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화이트 컬러의 미니멀한 공간에 따스한 햇살이 파고들면 뉴욕 어디쯤에 있을 법한 모던한 갤러리를 떠올리게 하는 청담동 쇼룸. 페이크 퍼 열풍을 타고 ‘비건 패션’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길트프리를 디자이너 이영리와 함께 이끌고 있는 길영실 대표의 모던하고 심플한 취향이 투영된 공간이다. 나 좀 봐달라는 듯한 화려한 디테일이나 시선을 압도하는 컬러 없이 루스한 실루엣과 뉴트럴 톤으로 만들어내는 정중하고 우아한 길트프리의 룩은 감각적인 여자들의 취향을 관통하며 매 시즌 위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루스한 실루엣처럼 편안하면서도 뉴트럴 톤처럼 시크한 스타일로 평범한 일상에도 모던한 터치를 더하는 그녀의 패션 +α.
자신만의 시그너처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루스한 오버핏의 원피스에 스포티한 블랙 운동화.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조합으로 즐겨 매치하다 보니 어느새 시그너처 아이템이 됐어요.
데일리 룩은 주로 어떻게 스타일링하나요?
면이나 리넨 소재의 편안한 실루엣을 좋아하고, 컬러를 사용하기보다는 무채색의 옷을 즐겨 입어요.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아크네 스튜디오’ ‘헬무트 랭’과 같은 무심한 듯 멋이 나는 브랜드를 좋아해요. 신발은 주로 운동화를 즐겨 신는데, 스니커즈보다는 스포츠 브랜드의 진짜 ‘운동화’를 즐겨 신어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매장은 한 달에 한 번 꼭 들러 구경하죠.
가장 아끼는 패션 아이템은요?
신발에 집착하는 편이에요. 하이힐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거의 신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의 플랫 슈즈나 나무 굽 신발, 운동화 등에 열광해요.
쇼핑은 주로 어디서 하나요?
한국에서는 편집 매장인 ‘에크루’와 도산대로에 있는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를 즐겨 찾아요. 에크루는 편안하면서도 에지 있는 데일리 룩 을 연출하고 싶을 때 제격인 패션 아이템이 가득한 곳이라 10년 넘게 방문하고 있어요.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는 다른 톰 그레이하운드 매장과 달리 좀 더 화려하고 ‘쎈’ 옷들이 가득한 곳이죠. 재미있는 옷이 많아 기분 전환을 위해 종종 들러요. 도쿄에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인데 갈 때마다 꼭 나카메구로나 아오야마의 멋진 숍에 들러 쇼핑을 하곤 해요.
최근에 구입한 쇼핑 리스트를 공개해주세요.
‘매치박스실버’ 에서 실버 주얼리를 구매했어요. 다가오는 여름에 손가락마다 또는 팔목에 시원한 느낌을 주기에 좋은 제품이에요.
키즈 룩 스타일링 노하우가 있나요?
우선 아이 취향을 존중해주는 편이에요. 원하는 옷을 고르게 하고 대신 그에 맞는 슈즈나 스타킹, 액세서리를 매칭해줘요. 요즘 저희 아이들은 핑크홀릭 중이라 핑크 컬러를 활용한 톤 온 톤 스타일링에 신경 쓰고 있어요.
맘&키즈 커플 룩은 어떻게 연출하나요?
같은 소재의 다른 컬러 티셔츠를 입거나 겨울에는 패턴이 다른 에코 퍼를 입는 식으로 소재로 통일감을 줘요. 둘째 딸은 저처럼 롱스커트를 좋아해서 각기 다른 디자인의 롱스커트와 운동화로 커플 룩을 연출해요.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은 어떻게 하나요?
자극이 적고 향도 좋은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스킨케어 제품으로 피부를 가꿔요. 가볍게 피부 톤만 정돈해 생기 있게 연출하고 눈썹 모양을 따라 자연스럽게 아이브로 메이크업을 해요. 레드 립을 좋아해 별다른 화장을 하지 않고 레드 립스틱만 바르고 외출할 때도 많고요.
패션 정보는 어떻게 업데이트하나요?
요즘은 SNS를 빼놓고는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를 자주 보고, 국내외 패션 매거진은 정기구독해 챙겨 보고 있어요.
힐링 타임은 언제인가요?
해외 출장 기간이 그 나름의 힐링 타임이에요.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배우는 것도 많거든요.
비즈니스 미팅은 어디서 하나요?
SSG 마켓에 있는 디저트 숍 ‘더 메나쥬리’에 자주 가요. 사무실과 가깝고 공간이 넓어 옆 사람들의 대화가 들리지 않아서 미팅 장소로 제격이예요.
나이트 타임은 주로 어디서 보내나요?
주변에 요리를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 친구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고 샴페인과 와인을 곁들인 파티를 즐기곤 해요. 바깥 공기를 쐬고 싶을 때는 이태원이나 청담동 일대를 돌아다니죠.
아이들과 함께 자주 방문하는 곳이 있나요?
남양주시에 있는 ‘코코몽 에코팜’을 즐겨 찾아요. 가격도 저렴하고, 야외 활동을 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죠. 직접 흙을 가지고 놀 수도 있고, 토끼나 염소, 양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해요.
요즘 자주 찾는 핫 플레이스는요?
가정식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테가로’를 정말 좋아해요. 지인이 추천해 한 번 가서 맛본 뒤로 단골이 됐죠. 이탈리아인 셰프인 남편이 직접 요리하고, 아내가 서빙을 해줘요. 너무 아늑하고 친근하면서도 음식 맛이 훌륭해 자주 방문하고 있어요.
최근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부쩍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개인적으로 전부 다 뜯어고치는 인테리어보다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선호해요. 집이나 쇼룸도 기존 구조를 최대한 살려 인테리어를 했어요. 가구 배치를 다르게 하거나 식물, 집기들만으로도 얼마든지 다른 느낌을 낼 수 있거든요.
일과 가정의 밸런스는 어떻게 조절하나요?
일은 가능한 한 밖에서 끝낸 뒤 집에 들어가려고 애써요. 그렇지 못한 날엔 아이들을 다 재운 뒤 다시 일을 해요. 일을 시작하면서 슈퍼맘이 되는 것은 포기했어요. 원래 요리를 즐겨 했지만 평일에 요리까지 하는 건 무리더라고요.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오히려 아이들에게 짜증을 많이 내 서로 힘들다는 걸 알았거든요. 대신 주말에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족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나요?
가족은 제 삶의 이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