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인정’ 심경 인터뷰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영화제에서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습니다. 제가 받는, 지금 느끼는 이 기쁨은 당연히 홍상수 감독님 덕분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 직후 김민희의 소감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은곰상)의 주인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김민희였다. 해당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가 받는 첫 여우주연상이었고, 3대 영화제로 넓혀보면 배우 전도연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10년 만이다.
축하해야 하고 응당 축하받아야 할 일이지만 언론 보도와 대중의 반응이 다소 달랐다. 무엇보다 ‘가정이 있는 영화계의 거장과 젊은 여배우의 교제’에 관심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교제에 대한 최초 보도 이후 두 사람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를린 현지를 찾은 일부 매체를 비롯해 국내 다수의 매체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세히 보도했다.
우선,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 여러 외신과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에 대해 “가까운 관계”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린 모습이었다. 물론 이는 교제 사실을 직접 인정하는 건 아니었다. 영화 작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고, 홍상수는 “현장에서 그녀의 의견을 존중했다. 매일 아침 시나리오를 쓰는데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김민희 의견과 내 의견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베를린발 보도는 홍상수 감독이 김민희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다거나 시사회장에서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봤을 때 두 사람은 교제 중인 것이 맞으며, 홍상수 감독은 아직 이혼한 상태가 아니기에 ‘불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매체들의 이런 노력이 머쓱해진 건 지난 3월 13일 해당 작품의 공식 언론 시사회 간담회에서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을 제외하고는 두문불출했던 두 사람이 국내 취재진 앞에 선 것도 의외였지만, 기자의 촌철살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 모습도 놀라웠다. 관계자에 따르면 마지막까지 참석 여부를 고민하던 두 사람은 결국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불륜설 보도 9개월 만에 서로 부적절한 관계임을 인정했다.
“(그런 걸 여기서) 얘기할 자린지 모르겠는데 우리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고, 우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간 언론에 얘기하지 않은 건 이런 얘기를 굳이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다들 아시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기에 더 이상 (나서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보도 때문에 불편한 일도 있었고 외국에서는 기자들을 만나면서 한국에서는 안 만나는 것도 그러니 이 자리에 나온 것입니다. 보도 이후 정상적으로 생활하기가 좀 어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들었으니 기자분들과 만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나왔습니다. 저의 개인적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이후로는 영화 이야기를 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상수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놓인, 또 다가올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영화에만 관심을 두고 봐주실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김민희
교제설 보도가 나간 후 약 9개월 만에 두 사람이 직접 관계를 설명하는 순간이었다. 그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불륜설이 ‘불륜’으로 확정된 순간, 장내는 술렁거렸고 수많은 카메라에서 일제히 플래시가 터졌다. 객석 일부에선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자신들의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받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다. 이어진 질문은 김민희에겐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만 살 것인가” 등이었고, 홍상수 감독에겐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일부 대사가 김민희를 실제로 걱정하며 넣은 것인가” “불륜 사실로 인해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이었다.
김민희는 “어떤 계획이나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 주어진 작업에 굉장히 만족하고 연기할 때 그 과정에만 몰두하려 한다. 그걸로 채워지길 바란다”며 “홍상수 감독님과 작업하는 모든 순간이 너무 귀한 일이다”라는 말로 갈음했다. 홍상수 감독에겐 여전한 존경심을 표했고 자신의 작업에 대해선 특정 방향으로 갇히지 않고 열려 있음을 표현했다고 보인다.
홍상수 감독은 어땠을까? 한 기자의 ‘국민 정서’라는 단어에 불편함을 느낀 것 같았다. “글쎄요. 일반 국민이란 표현 자체를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보도를 보고 있고, 실시간 검색어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불편해하는 분들은) ‘일반 국민’이기보단 ‘어떤 분들’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마다 처지나 성격 때문에 사안에 대한 의견이 다 다르잖아요. 제 주위나 김민희 씨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니까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니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과 태도를 갖는 듯합니다. 제가 동의할 순 없어도 (그런 반응이) 제게 구체적으로 피해를 준다거나 법에 저촉되는 게 아니면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남들에게 그런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홍상수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의 데뷔 후 19번째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이 전작과 가장 크게 차별화된 이유를 ‘김민희’와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나 자세는 기존 작품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영화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배우와 어떤 공간에서 하느냐’입니다. 김민희 씨와 서영화 씨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합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영화가 시작됐거든요.” 홍상수
교제 보도와 인정, 그리고 이젠 작품이 남았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두고 여러 가지 평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영화 자체를 진지하게 해석하는 수준의 ‘성실한 리뷰’는 잘 보이질 않는다. 일부 영화 잡지나 온라인 매체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매체들은 현실의 두 사람과 영화 속 캐릭터를 함께 연결해 생각한다.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는 여배우라는 설정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두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보게 한다. 실제로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삶 일부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차용하는 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많은 감독이 자신의 삶을 영화 스토리에 반영합니다. 다만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안 하는지 그 차이일 뿐이죠. 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나와 관계없거나 상업적인 필요에 의해 선택된 디테일을 사용했을 때와 내 앞에 있는 디테일을 사용했을 때 일어나는 효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홍상수
김민희의 답변 역시 홍상수 감독 답변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매 촬영을 즐겁게, 진심으로 즐겼습니다. 감독님과의 작업이 좋은 건 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영화에서는 마음속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스스로 물어보고 있는데, 저 역시 진짜 사랑이라는 게 있다면 어떤 태도도 수용하게 되는 편입니다.” 김민희
홍상수 감독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작업 방식을 보자. 알려진 대로 그는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왕가위 감독의 작품과 비교당하며 당시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다. 김기덕 감독이 <악어>로 혜성처럼 나타났다면 미국 시카고와 캘리포니아 등에서 영화를 공부해 일종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홍상수는 말 그대로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급부상한다. 두 번째 작품인 <강원도의 힘>(1997)이 칸영화제 초청을 받은 이후 그는 지금껏 8번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사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자전적 이야기로 보는 순간 홍상수의 작품은 자위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다. 앞서 언급한 <강원도의 힘>도 30대 대학 강사와 20대 초반 여대생이 불륜 관계에 놓이고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지극히 일상적인 내용을 그렸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우리 선희>(2013) 같은 작품은 어떤가?
첫사랑에 대한 환상과 남자 때문에 망가지는 여성 혹은 한 여성을 둘러싼 남성들의 지질함 등이 그의 작품에서 반복해 표현돼왔다. 하지만 적어도 정서의 일관성과 각 캐릭터가 지닌 힘이 매력적이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상황과 대상을 비트는 홍상수식 유머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실제로 사랑에 빠지지만 않았더라도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기꺼이 영화적으로 해석되고, 온전히 작품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9개월 동안 수많은 매체에서 쏟아지는 뉴스를 통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접해왔다. 속 터지고 답답한 막장 드라마 한 편을 억지로 봐온 지금, 둘의 ‘불륜 스토리’를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
INTERVIEW 홍상수 아내는 지금…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불륜’을 인정한 직후 홍 감독의 아내 조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지쳐 있었다.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참을 말없이 있던 조 씨는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한 측근에 따르면 조 씨는 여전히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이혼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한다. 측근은 “조 씨는 여전히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계속하며 지내고 있다”며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 그녀를 버티게 하는 것 같다. 좋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남편이 외도 후 돌아와도 잘 살 것이라는 믿음이 있지 않나.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기 때문에 조 씨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그녀의 심경을 전했다. 조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참담하다. 남편은 지금 첫사랑에 빠진 소년같다. 김민희씨에게 뭐라고 하면 ‘아내가 그러니까 헤어졌지’라는 말을 들을까봐 아무 말도 못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조 씨는 지난해 본지와의 만남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억장이 무너져 하루에도 열댓 번 심장을 칩니다. 저는 부부 관계를 떠나 남편의 오랜 팬이에요. 그런 남편을 왜 그녀에게 보내야 하는 건가요? 남편이 돌아올 거라 믿고 있고, 그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해 11월 서울 가정법원에 조 씨와의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조 씨는 법원에서 보낸 소장과 소송 안내서 송달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 재판은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이에 홍상수 감독은 최근 주소보정명령등본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부부의 이혼은 절대적으로 홍상수에게 불리하다. 현재 우리나라 법원은 유책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중 앞에서 직접 불륜을 인정한 것 역시 홍 감독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조 씨가 홍 감독과의 재결합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홍 감독이 신청한 이혼 조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15. 02 첫 만남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크랭크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이 작품에서 감독과 배우로 처음 만났다.
2016. 01 김민희 전 소속사 전속 계약 만료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김민희의 전 소속사는 그녀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당시 그녀가 모델로 있던 브랜드에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주었다는 후문.
2016. 02 영화 <아가씨> 개봉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가 개봉했다. 김민희는 소속사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한남동 빌라에서 나와 거주지를 옮겼다.
2016. 05 불륜 첫 보도
두 사람이 1년째 열애 중이라는 사실이 본지에 의해 보도됐다. 당시 홍상수 감독의 아내는 “남편이 김민희와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말한 후 집을 나갔다”라고 밝혔다.
2016. 07 비밀 결혼설
항간에선 두 사람이 미국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강원도 모처에 신접살림을 차렸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 홍상수 감독은 프랑스 마르세유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전에 참석했다. 김민희와의 논란에 대해선 함구했다.
2016. 10 여전히 묵묵부답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에 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 연출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주연 배우인 김주혁, 이유영과 함께 폐막식에 직접 참석해 상을 받았지만 김민희와의 관계에 대해선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2016. 10 식당 데이트 목격담
페도라를 쓰고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김민희와 다소 편안한 차림의 홍상수 감독이 경기도 하남의 한 식당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민희는 팬이 아는 척하자 출입구도 찾지 못하고 허둥지둥했다는 전언.
2017. 01 동반 영화 촬영 포착
두 사람이 네 번째 작품을 함께 촬영 중인 모습이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에서 김민희는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주변을 의식하고 있었고, 두 사람의 손에는 커플링이 끼워져 있었다.
2017. 02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수상했다. 김민희는 수상 소감으로 “홍상수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2017. 03 피부과 데이트 포착
서울 한남동의 한 피부과에서 두 사람이 포착됐다. 바짓단을 접어 올리고, 코트로 포인트를 준 커플 룩을 입었다. 홍상수 감독은 한 걸음 앞서 걸으며 김민희를 챙겼고, 피부과에서 나와 인근 약국으로 향했다.
2017. 03 불륜 인정
<밤의 해변에서 혼자> 제작발표회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두고 “사랑하는 사이”라고 정의했다. 홍상수 감독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우리를 인정해달라”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한차례 논란이 됐다.
MOVIE VS REALITY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속 대사는 더더욱 절묘하다.
“내가 좀 감당이 안 되는가 봐. 내가 좀 솔직하잖아. 그런 게 어떤 때 힘들더라고. 솔직해야 돼…. 그 사람 자식도 있거든. 자식이 진짜 무서운 것 같아…. 좋아하지, 사랑해. 그래도 너무 힘들게 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vs 선배 언니에게 유부남 감독과의 만남에 대해 털어놓는 ‘영희’(김민희 분)의 대사. 사랑하는 남자가 유부남이라고 그에게 자식이 있다는 사실이 괴로운 여배우의 심리를 묘사했다. 홍상수 감독에게 딸이 한 명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바람 불어와 어두울 땐, 당신 모습이 그리울 땐, 아름다운 당신 생각, 잘 사시는지 잘 살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왜 이런 맘으로 살게 됐는지.” vs 바람을 쐬러 나와 담배를 피우던 ‘영희’가 부르는 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감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노래는 홍상수 감독의 자작곡으로 알려졌다.
“안 한다고 했어요. 쓰레기예요. 신인 감독인데, 돈 벌려고 작정한 영화예요. 아무것도 안 들어오면 뭐라도 해야죠.” vs 일을 쉬고 있는 배우 ‘영희’가 제안 받은 영화 출연을 거절했다며. 상업 영화 출연에 대한 회의와 고민을 토로하는 장면이다. 김민희는 베를린 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상업 영화 출연을 자제하겠다.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이 재미있고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난 상관 안 해. 난 이제 남자 외모 안 봐. 별거 아니더라고. 잘생긴 남자는 얼굴값 해.” vs 자신이 만난 유부남 영화감독이 머리를 밀었다고 말한 후 이어지는 ‘영희’의 대사. 배우 이정재부터 이수혁, 조인성까지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훈남 배우들과의 열애를 숨기지 않았던 김민희의 과거와 일맥상통한다.
“그 객실 안에서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우리 둘 다 자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녀를 끌어안았고, 그녀는 내 가슴에 몸을 맡겼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심장이 타버리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 그때야 비로소 우리의 사랑을 방해한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불필요한 것이고, 사소한 것이고, 기만적이었는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vs 새로 만드는 영화의 시작이라며 감독 ‘상원’이 ‘영희’에게 들려주는 소설 속 구절. 안톤 체홉의 ‘사랑에 관하여’에 나온 말이다. 그는 ‘영희’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 열애 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고, 홍상수 감독은 아내에게 “지금 이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라고 말한 후 집을 나갔다.
“할 일이 없잖아요. 불륜이니까. 지들은 그렇게 잔인한 짓 하면서 지들끼리 좋아하는 걸 불륜이래.” vs 유부남 감독과 사귀었다는 이유로 ‘영희’를 비난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하며 지인들끼리 나누는 대사. 홍상수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우리의 사랑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불법이 아니라면 존중받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