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가 5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가톨릭 신자인 두 사람은 예식 장소를 호텔이 아닌 서울 가회동성당으로 정했다. 가회동성당은 북촌 한옥마을 안에 있는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한옥식 성당이다. 예배당 내부와 신부 대기실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높은 벽과 한곳으로만 통하는 입구는 평소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비와 김태희의 결혼식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결혼식 이틀 전 비의 자필 편지가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소속사 매니저도 정확한 결혼 날짜와 결혼식 장소를 모를 정도로 극비리에 준비해온 것. 그동안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태희와의 결혼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해왔던 비는 결혼식 이틀 전 지인들에게 결혼 날짜와 시간을 알리며 “장소는 당일 오전에 공지하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철통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하객들에겐 예식 당일 오전 11시 문자로 장소를 알렸다. 말 그대로 007 작전인 셈이다.
결혼식 역시 극비리에 진행됐다. 이른 아침부터 수십 명의 경호원이 성당 주변을 지켰고, 경호원의 철저한 검열을 거치지 않고서는 내부로 입장할 수 없었다. 김태희는 화려한 웨딩드레스 대신 심플한 면사포에 무릎 위로 올라오는 순백색 레이스 원피스를 입었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가 아닌, 그녀의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제작한 맞춤 의상이다. 서울대 의류학과 출신인 김태희가 직접 디자인 아이디어를 내고, 스타일리스트가 원단을 구입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식 총비용은 ‘1백30만원+a’라고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가회동성당의 기본 결혼식 비용이 1백30만원 선이고, 미사 예물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고 한다. 비와 김태희는 청첩장 없이 직접 지인들에게 연락했으며 웨딩 업체들의 협찬 제안도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을 찾은 하객은 박진영, 싸이, god 박준형 등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연예인이 대부분이었다. 박준형은 식장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비가 무척 자랑스럽다”라며 “비와 김태희가 계속 예쁜 사랑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두 사람을 응원했다. 비의 김태희를 위한 프러포즈 송인 ‘최고의 선물’을 작곡한 가수 싸이와, 비가 2014년 천주교 세례를 받을 때 대부였던 배우 안성기가 결혼식에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박진영은 자신의 노래 ‘너뿐이야’를 축가로 불러 비의 결혼을 축하했다. 김태희와 서울대 동문이자 절친한 연예계 동료인 이하늬가 부케를 받았고 이를 남자친구 윤계상이 지켜봤다.
동료 연예인을 비롯해 예식장으로 들어간 하객은 70여 명. “시국을 고려해 최대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고 한 만큼 양가 가족과 극소수의 연예계 동료만 부른 것으로 보인다. 예식을 마친 뒤 서울 모처에서 피로연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비밀에 부쳤다.
결혼식 직후 김태희는 소속사를 통해 자필 편지를 전했다.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저희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갈 긴 여정의 첫날인 오늘, 그동안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신 모든 팬분들의 축복 속에 그 첫걸음을 내딛고 싶습니다. 서로를 위하고 존경하며 또 부족한 점은 서로 채워가며 열심히 살게요! 여러분의 넘치는 사랑을 통해 배운 따뜻한 마음과 감동을 앞으로는 한 가정의 아내로서 그리고 더욱 성숙한 배우의 모습으로서 다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로써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셜커머스 광고에 함께 출연하며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12년 가을부터 교제를 시작해 2013년 1월 1일 열애 사실이 공개됐다. 월드 스타와 톱 여배우의 만남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지난 5년 동안 다섯 차례 결혼설이 불거졌다.
비는 최근 발표한 신곡 ‘최고의 선물’을 통해 김태희에 대한 애정을 전한 바 있다. 비는 ‘영원한 너의 이름/가장 큰 기쁨’이란 노랫말을 썼는데, 이 중 ‘가장 큰 기쁨’은 ‘클 태(太)’ ‘기쁠 희(喜)’란 한자를 활용해 김태희를 암시했다.
비와 김태희는 서울 청담동 비의 자택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한다. 2013년, 비가 윤현수 전 한국저축은행 회장 소유의 주택을 경매로 45억원에 낙찰 받은 후 지금까지 살고 있는 집이다. 건물 전용면적은 244.32㎡, 대지 면적은 99.46㎡다. 현재 감정가는 약 60억원대.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사설 경비원이 24시간 상주하고 있어 사생활 보호에도 용이하다. 같은 건물에 조영남이 거주 중이다.
두 사람의 결혼에 부동산 업계도 관심을 가졌다. 김태희는 현 시세가 약 70억원, 1백30억원인 서울 한남동 빌라와 강남역 부근의 상가를 소유하고 있다. 비는 신혼집 외에도 2백50억원 상당의 청담동 상가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두 사람은 약 5백억원의 부동산을 보유한 연예계 부동산 부자 부부 1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