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드레스를 만들다
어린 시절 서승연 디자이너는 부모님을 따라 고전 영화를 즐겨 봤다. 영화 속에서 본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의 클래식한 패션은 어린 그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유치원 때부터 가족끼리 영화를 즐겨 봤어요. 어릴 때라 영화의 내용보다는 여주인공의 아름다운 패션이 더 관심을 끌었죠. 그때 봤던 여주인공들의 클래식한 패션이 지금도 디자인의 영감이 되곤 해요.”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멋쟁이 어머니 또한 그녀가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어릴 때부터 좋은 소재와 정교한 재봉이 어우러진 멋진 옷을 보고 자라면서 패션은 그녀에게 친숙한 존재가 됐다.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패션을 전공한 서승연 디자이너는 1991년 작은 양장 맞춤 숍으로 데니쉐르를 론칭했다. ‘데니쉐르(Denicheur)’는 ‘진품을 찾아내는 사람’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보석의 가치를 알아보듯 사람들이 데니쉐르의 가치를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브랜드 이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양장 맞춤만 했는데,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자 드레스를 디자인해주던 것이 입소문을 타 드레스도 함께 선보이게 됐다. 현재는 그 영역을 확장해 스타들을 위한 무대의상, 란제리까지 선보이며 토털 브랜드로 거듭났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부들의 로망을 실현시키는 우아한 실루엣의 드레스로 유명하다.
“웨딩드레스는 신부들의 로망의 결정체라고 생각해요.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상상을 하잖아요. 꿈꾸던 결혼식의 로망이 웨딩드레스에 집약돼 있는 거죠.”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모든 제품 공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섬세하면서도 화려한 오트 쿠튀르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꼭 화려한 드레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플한 디자인의 드레스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니멀한 디자인의 드레스임에도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소재의 차이 때문이다. 서승연 디자이너는 모든 의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라고 생각해 컬렉션을 앞두고 소재 준비만 6개월 정도 소요될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 기존 소재를 변형하거나 제직하는 경사와 위사를 달리해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한 그녀의 노력이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드레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1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2017 S/S 컬렉션 이미지. ‘God is in detail’을 주제로 디테일에 초점을 맞춘 드레스를 선보였다.
2 2016 브라이덜 컬렉션 인 서울에 참가한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컬렉션 무대. ‘Beyond the common idea’를 콘셉트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다. 웨딩드레스에는 잘 쓰지 않는 블랙 컬러를 사용해 포인트를 더한 것이 특징.
1,2,3 브라이덜 컬렉션 인 서울에 참가한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컬렉션 무대. ‘Beyond the common idea’를 콘셉트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다. 웨딩드레스에는 잘 쓰지 않는 블랙 컬러를 사용해 포인트를 더한 것이 특징.
4 서승연 디자이너가 제작한 소프라노 조수미의 무대의상.
K-QUEEN, 서승연 디자이너의 새로운 뮤즈로 거듭나다
조수미, ‘소녀시대’, 옥주현 등 많은 셀렙의 드레스를 책임지는 서승연 디자이너가 이번에는 <우먼센스> K-QUEEN을 위한 드레스를 선보였다. 올해 6회째를 맞은 K-QUEEN 콘테스트의 본선 진출자 15명의 화보 촬영 의상부터 본선 대회 드레스까지 담당하게 된 것. 모든 의상은 K-QUEEN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한 것으로, 기존의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의상보다 캐주얼하고 모던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모노톤 컬러를 사용하고 실크, 오간자, 자카드 등의 소재로 화려한 분위기를 살리면서 디자인은 심플하게 연출했다.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 드레스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드레스를 입는 이를 돋보이게 한다는 것. 이번 K-QUEEN 15인 또한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의 드레스 덕분에 각자의 매력이 빛을 발했다. 이는 모두 완벽한 피팅 덕분. 같은 디자인의 드레스일지라도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어울리는 분위기가 다르므로 피팅을 통해 한 사람만을 위한 드레스로 재탄생된다. 덕분에 본인에게 꼭 맞는 분위기의 드레스가 완성되는 것이다.
K-QUEEN 콘테스트 본선 무대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될 데니쉐르만의 특별한 감성이 담긴 드레스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