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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친구의 연인을 가로채는 악역으로 이름을 알리고, <꽃보다 여자> <왕의 여자> <소울메이트> 등의 드라마에서는 맡은 배역마다 자신만의 컬러를 덧입히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오랜 공백을 깨고 출연한 S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두 딸 채흔이, 소흔이와의 유쾌한 일상을 통해 독박 육아를 푸념하는 친근한 엄마의 모습으로 폭풍 공감을 불러내기도 했다. 요즘에는 E채널 <별거가 별거냐>를 통해 솔직하고 당당한 캐릭터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며, 수많은 기혼녀들에게 대리 만족의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 중. 다채로운 스토리를 더해가는 배우 사강이 오랜만에 ‘채소 자매’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가 아닌 온전히 홀로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카메라 앞에 섰다. 룩이 바뀔 때마다 눈빛과 표정으로 재단한 듯 분위기를 맞춰내는 감각은 여전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둘째 채흔이가 아직 어려서 여전히 엄마로 지내는 시간에 충실하고 있어요. 아이가 만 3세 될 때까지는 엄마가 늘 곁에 있어 줘야 한다는 신념이 있거든요. 방송도 아이들과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만 골라 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곧 세 돌이네요.(웃음)
목표했던 시간이 눈앞인데 달라진 게 있나요? 아이를 낳은 이후에는 아이 외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암컷이 새끼를 지키기 위해 주변의 모든 것에 경계심을 갖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심리적 영향인지 채흔이가 어느새 만 3세가 돼가니 내 일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지면서 아이 외의 삶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아이와 관련된 것 이외에는 감성적인 것도 아예 배제하고 살았는데, 이제 읽고 싶은 책도 많고 노래 가사도 귀에 쏙쏙 꽂혀요. 엄마로서의 모성애 호르몬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호르몬이 돌아오는 느낌이에요. 제가 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일을 할 때가 됐다는 얘기겠죠.(웃음) 이제 슬슬 몸도 풀고, 마음도 풀면서 엄마 사강 이외의 삶을 준비하려고 해요.
현재 출연하는 E채널 <별거가 별거냐>가 주부들 사이에서 화제예요. 촬영장 분위기는 어때요? 너무너무 좋아요. MC 박지윤 씨나 김지영 언니, 이철민 씨 와이프인 김미경 씨도 그렇고 다들 성격이 잘 맞거든요. 스튜디오 현장도 그렇지만, 최근에 여자 4명이서 야외 촬영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일이 아니라 그냥 놀러 가는 기분으로 정말 신나게 촬영하고 있어요.
방송 말고 별거해본 적 있어요? 저희 부부는 결혼하고도 각자 일 때문에 꽤 오래 떨어져 살았어요. 남편의 직장을 따라 미국으로 옮기면서 처음 함께 살게 됐거든요. 아이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알콩달콩 신혼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원래 결혼하고 3년 차 정도 되면 배우자와 가끔 떨어져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잖아요. 저희는 그 전에 떨어져 지내길 잘한 것 같아요.(웃음)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에 대해 생각하고, 애틋한 마음도 생겼으니 잠시의 별거가 저희에겐 좋은 경험이었어요.
방송에서는 시부모님 앞에서 별거 기간, 재산 분할을 얘기하는 당돌한 며느리로 비춰졌어요.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당돌하다기보다는 솔직해요. 사소한 거짓말도 싫어해 시부모님이든 부모님이든 그 순간 혼나고 욕을 먹더라도 솔직히 얘기하는 편이에요. 시부모님도 처음에는 약간 당돌하게 보셨겠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솔직함을 제 매력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하는 말이면 뭐든 믿을 수 있다며 신뢰를 보여주시죠.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엄마와 아내로만 살았던 시간은 어땠나요? 거의 10년을 쉬었는데, 동료 연기자나 주변분들에게 우려의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제일 자주 듣는 질문이 “일 안 하니까 좀 그렇지? 우울하지 않아?”였어요. 그런데 정작 저는 너무 바빠 제 일을 그리워할 시간 자체가 없었어요. 아이 둘을 낳아 키우고, 일본과 미국, 한국을 돌아다니며 사느라 이사만 여덟 번이나 했으니까요. 한국으로 돌아와 종종 촬영과 방송도 하지만 저는 그냥 한두 달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일을 하는 느낌이에요. 일을 쉴 땐 다 이유가 있겠지 하는 긍정적인 성격이기도 하고요. 모든 것이 인생이라는 공부고, 또 배우로서 연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엄마와 아내로만 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아이가 생겼으니까요. 이젠 신인 같은 설렘도 느끼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고…. 제겐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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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날씬해요.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인가 봐요. 아우, 아니에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사실 30대 초반까지는 라면을 먹고 바로 자도 붓지 않고, 살도 안 쪘었는데, 서른 중반 정도 되니 절대 아니더라고요.(웃음)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은 못 되지만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루에 한 번은 꼭 플랭크 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발레를 해요. 또 백미 대신 매끼 현미밥을 먹고 있죠. 둘째를 가졌을 때 임신성 당뇨로 어쩔 수 없이 현미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제 몸에 잘 맞더라고요. 다이어트 효과가 있고 피부에도 좋아요. 어느 순간부터 백미로 지은 밥을 먹으면 몸이 부대끼는 것을 느낄 정도예요. 미팅 등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미밥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녀요. 대신 다른 음식은 마음껏 다 먹고 있지만요.(웃음)
어떤 엄마, 어떤 아내가 되고 싶나요? 모든 사람이 똑같을 거예요.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요. 본업이 연기자여서 드라마를 하게 되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도 많아요. 대본 외우는 것도 걱정되고요. 정말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여자로서는 어떻게 나이 들고 싶나요? 남편이 봤을 때도 예뻤으면 좋겠고, 아이들에게도 마음이나 얼굴이 모두 예쁜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제가 거울을 봤을 때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고요.(웃음) 큰 욕심 없이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저에게 맞는 역할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해요. 오래 쉰 만큼 좋은 작품 만나서 예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사극도 좋고, 시트콤같이 제 성격대로 발랄하고 편안하게 풀어낼 수 있는 역할이면 좋겠어요. 열심히 준비해 꼭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싶은 바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