 이곳에서 각자 가야 할 곳의 번호를 찾고 그다음은 바닥을 살펴볼 차례다.
바닥에 표시된 동그라미, 세모, 색깔별로 씌어진 노선에 맞춰 2명씩 줄지어 서서 기다려야 한다. 대열에서 잠시 이탈하려면 본인의 가방이나 소지품을 두고 다녀와야 자리 보존이 가능하다. 일본인들의 장기이자 특기인 줄 서기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지하철은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해 종종 지연이 된다. ‘대폭 지연’이라고 메시지가 뜨면 주로 인명 사고, 즉 지하철 투신 사고 때문이다. 그 외로는 거의 정확한 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한다.
일본 택시요금은 비싸다. 회사마다 도시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평균적으로 기본 요금이 6백80엔(7천원) 정도이다. 순서를 기다리며 둘러보면 재일 교포가 운영하는 유명한 M사의 택시가 눈에 띈다. 교토에만 택시가 9백 대, 기사가 6백 명이다. 따라서 택시 잡기가 편하고 승객이 타는 쪽이 자동문이다. 응대도 친절하다. 일본은 버스도 택시도 길을 양보해준다. 방향등을 켜면 거의 멈춰주는 택시를 보면 대부분 M사의 택시였다.
일본 버스는 천천히 간다. 출발도 도착도 배려 그 자체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휠체어를 타고 버스에 오르는 승객은 직접 기사가 탑승을 도와주다 보니 한 정류장당 정차 소요시간이 긴 편이다. 버스 운전사들은 큰 버스를 운전하기 때문에 다른 차들을 더욱 배려한다. 버스 탈 때는 타는 곳인 입구(入口)와 내리는 곳인 출구(出口)를 잘 찾아야 한다. 버스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승하차 위치와 요금 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교토는 늘 직진이다. 유턴하는 곳이 거의 없어 버스 노선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정류장에 빼곡하게 적힌 버스 노선의 시간표 그대로 운행된다.
자전거가 생활화된 일본인들에겐 자전거가 가장 편한 교통 수단이다. 차는 없어도 자전거는 가족 수만큼 소유하고 있어 구입할 때 주소와 소유자, 자전거 보험까지, 자동차 못지않게 등록을 한다. 도난 방지와 자전거 불법 주륜 시에 벌금을 부과하기 위해서이다. 자전거 방치 금지 구역에 세워둔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보관소로 끌려간다. 반드시 ‘주린죠(주륜소)’에 세워둬야 한다. 자전거가 차도로 달릴 때는 반드시 왼쪽으로 붙어서 달려야 하며, 야간에는 전등을 꼭 켜고 달린다. 우산을 들거나 이어폰을 귀에 꽂고 타거나 음주 후 타서도 안 된다.
교토역은 하루에만 60만 명이 넘게 오간다. 교토로 여행 오는 관광객들처럼 인생은 여행하는 것이 아닐까? 인생 여행을 함께할 사람을 만나는 것이 결혼일 테고…. 새해가 되면서 남편과 나는 머리를 맞대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쓴이 김보민
2014년 일본 교토 상가 FC로 이적한 남편 김남일 선수를 따라 일본으로 간 KBS 아나운서. 2016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 지도자로 변신,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남편을 한국으로 보내고 아들과 함께 교토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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