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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식탁

베를린의 슈퍼마켓에는 독일인의 식탁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소한 식료품부터 과일, 고기까지. 베를리너들은 음식을 ‘적당히’ 먹지 않는다.

On December 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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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너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안다. 그것은 ‘식생활’에서 잘 드러난다. 그들은 채소 하나, 초콜릿 하나를 사기 위해 ‘비오(BIO, 오가닉) 마켓’만을 고집하며, 각 레스토랑과 카페에선 베지테리언과 락토 프리(유당 성분을 분해해 소화가 잘되는) 메뉴를 준비해둔다. 어느 동네에나 있는 ‘BIO Company’ 라는 슈퍼마켓 체인점과 작은 개인 상회에는 베를린 인근에서 오가닉 방식으로 나고 자란 제품들이 자랑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나고 자란 모습 그대로 ‘가장 자연스럽고 진짜’인 식품들은 어쩐지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베를리너들과 닮아 보인다. 비오 마켓에서 취급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아는 유기농 채소나 과일뿐만 아니라 설탕, 소금, 꿀과 같은 조미료부터 그들의 주식인 빵, 차, 커피, 거기에 달콤한 디저트와 과자까지 다양하다. 특히 ‘Bio company’에서 운영하는 ‘비오 베이커리’에서는 베를린의 일반 베이커리에서 잘 구비하고 있지 않은 ‘티라미수’와 ‘바움쿠헨’ 등을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과일을 사는 것도 흥미롭다. ‘사과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했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종류의 사과가 있다. 다양한 종류의 사과를 비교해두고, 선택은 소비자의 몫으로 맡기는 것만 보아도 베를리너들이 자신이 무엇을 선택하고 먹는지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비오 마켓’의 모든 음식은 일반 마트보다 최소 1.5~2배는 비싸지만, 베를리너들은 그 정도는 당연히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라 여긴다. 그러한 ‘진짜’ 음식으로 차려질 밥상이 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고, 더 나아가 이러한 ‘소비’와 ‘선택’으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더욱 명확히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외국인의 비율이 높은 도시다. 국적의 다양성은 바로 ‘음식의 다양성’으로 증명된다. 베를린의 식당에는 대부분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가 항상 구비되어 있다. 샐러드나 콩고기 요리 같은 뻔한 메뉴가 아니다. ‘상상 이상’이다. 파스타와 같은 면 요리는 물론 피자와 버거, 도넛, 케이크, 머핀과 같은 베이커리나 아이스크림 등이 베지테리언을 유혹한다. 그뿐만 아니라 카페에선 락토 프리 메뉴를 주문할 수 있고 오가닉 커피를 고집하는 이들을 위한 ‘비오 카페’ 전문 매장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베지테리언인 필자의 유러피언 친구도 “유독 베를린에서 외식을 즐겨 하게 돼. 여긴 정말 선택지가 다양하고, 없어서 못 먹는 게 없어. 이게 베를린이지!”라며 찬양할 정도다.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덧붙이자면, ‘독일 여자도’ 살찌지 않는다. 베를린에서는 제철 채소와 과일로 만드는 디톡스 푸드는 일상적인 메뉴이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인들은 아직도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요리책을 사서 읽는 것을 즐기는데, 매주 소개되는 건강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이용한 레시피들은 ‘요리 무식자’인 내게도 흥미를 유발한다.

최근 각광받는 슈퍼푸드 중 하나인 ‘모링가’와 사과, 꿀 등을 넣어 그린 스무디를 아침 식사로 마시는 것, ‘치아시드’로 푸딩을 만들어 디저트로 즐기는 것, 견과류와 다양한 베리 종류를 곁들인 ‘뮤즐리’를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것은 일상적인 베를리너들의 식탁 메뉴다. 이렇듯 자기 관리와 자기를 위한 ‘대접’이 일상화된 베를리너의 밥상은 내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하는 자기 성찰을 하게 한다.

베를리너들이 자주 찾는 ‘BIO Company’ 라는 수퍼마켓 체인점에는 베를린 인근에서 오가닉 방식으로 나고 자란 제품들이 자랑스럽게 진열되어 있다. 일반 마트보다 최소 1.5~2배는 비싸지만, 베를리너들은 그 정도는 당연히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라 여긴다.

글쓴이 최미미씨는…

글쓴이 최미미씨는…

광고 회사의 기획 작가로 일하다 문득 평론가의 길을 걷고 싶어 모든 것을 접고 지난해부터 베를린에서 유학 중이다. 취미는 베를린의 갤러리 탐방과 흥미로운 상점들을 발견하는 것!

CREDIT INFO
담당
이예지 기자
사진
최미미
2016년 12월호
2016년 12월호
담당
이예지 기자
사진
최미미